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주: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에서 발매한 책인 ‘BASEBALL BETWEEN THE NUMBERS’ – Why Everything You Know About The Game Is Wrong에 실려있는 칼럼이며 네이트 실버, 댄 페리가 작성했습니다.
Why Doesn’t Billy Beane’s Shit Work in the Playoffs? – Nate Silver and Dayn Perry
1963년, 베트남, 수단, 티벳, 말레이시아, 앙골라, 콩고에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고 미국과 소비에트 연방의 관계는 쿠바 미사일 사태로 인해 악화 돼 있던 상황에서, 미시간 대학 교수였던 J. 데이비드 싱어는 전쟁의 변수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싱어와 대학원생들은 여러 종류의 타입의 전쟁에 대한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모았고 그 데이터들은 전 세계의 과학자들에게 무료로 배포되었다.
싱어의 논리는 다음과 같았다. 전쟁, 정치학에서 가장 근본적이며 끊임없던 문제였던 그것은 예측하기 매우 힘들며 심지어 예방하는 건 그것보다 더 힘들다는 것이었다. 특히나 과거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는 전쟁에 대해 의미 있는 데이터를 모으기가 훨씬 힘들었다.
싱어가 이 연구를 하기 전까지 전쟁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었다. 심지어는 전쟁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 일치조차도 이뤄지지 않았었다. 싱어는 데이터를 구축해서 연구자들이 그들의 노력을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낭비하지 않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랐고 이는 사회학 과학자들에겐 맨하튼 프로젝트와 같은 의미였다.
싱어의 프로젝트는 빠른 속도로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전쟁의 상관관계를 통해 민주주의를 채택한 사회끼리는 서로 전쟁을 잘 하지 않으며 서로 무역을 하는 파트너 국가끼리도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적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프로젝트는 오늘날 여전히 진행되고 있으며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다운받을 수 있다.
위의 이야기가 빌리 빈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빌리 빈이 단장으로 있으면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재정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통계를 이용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오클랜드는 페이롤 순위에서 25, 29, 28, 26등에 그쳤지만, 평균 98승을 올렸으며 4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등장했었다.
그러나 빈의 팀은 매년 포스트시즌에서 무너지면서 다른 이들로부터 비판받았다. 그들은 매번 포스트시즌 1라운드에서 탈락했을 뿐 아니라 어이없는 방법으로 시리즈를 내주었다.
2000년, 허접한 수비수였던 터렌스 롱은 햇빛에 플라이볼을 놓치면서 양키스에게 치명적인 실점을 허용했고 오클랜드는 2승 3패를 당하면서 탈락했다. 2011년에는 제레미 지암비가 슬라이딩에 실패하고 데릭 지터의 노 룩 릴레이 플립 덕에 홈에서 태그아웃당했으며 2002년엔 빌리 코치가 트윈스의 A.J. 피어진스키에게 9회에 홈런을 허용하면서 디비전시리즈에서 패배를 당했다. 다음 해엔 오클랜드는 레드삭스를 상대로 2연승 후 3연패를 당하면서 탈락했는데 마지막 세 경기에서 그들은 고작 4점을 득점하는 데 그쳤다.
몇몇 사람들은 오클랜드는 단순히 불운의 희생양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오클랜드의 팀 자체가 포스트시즌의 성공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빈은 머니볼을 통해 ‘난 포스트시즌에서 통하지 않아(My shit doesn’t work in the playoffs) 라고 말했다. 야구 칼럼니스트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우린 어떤 것이 플레이오프에서 통하지 않느냐에 대한 토론으로 모든 진을 다 빼느냐 어떤 것이 포스트시즌의 성공을 가져오는지에 대한 토론은 하지 않았었다.
