이 내용은 All Things Digital에 2010년 3월 17일에 게재되었으며, 원문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최근 경기 불황과 첨단기술 회사의 운영이 이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글과 말이 있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경우로, Silicon Valley의 최고 VC인 Sequoia Capital이 2008년 가을에 전 CEO 참석을 필수로 요구한 미팅을 열고, 모든 CEO들에게 “지출을 줄여라. 살을 없애라. 자금을 보존해라”라고 조언했습니다. (여기에서 그 당시 발표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발표는 하나의 운동을 촉발했습니다. 사방의 벤처들이 ‘날씬한(lean)’한, 저비용, 저투자 모델을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에 와서, 저희 VC인 Andreessen Horowitz에 와서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벤처들은 얼머나 적은 자금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지 자랑스럽게 얘기합니다.
한편으로는, VC 업계에서 투자된 자금은 수익과 반비례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작은 벤처에 너무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회사와 투자자에게 모두 안 좋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Facebook은 수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는데, 모든 투자자들에게 환상적인 수익을 올려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벤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날씬한(lean) 벤처를 위해서 나온 많은 내용들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 조언은 불완전하고, 얘기가 없는 것들 중에는 직관적이지 않은 내용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 글에서, 얘기 안 되고 있는 것들을 지적하면서 뚱뚱한 벤처를 위한 변론을 펼치겠습니다.
제 핵심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벤처에게는 2가지 목표 밖에 없습니다:
시장을 차지하는 것과, 현금이 떨어지지 않는 것.
날씬하게(lean)하게 운영하는 것은 목표가 아닙니다. 물론, 그렇게 따진다면 뚱뚱하게 운영하는 것도 목표는 아닙니다. 2가지 모두 현금이 떨어지기 전에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전술일 뿐입니다. 만약 “날씬하게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게 된다면, 시장에 적합한 제품/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충분한 연구비를 투자하지 않거나, 아니면 경쟁자가 시장을 차지하도록 허용해서 시장을 차지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가끔씩은 뚱뚱하게 운영하는게 맞습니다.
도대체 내가 아는게 뭔데?
Al Pacino는 깡패가 될 수 없어, “Casino”에 나온 DeNiro도 깡패가 아냐
하고 싶을 뿐이지, 보이고 싶을 뿐이지, 가서 삽이나 가져와
Tookie의 관을 파헤쳐봐, 그는 깡패가 뭔지 아니까– “The Game”, LAX Files
이 시점이 되면, 여러분 중 일부는 “도대체 Ben이 뭘 아는데? 그렇게 똑똑하다면, 날씬하게 유행이라는걸 알껄.” 알고보면, 저는 2000년대 초반에 닷컴버블이 붕괴되는 와중에 뚱뚱한 벤처를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차트는 제가 Loudcloud와 Opsware의 CEO였을 때에 나스닥 지수의 추이를 보여줍니다.
시면 나스닥 지수는 벤처 투자 유치 환경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Opsware의 CEO로 재직했던 2년 동안, 나스닥 지수는 80% 하락했는데, 현재 2008~2010년 경기하강기에서의 하락보다 훨씬 더 낙폭이 큽니다. 따라서 2000~2002년의 환경은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에게 지금만큼이나 나빴으며, 더 나쁘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 당시 Loudcloud/Opsware의 투자유치 역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 1999년 9월: Loudcloud 창업
– 1999년 11월: U$ 4,500만 pre-money 밸류에이션으로 U$ 2,100만의 투자 유치 (Benchmark Capital이 투자를 주도)
– 2000년 1월: Loudcloud가 Morgan Stanley로부터 U$ 4,500만을 대출
– 2000년 6월: Loudcloud가 U$ 7억 pre-money 밸류에이션으로 U$1.2억의 투자 유치
– 2001년 3월: Loudcloud가 나스닥에 상장하고, U$1.6억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시가총액은 약 $4.8억 밸류에이션에 거래. 현 시점까지 유치된 자금 총액은 U$ 3.46억
– 2002년 8월: Loudcloud는 서비스 관리 사업을 EDS에 U$ 6,350만에 매각(이 당시에 실질적으로 유일한 사업)하고 소프트웨어 회사로 전환 (사명을 Opsware로 개칭)
– 2002년 9월: Opsware는 주당 35센트로 거래되면 시가총액은 약 U$ 2,800만을 기록
– 2007년 9월: Opsware는 HP에 U$ 16억에 인수
이 기간 동안에, Loudcloud/Opsware는 20여개의 직접 경쟁자가 있었습니다. Loudcloud 시절의 경쟁자 중 태반이 파산했는데, MFN/SiteSmith, Exodus, LogicTier, Williams Communication, Global Crossing, WorldCom/Digex 및 Storage Networks를 포함합니다. 이들 중 생존자는 U$ 1억 이하의 가치로 매각되거나 (예를 들자면 Totality), 아직도 낮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Navisite).
