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블로그 컨텐츠 관련해서 겪었던 황당했던 일들 중 베스트에 들어가는 이야기. 최근에 레이니걸 님의 사연을 보다가 이 사건이 떠올랐음. 아직 ‘정부에게 삥뜯긴 개발자 이야기’를 못 보신 분들은 한 번 보시기 바람.
[웹툰일기/2011~] – 정부에게 삥뜯긴 개발자 이야기
그때 생각에도 저 ‘정부 유관기관’은 인터넷 상의 블로그들에게 메일을 쫙 뿌리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가 답 메일을 보낸 어수룩한 놈 하나 잡아서 잘 구워삶아보자 그런 의도였지 싶고. 아마 거의 대부분은 다 무시를 했는지, 그 후에도 보니까 컨텐츠는 별로 쌓이지도 않던데.
어쨌든 그 이후로는 메일 상으로 뭔가 얼버무리면서 협의하러 오라고 하면 무시하고 안 가는 원칙이 세워졌다. 이 문제를 컨텐츠를 공짜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로 끌고가면, 자기들도 컨텐츠 생산해서 먹고사는 언론사 기자들이 남의 컨텐츠는 공짜라고 생각하는 문제들 까지 막 파고 들어갈 텐데, 일단 여기서는 그 얘기가 아니다.
레이니걸 님의 저 이야기가 나온 것도 그렇고, 내가 표창장 일화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그렇고, 근본 뿌리는 ‘한국형 유튜브’에 있다.
최근에 미래부(미래창조과학부)가 ‘한국형 유튜브’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는데, 사실 정부의 이런 짓은 하루이틀 해온 게 아니다. 당장 떠오르는 것들만 꼽아봐도, 위피(WIPI)도 있었고, 통합 앱스토어도 있었다. 이러닝도 있었고, 내PC지키미도 있었다. 더 나아가서는 한식 세계화 홈페이지…
어쨌든 계속되는 정부 주도의 뭔가 만들기 프로젝트 좀 그만하라는 뜻이다. 한국형 유튜브 또한 레이니걸 님 사례처럼 누군가의 사이트를 그대로 베껴올 것 아닌가. 아참, 이미 유튜브를 베낄 예정이니 내국인 피해는 없겠구나. 그 후엔 운영 예산도 편성되지 않은 그 사이트를 가지고, 저렇게 ‘표창장’으로 컨텐트 수집하려나?
제발 좀 예산 없으면 프로젝트 진행하지도 말고, 더더욱 시장에 피해줄 수 있는 프로젝트는 하지 말아달라. 정부가 대체 왜…(말 길어진다, 이만 접자)
덧붙여,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면 좋을 공공 프로젝트들도 찾아보면 꽤 있다. 있으면 좋은데, 해봤자 돈이 안 되니까 시장에선 하지 않는 그런 것들 말이다. 물론 웹사이트 같은 걸 만들어서 보여주기 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다. 이건 나중에 만화로 그리든가 어쩌든가…(해봤자 뭔 소용이 있겠나 싶어서 할까말까 고민 중)
p.s.이러닝(e-learning) 같은 경우는 업체들간 경쟁을 하려던 차에 정부가 업체 지정해서 학교에 넣어버리는 바람에 확 죽어버렸다고 알고 있는데, 최근에 다시 또 이 업계를 키우겠다고 나서고 있다.
‘내PC지키미’ 같은 경우도 정부에서 만들어가지고 보안 업체들의 땅 따먹기 전투가 시작되게 만들었고. 근데 이걸 정부에서 주도해서 기술이전 시키고 하니까, 문제가 터지면 한 방에 대규모로 터진다는 게 최근에 드러나버렸다.
갑자기 일제히 ‘먹통’ 된 학교 PC..도대체 무슨 일이? (언론 기사)
원문: 빈꿈 EMPTY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