우리가 야구를 심각하게 생각하더라도 이는 무력 분쟁에 비해선 중요성이 떨어지는 분야이다. 그러나 야구는 특히 포스트시즌의 야구는 전쟁과 함께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말들 – “수비가 좋아야 우승한다.”, “스몰볼을 해야 한다.”, “경험이 많은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더 잘한다.” – 은 너무나도 많은 예외를 가지고 있다. (반례를 찾기 위해 멀리 갈 것도 없이 최근 3년의 월드시리즈를 살펴볼 수 있다. 2003년의 말린스는 평균 이하의 수비를 가진 팀이었으며 2004년의 레드삭스는 스몰볼을 무시하던 팀이었고, 2005년의 화이트삭스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거의 없던 팀이었다.)
우리는 싱어가 썼던 작전을 쓸 것이다. 모든 포스트시즌 진출 팀에 대한 자료를 모아 어떤 것이 포스트시즌의 성공과 관련이 있고 없고를 살펴볼 것이다. 매우 많은 변수를 가진 현상(포스트시즌 야구)을 설명하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정보의 도움이 필요하다.
플레이오프에서 운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은 거의 틀림 없이 수학적인 사실이다. 정규 시즌에서는 더 나은 팀을 뽑기 위해 162게임이나 되는 경기를 치르지만 플레이오프 시리즈는 최소 3경기에서 결정되기도 한다. 그리고 정규 시즌에는 잘하고, 못하는 팀이 모두 함께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들은 비슷비슷한 레벨을 가진 팀들이다.
우린 한 팀이 승리를 거둘 확률을 측정하기 위해 log-5라는 방법을 쓸 것이다. log-5는 1981년 빌 제임스가 ‘Baseball Abstract’를 통해 소개한 방법으로서 한 팀이 다른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확률을 측정하는 데 있어 높은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정규 시즌 100승 62패(.617의 승률)를 거둔 좋은 팀이 90승 72패(.556의 승률)를 거둔 팀을 상대로 경기했을 때 승리를 거둘 확률은 56%라는 것이다.
이것은 홈필드 어드벤티지를 넣기 전의 확률이며 다른 스포츠에 비하면 야구에서의 홈필드 어드벤티지는 작은 편이지만 꾸준하게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역사적으로 홈팀은 약 4%가 높은 승률을 거둔다. 즉 야구 경기의 54%는 홈 팀이 이긴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린 홈팀의 승률에 4%를 더하면 된다.
이 방법을 쓴다면 어떤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하게 될지를 계산하는 건 쉬운 일이다. 예를 들어 100승 팀이 홈필드 어드벤티지를 가지고 있을 때 5게임 시리즈에서 90승짜리 팀을 상대로 이길 확률은 63.1%이며 7게임 시리즈에선 64.5%가 된다. 이는 분명한 어드벤티지지만 약한 팀도 여전히 1/3 이상 승리할 확률을 가지고 있다. 팀 승률을 바탕으로 한 단기전 승률 비교는 아래의 표에 나와있다.
매우 좋은 팀이 매우 나쁜 팀을 만났을 때의 경우 – 2005년 카디널스와 파드레스의 시리즈를 떠올리자 – 확실한 우위가 예상되며 실제 포스트시즌 역사에서도 저 경우 큰 업셋은 몇 번 일어나지 않았다. 우린 대진까지 같이 고려하여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확률에 대해서도 측정할 수 있다. 아래의 표는 2005년 포스트시즌에 대한 표이다.
세 번의 시리즈에서 이겨야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게 되는 현재의 플레이오프 포맷에서 어떤 팀이라도 25%나 30% 이상의 우승 확률을 가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것은 우승 아니면 망한 거라고 생각하는 조지 스타인브레너 같은 구단주가 새겨두어야 할 것이다. 빌리 빈의 오클랜드는 월드시리즈를 우승 못했을 뿐 아니라 네 번 연속으로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다. 상대 팀이 호락호락한 팀들은 아니었지만 정규 시즌의 성적을 바탕으로 승률을 계산할 경우 오클랜드는 네 번 모두 유리하다고 예상되었던 쪽이었다.