어떻게 했을까?
내가 꿈을 꿨는데, 돈을 내면 천국에 갈 수 있었어
꿈에서 깨고 나서 그 돈을 목걸이 사는데 썼어– Kanye West, “Can’t Tell Me Nothing”
어떻게 닷컴버블 붕괴를 헤쳐나와서, 경쟁자들을 격파하고 저희 분야에서 1위 회사로 발돋움해서 HP에 U$16억에 매각되었을가요? 저희가 “지출을 줄여라. 살을 없애라. 자금을 보존해라”해서 달성했나요? 현금 보존을 제1 목표로 삼았나요? 아니요, 저희는 그런건 안 했습니다.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각 분기말 기준으로 Loudcloud의 월별 현금 소진율을 다음과 같이 표시합니다:
– 2001년 4월: U$ 3,900만
– 2001년 7월: U$ 3,500만
– 2001년 10월: U$ 2,900만
– 2002년 1월: U$ 2,500만
– 2002년 4월: U$ 2,200만
– 2002년 7월: U$ 1,940만
보시면 알겠지만, 저희는 2001년과 2002년에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현금 소진율을 줄이기는 했지만, 현금 보존을 제1목표로 삼지 않았습니다. 물론, Loudcloud의 사업부를 EDS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400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150명이 추가로 EDS로 이전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아끼고 아껴서 U$16억 매각에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저희가 자르지 않는 것이 궁극적으로 저희를 그곳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Loudcloud는 웹호스팅 사업이었습니다. 오늘날에 저희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이라고 부르겠지만, 2001년에 사람들은 “클라우드”라는 개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호스팅 사업을 (Opsware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로 보강해서, 저희 웹호스팅 사업을 자동화했습니다.
그 당시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들 또한 소프트웨어에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하락하면서, 그들은 모두 “지금 당장 깊게 긴축”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소프트웨어는 유지보수만 남기고 신기능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저희도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긴축을 고민하고 있었을 때에 (당시 지식층에서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었고, 저희 회사에서 일하는 거의 모든 MBA도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저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습니다: 깊게 긴축하고 빨리 현금흐름을 흑자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계속 소프트웨어에 많은 투자를 할 것인가?
결국 저는 Opsware 소프트웨어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뚱뚱하게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최종적으로, 그 당시에 저희는 초기에 Ford, Fox Sports, 그리고 영국 정부와 같은 대형 고객을 유치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IBM과 같은 훨씬 더 큰 기업들이 똑똑한 사람들을 고용해서 훈련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인 기술적 우위가 없이는, 그들을 격파하고 고객층을 확대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뚱뚱하게 운영한다는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한명도 해고하지 않아서 기술에 계속 투자를 하고, 제품과 시장을 발굴하고, 정기적인 기술적 우위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도, 저희는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파산할 위기에 있었습니다. 이런 새로운 세계관을 기반으로, 저는 지적재산을 분할하느니, 차라리 사업을 분할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제가 설명한 것을 기반으로 보면 논리적인 것처럼 들리겠지만, 당시 현실을 고려해보세요 :
– 저희는 웹호스팅 사업으로 매년 U$6,500만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 저희는 시가총액이 U$ 2억에 육박하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이었습니다.
– 저희 투자자들 전원이 (상장 이전이나 이후로) 웹호스팅 사업에 대한 믿음으로 투자했습니다.
– 저희는 당시에 500명 정도의 직원이 있었고, 대부분이 웹호스팅 사업을 지원했습니다.
– 저희는 다른 사업이 없었습니다. 저희는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었지만, 소프트웨어가 제품화되어 있지 않았으며, 소프트웨어 사업 자체가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EDS에 Loudcloud 호스팅 사업을 매각하고 소프트웨어 회사인 Opsware가 됐습니다. 당시에는 이게 좋은 방안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시장은 형편없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주가는 당장 80%의 가치를 잃고, 시가총액은 U$2,800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지적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데, 이건 저희가 은행에 가지고 있던 현금보다 U$4,000만이나 더 낮은 가치였습니다.
이 전환기를 거치면서, 직원을 450명에서 100명 이하로 줄였습니다. 이런 엄청난 비용 절감에도 불구하고, 또 3분기를 더 거쳐야 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됐는데, 바로 2003년 2분기였습니다. 저희가 단 하나의 고객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깊게 긴축했어야 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많이들 그렇게 주장했습니다).
