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주: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을 25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습니다. 뒤이어 원작자인 노치가 모장을 떠난다면서 그 배경을 밝혔습니다. 이를 번역해 올립니다.
저는 모장을 떠납니다.
저는 저를 진짜 게임 개발자로 보지 않습니다. 저는 재미있어서, 그리고 게임을 사랑하고 프로그래밍을 사랑해서 게임을 만들지, 커다란 히트작을 만들 생각으로, 세상을 바꿀 요량으로 게임을 만들지 않습니다. 마인크래프트는 확실히 큰 히트작이 되었고 사람들은 마인크래프트가 게임을 바꾸었다고 말합니다. 그럴 생각도 전혀 없었습니다. 분명 매혹적인 일이고 점점 대중의 스포트라이트 같은 것에 끌려 들어가는 일은 재미있습니다.
조금 오래 전, 저는 마인크래프트 개발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습니다. 옌스는 마인크래프트를 이끌기에 완벽한 사람이었고, 저는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또 뭔가 큰 걸 만들려고 하다가 실패했지만 다음부터는 그냥 작은 프로토타입과 흥미로운 도전을 계속하기로 결정했고 전 정말 재미있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진짜 일을 하고 있는 모장에 제가 있어도 되는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사람들이 제가 이 문화에 중요한 사람이라고 하니 남아있었습니다.
저랑 아무 상관 없는 EULA 관련 문제로 인터넷이 저를 향한 증오로 폭발했을 때, 저는 심한 감기에 걸려 집에 있었습니다. 혼란스러웠습니다. 이해가 안 갔습니다. 당혹감을 담아 트윗을 했습니다. 나중에 유튜브에서 This is Phil Fish라는 영상을 봤고 저는 제가 생각했던 팬들과의 관계란 존재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저는 상징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해하지도 못하는, 제가 만들고 있지도 않은, 그런데 자꾸 저한테 다가오는 뭔가 커다란 걸 책임지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기업가가 아닙니다. 저는 CEO가 아닙니다. 저는 트위터에 제 생각 말하길 좋아하는 너드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입니다.
인수 계약이 마무리되는대로 저는 모장을 떠나 루둠 다레(Ludum Dare)와 자그마한 웹 실험작들을 하던 시절로 돌아갈 겁니다. 우연히 뭔가 관심이 모이는 걸 만들 것 같으면 아마 즉시 버릴 겁니다.
저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가 이미 일그러져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이렇게 해서 부정적인 말들에서 달아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이제는 그런 걸 읽어야 할 책임감을 느끼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공개적으로 했던 많은 말들과 어긋난다는 거 압니다. 거기에 딱히 드릴 수 있는 말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에 저를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압니다. 전 상징이 아닙니다. 사람입니다. 저도 여러분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모두 사랑해요. 마인크래프트를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너무 많아요. 전 이렇게 큰 건 책임질 수 없어요. 한 가지 의미로 보면 마인크래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것입니다. 더 큰 의미로 보면 마인크래프트는 오랫동안 여러분 모두의 것이었고, 그 점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돈 때문이 아닙니다. 제 제정신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