오클랜드가 네 번의 시리즈에서 모두 패배할 확률은 3.5%, 즉 27분의 1의 확률이다. 단지 네 번의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두고 패배를 의미있게 여기기엔 너무 샘플사이즈가 부족하지만 27분의 1이라는 건 분명 오클랜드가 정규 시즌의 기록으로 알 수 없는 포스트시즌에 준비가 덜 된 건 아닌지 의심을 가질만하기도 하다.
먼저 우리는 포스트시즌의 성공에 대한 정의를 정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면서 탈락하기 전 한번 혹은 두 번의 시리즈를 이긴 팀에게도 어느 정도의 점수를 주어야 했다. 비슷하게 승패 마진도 계산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었다. 2005년의 화이트삭스처럼 포스트시즌 내내 단 한 경기만을 패배한 팀은 1985년의 로얄스(블루제이스와 카디널스를 상대로 모두 4-3 승리)보다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우리는 Playoff Success Points(PSP) 라는 메트릭을 이용할 것이며 아래와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 3점 – 플레이오프 진출
◇ 3점 – 디비전 시리즈 승리
◇ 4점 – 챔피언쉽 시리즈 승리
◇ 4점 – 월드시리즈 우승
◇ 1점 – 포스트시즌 승리
◇ -1점 – 포스트시즌 패배
최고 PSP는 25점으로 11경기에서 모두 스윕을 거두면서 우승할 경우이다. 가장 낮은 점수는 0점으로 플레이오프 진출로 3점을 획득했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3연패 해 탈락하는 경우이다. 최악의 월드시리즈 우승팀(모든 시리즈를 마지막 경기까지 치루는 경우)는 17점을 획득하며 디비전 시리즈, 리그챔피언쉽 시리즈을 모두 스윕하면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패배한 팀은 16점을 받게 된다. 극적이었던 2003년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의 PSP는 아래 표와 같다.
자 이제 플레이오프 성공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보자. 가장 근본적인 것부터 살펴보자. 승, 패 그리고 득점, 실점 말이다.(득점과 실점은 리그와 구장효과를 통해 조정을 거쳤다.) 1972년의 오클랜드는 리그 평균 득점이 3.5점인 리그에서 3.9점을 득점했고 이는 2005년 리그 평균 득점이 4.8점이지만 4.6점을 득점한 2005년의 화이트삭스에 비해 나은 공격력을 가졌다. 우리의 연구는 1972~1995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180개 팀을 대상으로 했다. 승률, 평균 득점, 평균 실점과 PSP의 상관계수는 아래와 같이 나왔다.
승률: .22
평균 득점: .00
평균 실점: .22
우린 당신에게 이미 상관관계에 관해 설명했었다. 두 변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1.0부터 1.0 사이의 값을 가지게 된다. 1.0은 선형적으로 완벽하게 일치한 관계라는 뜻이며 -1.0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0은 아무 관계가 없음(랜덤)을 의미한다. 먼저 정규 시즌의 승률과 플레이오프에서의 성공의 상관관계는 .22로 1보다는 0에 가깝게 나온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 운이 매우 크게 작용하는 점을 생각해보면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여기 흥미로운 결과가 하나 나왔다. 실점을 막는 것은 포스트시즌의 성공과 연관이 있지만 득점을 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정규 시즌의 공격력과 포스트시즌의 성공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상관계수는 0.0014에 불과하고 이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가 알기로 아마 이 발견은 전에 발표된 적이 없었다. 특이한 점은 이것은 그리 알아내기 어려운 점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심지어 수학 계산을 하지 않고서도 말이다.
◇ 1972년 이후, 27개의 팀이 리그 평균 이하의 타력을 가지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리고 그중 7개의 팀(1985 로얄스, 1987 트윈스, 1990 레즈, 1995 브레이브스, 1996 양키스, 2000 양키스, 2005 화이트삭스)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저 중에서 1987년의 트윈스를 제외하고 모두 강력한 투수진을 가지고 있었다. 평균 이하의 공격력을 가지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매우 강한 투수진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 반대로 20개 팀은 평균 이상의 실점을 하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그중 단 한 팀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는 데 실패했다. 단 두 팀(1982 브루어스, 1993 필리즈)만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뿐이며 20개 팀 중 16개 팀은 첫 번째 시리즈에서 탈락했다.
