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여행을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팁을 적어보겠습니다. 인터넷, 특히 블로그 검색을 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여행기를 올려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몇몇 정보는 실상과 많이 다르고 또 음식이라든가 가볼만한 곳에 대한 정보는 막상 가보면 실망스러운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글은 다분히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막연히 “뉴욕이니까 어디든 좋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굳이 볼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더 좋은 장소에 가고 싶고, 더 맛있는 것을 먹고 싶고, 알뜰하게 다니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싶다면 리버티 섬으로 가는 유료 페리를 타라. 스테이튼 아일랜드 무료 페리를 타도 자유의 여신상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 멀어서 잘 안 보인다. 그냥 있겠거니 할 정도다. 위의 사진은 무료 페리에서 줌으로 당겨서 찍은 건데 많이 아쉽다
- 차이나타운에 가지 마라. 거긴 그냥 이태원이다.
- 유엔본부 외관은 형편없다. 가이드투어를 할 게 아니면 가지 마라. 마땅한 교통편도 없다.
- 지하철은 수시로 운행 일정이 바뀐다. 타기 전에 역사에 붙여 놓은 일정 변경 안내 종이를 꼭 확인하라.
- 버스는 오면 타되 기다리지는 마라. 절대 제시간에 오지 않는다. 대중교통이 워낙 불편해서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닌다는 생각을 하는 게 좋다. 힘들면 자동차 공유 서비스 Uber나 Lyft 앱을 이용하라.
- 현대미술관(MoMA)에 가기 전에 현대카드(프리미엄카드)를 들고 가라. 없으면 만들어서 가라. 현대카드에서 프리미엄카드는 M2, M3, X2처럼 뒤에 2나 3이 붙는 카드다. 나는 X2 카드를 발급받아 갔다.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가면 직원이 그림과 대조해보고 무료 입장권을 준다. 현대카드가 없으면 티켓 오피스에서 긴 줄을 서서 $25를 주고 티켓을 사야 한다. 현대카드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해지하면 된다. 카드는 모양만 확인하므로 국내용이라도 상관없다. 연회비가 비싸지만 1달 후 해지하면 일할 계산해서 연회비를 환불해준다.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상시 기부금 입장이다. 티켓 오피스에 가면 성인 요금 $25 아래 Recommended라고 적혀 있다. $1만 내도 티켓을 주긴 준다. 나는 조금 낯이 뜨거워서 $10을 냈다. 미술관이 아주 크고 컬렉션도 훌륭해서 $10 이상의 가치는 충분히 한다.
- Eatly에 가라. 이곳은 이탈리아의 먹을거리가 모여 있는 종합센터다. 밖에서 보면 작아 보이는데 들어가면 계속해서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 쉐이크쉑 버거, 그레이스 파파야 핫도그, 자바 파니니는 명성에 비해 그냥 그렇다. 시간이 남을 때만 먹어보라.
- 브런치는 스탠더드 호텔 1층의 ‘스탠더드 그릴’에서 여유 있게 즐겨라. 소호에선 장 조지의 ‘머서 키친’, 미트패킹에선 ‘파스티스’도 좋은 선택이다. 〈섹스 앤 더 시티〉로 유명한 ‘사라베스’는 곳곳에 지점이 있는데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라면 나쁘지 않다.
- 어퍼 웨스트 사이드에 가면 르뱅 베이커리에서 초콜릿 쿠키를 먹어라.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맛 1위에 선정됐다는데 정말이다.
-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티켓을 싸게 구하는 방법 중엔 러쉬 티켓과 로터리 티켓이 있다. 러쉬 티켓은 10시에 극장 문 열 때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티켓이고, 로터리 티켓은 5시~6시 추첨을 통해 당첨된 사람에게 싸게 파는 티켓이다. 가격은 대개 $25~$40 정도. 자리는 왼쪽과 오른쪽 박스 자리로 Partial View다. 고로 반대쪽은 시야에서 포기해야 하나 싼값에 배우들의 연기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레미제라블〉 〈맘마미아〉보다 〈원스〉 러쉬 티켓 구하기가 더 쉽다. 〈위키드〉 〈킨키부츠〉 〈알라딘〉은 로터리의 인기작이다. 아침 8시 30분에 도착해 〈원스〉 3번째로 줄섰는데 맞은편에 보이는 〈레미제라블〉도 12번째 정도에 설 수 있었다. 러쉬와 로터리 티켓은 대략 17~18명 정도에게 판매되며 1인당 2장까지 구입 가능하다. 로터리는 추첨함에 자기 이름 적은 종이를 넣는 개념이므로 미리 가서 통에 넣어놓고 다른 데서 일정 소화하고 오면 좋다. 〈위키드〉는 5시, 〈알라딘〉 〈킨키부츠〉는 6시에 로터리를 추첨하니 〈위키드〉에서 떨어지면 상심 말고 〈킨키부츠〉 〈알라딘〉을 노려라. 특히 〈킨키부츠〉 강추! 참고로 최대 인기작이라는 〈라이온킹〉은 러쉬도 로터리도 없다.
- 맨해튼은 맨해튼에 있을 때보다 브루클린이나 퀸스에서 이스트강 너머로 볼 때 더 멋있다. 브루클린 브리지의 덤보는 꼭 가보라.
- 센츄리21 아울렛에서 옷 산다고 시간 허비하지 마라. 예쁜 옷은 맞는 사이즈가 없고, 사이즈가 맞더라도 옷이 대부분 펑퍼짐해서 한국인 체형에 잘 안 맞는다.
- 센트럴 파크보다 하이라인 파크를 더 추천한다. 첼시 마켓에서 팻위치 브라우니를 사들고 하이라인 파크의 철로 벤치에 잠깐 누워서 하늘을 보라.
- 윌리암스버그의 피터 루거 스테이크는 두 달 전부터 예약해야 한다고 겁을 주지만 사실 예약 안해도 갈 수 있다. 예약 없이 평일 12시 30분에 갔는데 자리가 꽤 있었다. 그러나 예약 접수받는 데스크 직원이 전화기를 붙들고 있어 꽤 바빠 보이기는 했다. 예약하는 게 더 확실하겠지만 혹시 못했더라도 맛있는 최고급 스테이크를 놓치지는 말자.
원문: 레이와이의 영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