EDS는 초대형 고객이었지만 (매년 U$200만의 매출을 올려줬습니다) 신생 소프트웨어 회사는 100명이나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당장 현금흐름 흑자를 달성할 수도 있었습니다(적어도 그렇게 하면 35센트 이상으로 주가를 올렸을 지 모릅니다). 다시 말하지마녀, 저희는 깊게, 당장 긴축하고 현금을 보존하면서 “날씬하게”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연해보이는 것을 하는 대신, 저는 계속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
경기가 호황일 때에는, 현금이 있는게 좋지만 반드시 유의미한 경쟁우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기업들의 현금이 풍부하다면, 엄청나게 현금을 많이 가진게 승리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자금이 많으면 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맞는 것과 같은) 불황기에는, 현금이 많다는 것은 엄청난 경쟁우위가 될 수 있는데, 그 현금을 사용해서 현금이 부족한 경쟁자들을 몰아붙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저희는 그렇게 했습니다.
저희는 최고 경쟁자의 제품 기능에 일일히 대응하기 위해서 공격적으로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현금을 가지고 경쟁자들이 보유하지 않았고 현금(또는 주식)이 없어서 확보할 수 없는 중요한 부가기능(네트워크, 프로세스 및 스토리지 관리 등)을 취득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저희는 기존 서비스 관리 사업을 포기하면서 발생한 엄청난 기술적 및 문화적 짐을 가지지 않은 정말 뛰어난 벤처(Bladelogic)를 이길 수 있었습니다. 결국 Bladelogic은 BMC에 U$ 8억에 매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희가 돈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Bladelogic이 1위로 등극했을 것이며, Opsware 대신 U$ 16억에 매각되었을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결국 지옥 같은 자금 환경 속에서도 저희 기술적 우위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지속해서, 망할 것 같은 사업을 일으켜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저희가 2000년대 초반의 기술산업 불황기에서 사업에 성공한 방법에 대한 매우 짧은 요약본입니다.
그래서 뭘 배웠나?
“사람은 역사를 통해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고 말한 Hegel은 옳았다.”
– George Bernard Shaw (1856-1950)
모든 벤처는 시간에 대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벤처는 현금이 떨어지기 전에 위대한 사업으로 이어지는 제품과 시장의 조합점을 찾아서 유의미한 수준으로 시장을 차지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서, 가장 우선적인 2가지 목표는 :
1. 1천 개의 기업이나 5천만 명의 소비자가 사고 싶은 제품을 찾아서 경쟁자들보다 먼저 이 고객들을 차지해라.
2. 그 과정에서 파산하지 않도록 충분한 현금을 조달해서 현명하게 사용해라
1번과 2번 목표를 둘 다 달성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합니다. 그렇다면 왜 시장을 차지하는게 현금이 떨어지는 것보다 더 중요할까요? 왜냐하면 창업자에게 벤처 지옥(파산)보다 더 나쁜 유일한 것은 벤처 연옥(purgatory)이기 때문입니다.
벤처 연옥은 뭔가요? 벤처 연옥은 당신이 파산하지는 않았는데, 해당 영역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지 못했을 때에 발생합니다. 당신의 보수적인 현금 소진율을 고려하면, 앞으로 수년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현금흐름이 흑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성장 회사가 될 가능성은 0%입니다. 매우 작은 기술회사 이상이 될 가능성이 0%입니다 (예를 들자면 Navisite처럼). 창업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건 벤처 지옥보다 더 나쁜데, 왜냐하면 작은 회사에 묶여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모든 직원을 고용했고, 당신이 모든 자금을 유치했으며, 당신이 모든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걸 끝까지 진행하거나 아니면 떠나야 하는데, 떠날 때는 좋은 평판은 두고 가야 합니다. 아무도 자기 회사를 버린 창업자와 일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이게 벤처 연옥인데, 똑같이 열심히 일하지만 성과를 얻지 못하고, 최고의 직원들이 떠나는 것을 바라만 봐야 합니다. 내가 나인 것이 싫어지는 상황입니다.
결론
많이 쓰거나 적게 쓰는 것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올바른 전략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연옥으로 직행할 수도 있습니다. 날씬한 벤처의 장점에 대해서 들을 때에 – 가벼운 영업팀, 가벼운 개발팀 등등 – 다음을 기억하세요 :
– 당신이 첨단기술 벤처라면, 당신의 가치는 지적 재산에 있습니다. 재무제표를 너무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이 사실을 잊어버리지 마세요.
– 아껴서 시장을 차지할 수는 없습니다.
– 최고의 회사는 불황기에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이들 중 하나라면, 경쟁자들을 말려죽일 정도의 자금을 유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날씬한게 유행은 맞는데, 먹어야 삽니다.
원문 : Nextra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