이건 그렇다면 수비가 정말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는 데 필요하다는 것일까? 간단히 대답하자면 ‘맞다. 아마도’.
더 긴 답은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먼저 우린 플레이오프에서 공격력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월드시리즈가 당장 내일 펼쳐지고 정규 시즌에서 평균 득점 6점을 올린 팀과 4점을 올린 팀이 맞붙는다면 당연히 6점을 낸 팀이 상대 투수진을 두들길 것이다. 실제 일어난 일은 아마도 플레이오프의 결과에 상관있는 다른 변수에 공격력이 묻혀버린 것으로 생각된다.
분명한 건 공격력의 중요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처음 실점을 막는 것이 포스트시즌에서 더 중요하다는 것을 찾았을 때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에선 토론을 벌였다. 의견이 일치한 건 플레이오프 스케쥴은 이동일을 위해 휴식이 더 주어지며 이는 투수진이 더 많은 휴식을 취하고, 더 좋은 투수들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게 되기에 투수진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이었다. 아마 당신은 여기에 대해 스탯쟁이들이나 주류 언론으로부터 자주 들어왔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건 그리 많은 도움을 주지 못했다. 분명 더 많은 휴식일은 플레이오프에 있어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2005년의 애스트로스 같은 에이스를 가진 팀이 밸런스가 좋은 로테이션을 가지고 있는 팀보다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이 오스왈트가 폴 코너코를 상대로 10월이라고 7월에 비해 더 잘 던지진 않는다.
그렇다면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또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음. 10월엔 날씨가 더 추워진다. 그러면서 점수가 살짝 덜 날 수는 있을 것이다. 타자들은 덥고 습기 있는 날씨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날씨는 모든 팀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 수비력이 뛰어난 팀이라고 더 유리해지지 않는다.
사실 플레이오프와 정규 시즌의 가장 중요한 구조적인 차이는 종종 간과되는 경우가 있다. 플레이오프엔 허접한 팀이 없다 는 것이다. 평균의 공격력을 가진 팀은 뛰어난 투수진을 가지고 있고, 평균의 투수진을 가진 팀은 좋은 공격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허접한 공격력이나 정말로 허접한 투수진을 가진 팀은 플레이오프에서 볼 수 없다. 그들은 처음부터 진출을 못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정규 시즌에서는 좋은 투수력을 가진 팀이 좋은 공격력을 가진 팀을 상대로 어땠는지에 대해 물어보게 된다. 점수를 안 내주는 쪽이 더 유리했을까? 우리는 우리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좋은 투수진과 평균의 공격력을 가진 팀과 좋은 공격력과 평균적인 투수력을 가진 팀들을 찾았고 양 팀이 맞붙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는지를 알아보았다. 이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좋은 투수진, 평균적인 공격력’, ‘좋은 공격력, 평균적인 투수진’을 가진 팀이 같은 해에 같은 리그에 존재하는 것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는 1901년부터 2005년까지 현대 야구에서 총 28번의 매치업을 찾아냈다. 아래의 표는 그 팀들의 목록과 함께 log-5를 통해 구한 기대 승률과 실제 승률을 비교했다. 예를 들어 우린 좋은 투수진을 가진 1924년의 파이어리츠가 좋은 공격력을 가진 뉴욕 자이언츠를 상대로 11-11을 기록할 거라 기대했지만 대신 파이어리츠는 시즌 동안 13승 9패를 기록했다.
우린 좋은 투수진을 가진 팀이 좋은 공격력을 가진 팀을 상대로 230승 238패를 할거라 예상했지만(전체적으로 공격력이 강한 팀들의 전력이 더 강했음) 실제로는 좋은 투수진을 가진 팀이 241승 227패를 거두면서 11경기, 2~3%가 뒤집히게 되었다. 이는 큰 차이는 아니지만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대해 연구하면서 나왔던 결론과 같은 현상이다.
이 차이는 아마 득점 과정에서 원인이 있을 것이다. 득점을 하기 위해선 단타, 볼넷, 장타 등이 함께 나와야 한다. 리드오프가 볼넷으로 출루하더라도 계속 1루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리서치들에 따르면 좋은 투수들도 좋은 타자들을 상대 할 경우 충분한 안타와 볼넷을 허용한다. 그러나 공이 좋은 뛰어난 투수들은 연타를 허용하는 빈도가 적으며 실점을 최소한으로 가져가게 된다.
이는 좋은 투수가 좋은 타자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 투수는 좋은 공격력의 팀에게 우위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이득은 모든 팀들이 어느 정도의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커지게 된다.
공격력은 플레이오프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을수도 있다. 그렇다면 특별한 공격 지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마찬가지로 어떤 투수 지표가 플레이오프에서의 성공과 가장 연관이 높을까? 아래의 표는 26개의 팀의 퀄리티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들과 PSP의 상관계수를 보여준다. 모든 스탯은 리그와 파크팩터를 통해 조정되었다.
팀 퀄리티의 전체적인 스탯
우린 이미 여기에 대해 다뤘었고 새로 추가된 것은 피타고리안 승률이다. 피타고리안 승률은 팀의 득점과 실점으로 구하는 기대 승률이다. 피타고리안 승률은 실제 승률보다 PSP와의 상관관계가 더 좋지 않게 나왔는데 이는 놀라운 일이다. 피타고리안 승률이 실제 승률보다 팀의 퍼포먼스를 살짝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대해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더 좋은 승률을 거두는 팀은 좋은 불펜진을 가질 확률이 높고 반대의 경우는 나쁜 불펜을 가질 확률이 높다. 만약 불펜의 중요성이 플레이오프에서 더 커진다면 피타고리안 승률의 신뢰성은 떨어질 것이다.
공격력
득점 생산력이 플레이오프 성공과 큰 관계가 없던 것처럼 그 어떤 공격 스탯들도 별 관계는 없었다. 오클랜드는 볼넷과 홈런에 의존하는 팀이기에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스몰볼을 한다고 해서 포스트시즌에서 더 뛰어나다는 그 어떤 증거도 나타나지 않았다. 비록 도루 시도에서 PSP와의 상관관계가 양의 값을 가지기는 하지만(그러나 통계적으로 거의 무의미) 반대로 희생타는 오히려 살짝 음의 값을 가진다. 스피드 스코어(다섯가지의 공격 스탯으로 구해지는 스탯)는 PSP와 상관관계가 없었으며 정규 시즌에서 클러치 상황에서의 성적도 마찬가지였다.
투수&수비진
살펴볼 부분이 많다. 먼저 뛰어난 원투쓰리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정말로 더 중요한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포스트시즌 스케쥴로 인해 원투쓰리펀치가 평소에 비해 더 많이 나오게 되기 떄문이다. 그리고 세명의 선발투수는 포스트시즌에서 중요성이 더 커졌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1~3선발의 VORP와 PSP의 상관계수: .18
◇ 1~3선발이 아닌 선발투수들의 VORP와 PSP의 상관계수: .11
◇ 모든 선발투수진의 VORP와 PSP의 상관계수: .20
‘나머지’ 선발 투수들도 플레이오프에서 던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최근 대부분의 플레이오프 진출 팀들은 4인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한명의 투수를 불펜으로 돌리게 된다.
더 큰 이펙트를 주는 곳은 바로 불펜이었다. 클로저의 WXRL(WPA의 개념입니다.)과 PSP의 상관 관계는 높게 나왔다. 그러나 클로저를 제외한 다른 불펜 투수들의 상관관계는 .02에 불과했다. 아마도 4선발, 5선발이 자주 불펜으로 등판하게 되고 감독들은 클로저들에게 멀티 이닝을 소화하게 하는 모습이 더 자주 나오기에 그럴 것이다.
우리의 연구에서 포스트시즌에서의 성공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스탯은 바로 피안타율 이었다. 분명 안타를 맞지 않는 것은 플레이오프에서 매우 중요하다. – 강한 공격력을 가진 팀과 맞붙었을때 연타를 맞지 않아야 한다. –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해야 안타를 맞지 않는지에 대해 먼저 살펴봐야 한다.
안타를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1)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서 아예 인플레이를 시키지 않게 한다. 와 (2) 인플레이가 되었을 시 공을 잡아낸다.가 있다. 책의 챕터 3-1(When does a pitcher earn an earned runs?)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안타를 방지하는데 있어서 삼진과 수비, 안타 방지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역자 주: BABIP에 대한 이야기로 챕터 3-1에는 투수가 BABIP를 통제하는데 있어서 운이 44%, 투수가 28%, 수비가 17%, 구장이 11% 영향을 미친다는 탱고의 연구가 언급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다른 흥미로운 점은 바로 볼넷을 피하는 능력이 플레이오프에서의 성공과 큰 관계가 없다는 점이었다. 투수들에겐 이런 말이 있다. “나쁜 타자들은 스스로 죽게 해라. 그러나 좋은 타자들에게 당하지 말라.”
쳐봐야 내야도 벗어나지 못하는 타구를 치는 타자를 걸어 내보내는건 매우 안좋은 일이지만 450피트짜리 대형 홈런을 쳐낼만한 타자들을 거르는 것은 권장받을만한 일이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선 이런 유형의 타자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된다. 그리고 우린 여기서 두가지의 수비 스탯인 FRAA와 비자책점도 살펴봐야 한다. 여기에 대한건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다.
기타
마지막으로 공공연히 플레이오프의 성공을 두고 이야기 되었던 것들에 대해 알아보자. 시즌 막판 뜨거운 성적은 포스트시즌과 전혀 관계가 없다. 굳이 따지자면 오히려 9월의 승률과 플레이오프의 성공은 미세하게나마 반대의 관계를 가진다. 이것은 아마 최고의 팀들은 가을잔치를 준비하기 위해 시즌 막판 그들의 선발투수들을 쉬게 해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은 팀들은 매 경기마다 분전하면서 힘을 빼고 올라오기 때문일 것이다. 1점차 경기에서의 승률도 포스트시즌에서의 성적과는 큰 관계가 없었다.
우린 경험에 대한 부분도 살펴봤다. 신체적인 나이와 포스트시즌 타석이나 이닝을 바탕으로 한 포스트시즌 경험 두가지 분야였다. 비록 나이와 PSP의 연관관계는 없었지만 플레이오프 경험과 PSP의 상관관계는 미세하게나마 나타났다. 아마 최근 많은 경험과 성공을 동시에 가졌던 양키스 왕조의 덕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경험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통계적으로도 상관관계가 크다고 볼 수는 없으며 원래 잘하는 선수들이 더 많은 포스트시즌 경험을 가지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관관계가 있다고 해서 꼭 인과관계가 있는것은 아니다(Correlation does not imply causation)’ 예를 들어 주식 시장은 철자가 S로 시작하는 요일에 문을 닫는다 라는 사실은 상관관계가 있다. 그러나 토요일(Saturday)과 일요일(Sunday)가 S로 시작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문을 닫는 것은 아니고 하필이면 그 날이 주말이기 때문에 주식 시장은 열리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상관관계는 인과관계를 암시할수는 있지만 증명할 수는 없다. 더 나은 인과관계를 얻기 위해선 회귀 분석과도 같은 툴을 사용해야 한다. 회귀 분석은 결과를 설명해주는 독립적인 요소를 찾는 것이 목적이다.(우리의 경우 Playoff Success Points)
회귀 분석은 특히나 서로 관계가 있는 변수들을 측정하는데 있어서 유용하다. 예를 들어 우리는 피안타율과 투수의 삼진 비율이 포스트시즌 성공과 연관이 높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나 그 두개의 요인은 서로 관계가 있는 요인들이다. 그렇다면 어떤 변수가 진짜 좋은 포스트시즌 피칭을 만드는 걸까? 비록 널리 알려진 풍경화나 일렉트릭 기타 연주 정도는 아니지만 회귀 분석은 예술중 하나다. 우리는 여러 변수가 관련되어 있는 스탯은 보다는 기본적인 통계를 이용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승률보다 실점을 더 중요하게 연구했다. 승률은 결국 실점에 영향을 받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린 그보다 삼진 비율에 더 주목했다. 왜냐면 실점은 탈삼진 비율의 영향을 받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 데이터베이스 안에 있는 26개의 변수를 모두 고려한 이후, 우린 Playoff Success Points와 가장 근본적으로 연관이 있는 세가지의 팩터를 도출해냈다. 그 세가지는
◇ 클로저의 WXRL
◇ 투수의 삼진 비율
◇ FRAA
이다. 삼진을 잡고, 공을 잡고, 좋은 클로저를 가지면 우승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왜 이 변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매우 중요한지를 알아보자.
클로저의 WXRL
1972년 이후, 평균의 클로저(정규 시즌 중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 기회를 부여받은 투수)들의 WXRL은 2.7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샘플로 가지고 있는 180개의 팀중, 53개의 팀은 평균 이하의 클로저를 보유하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그 팀중 단 다섯 팀만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데 성공했다. 클로저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포스트시즌은 대부분 비슷한 전력을 가진 팀들끼리 만나게 되기에 클로저들이 레버리지가 높은 상황에서 더 많이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1996년부터 2004년동안, 마리아노 리베라는 양키스의 정규 시즌 이닝중 5.1%를 소화해 주었고 같은 기간동안 포스트시즌에서는 10.4%의 이닝을 소화해 주면서 두배 이상의 이닝을 소화해 주었다.
감독들은 정규시즌에 비해 포스트시즌에서 클로저를 더 효율적으로 기용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할 것이다. 그들은 클로저를 7회나 8회에 올리면서 멀티 이닝을 소화하게 하기도 하며 동점이나 한점차로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클로저를 내보낸다. 만약 어떤 감독이라도 이 책을 읽고 있다면 이 부분은 매우 좋은 부분일 것이다: 우린 지난 30년 동안 좋은 클로저가 플레이오프에서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알아냈다. 그러니까 집중해서 정규 시즌에서도 클로저를 그렇게 쓰자.
아무튼 포스트시즌에 대한 이 명제는 사실이다. 좋은 공격력을 가진 팀을 상대로 접전을 통해 이기려면 에이스 릴리버가 필요하다.
투수의 삼진 비율
삼진 비율은 항상 투수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타자를 삼진으로 잡게 되면 타자는 어떤 방법으로도 해를 끼칠 수가 없다. 그는 안타를 치기 위해 인플레이를 시킬수도 없으며, 볼넷을 걸어나가거나 홈런을 쳐낼 수도 없다.(만약 주심이 덕 에딩스라면 1루로 출루할 가능성은 있다.) 삼진을 잡는것은 특히나 포스트시즌에 좋은 타자들을 상대할때 더욱 중요해진다. 그 이유 –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가 ‘Mind Game’이라는 책을 통해 자세히 설명한 – 는 좋은 타자들은 기교파 투수들을 상대로 더 강한 경향을 보여주지만 칠수 없는 공을 던지는 파워피처에겐 그 이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Fielding Runs Above Average
일반적으로, 투수의 삼진 비율과 FRAA 사이엔 반대의 관계가 있다. 수비진은 투수가 인플레이를 많이 허용하는 기교파 투수들로 이루어진 로테이션이 있을 경우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스스로 삼진을 잡아내는 투수들의 경우에도 등 뒤에 빼어난 수비진을 보유하고 있다면 타자를 상대하기 더 쉬울 것이다.
만약 팀이 삼진도 많이 잡고, 뛰어난 수비를 가지고 있다면 상대 타선은 연타를 쳐내기 더 힘들어질 것이다. 타자는 먼저 칠 수 있는 공을 찾아야 하며, 치더라도 수비진이 그 공을 잡지 못하길 바래야 하기 때문이다. 수비가 접전 상황이라고 해서 더 중요해지는건 아니지만 좋은 타선을 상대할 때는 더 중요해진다. 좋은 공격력을 가진 팀들은 인플레이가 될 시 더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내면서 수비수들의 능력을 자주 시험하기 때문이다. 1972년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33개의 팀 중 단 다섯개의 팀만이 평균 이하의 수비진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그 중 단 한팀도 FRAA가 -10이 넘는 팀은 없었다.
위에 제시한 세가지 팩터만 가지고 우승을 할거라고 생각한다면 잘못 이해한 것이다. 위에 언급한 세가지의 팩터 – 클로저의 수준, 수비력 그리고 투수진의 탈삼진 비율 – 들은 플레이오프에서의 성공에서 고작 11% 정도를 말해줄 뿐이다. 여전히 가장 중요한건 운이다. 그러나 이 세가지 요소를 합칠 경우, 강한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우리는 180개의 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위에 언급한 세가지 팩터에서 1등부터 꼴등까지 나열하고 평균 점수로 랭킹을 만들었다. 아래의 표는 그 랭킹의 상위/하위 10개 팀이다.
상위 10위를 차지한 팀중 9개의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며 그 중 7개의 팀은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패배한 팀중 하나인 1979년의 오리올스는 마찬가지로 상위 10위 랭킹에 들어있는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다. 1984년의 타이거즈나 1998년의 양키스처럼 뭐로 봐도 강팀인 팀도 있다. 그러나 1990년의 레즈와 같이 인상적이지 못한 선수진을 가지고 완벽히 포스트시즌에서 조화를 이루면서 우승을 차지한 팀의 성공을 설명할때 이는 도움을 줄 것이다. 당시 레즈는 좋은 수비진과 함께 랜디 마이어스, 놈 찰튼, 랍 디블로 이루어진 내스티 보이스 불펜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대로 하위 10위에 해당되는 팀들은 단 한팀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그들의 포스트시즌 기록을 모두 합치면 고작 16승 35패에 불과하다.
이것과 빌리 빈의 오클랜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린 2000년의 오클랜드가 하위 10위 랭킹에서 4위에 올라있음을 알 수 있다. 2000년의 오클랜드는 에릭 샤베스, 미구엘 테하다, 제이슨 지암비와 같은 어리고 떠오르는 스타들로 구성된 라인업을 가지고 있었고 값싼 베테랑 투수들과 웨이버를 통해 주워온 선수들로 투수진을 구성하고 있었다.
ALDS 5차전의 선발은 상대 팀에게 넉넉한 기회를 주는 기교파 투수였던 길 헤레디아였으며 그는 양키스의 상대가 아니었고 아웃카운트 한개를 잡아내는 동안 6점을 허용하면서 난타당했다. 오클랜드의 클로저였던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했던 시기였으며 내야 수비진은 괜찮았지만 벤 그리브, 터렌스 롱, 맷 스테어스로 구성된 외야진은 내가 기억하는한 최근의 팀중 최악의 외야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점차 나아졌다. 배리 지토, 팀 헛슨, 마크 멀더의 빅 쓰리는 그들의 가치를 증명했고 빌리 빈은 경험으로부터 배우면서 불펜 투수진과 외야 수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003년, 오클랜드는 마침내 강력한 포스트시즌용 팀을 구축했지만 레드삭스와 5차전까지 가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미구엘 테하다와 키스 폴크는 2003 시즌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났고 다음 해엔 팀 헛슨과 마크 멀더가 뒤를 이었다. 2005년 어린 유격수인 바비 크로스비가 신인상을 수상하고 휴스턴 스트릿이 클로저로 떠올랐지만 2004년, 2005년에 빌리 빈에게 기회의 창문은 닫혀 있었다.
원문: MLB n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