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아이폰6 vs 갤럭시노트4라는 타이틀이 있어서인지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셨습니다. 저는 삼성을 까고자 글을 썼던게 아닌데, 삼성에 대한 비방으로 여기시더군요. 아무래도 대부분 두 제품 비교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매하고자 원하셨던 분들이나 둘의 대결을 즐기시는 분들이 제 포스팅을 오해 해서 발생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1. 아이폰6와 갤럭시노트4의 구매가이드
참고로, 굳이 아이폰6와 갤럭시노트4 중에만 추천해 달라면, 한국에서 생활하시는 분이라면 갤럭시노트4를, 해외에서 생활하시는 분이라면 이전에 어떤 폰을 쓰셨냐에 따라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이폰의 장점을 누리시던 분들이 하드웨어의 스펙 때문에 굳이 갤럭시로 이동할 이유는 크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일단 안드로이드에 새로 적응하는 것도 꽤나 귀찮은 일일겁니다. 물론, 안드로이드에 적응해보면 다양한 단말라인이 매력이고, 완성도는 애플보다 좀 낮을지 몰라도 재미있는 시도들이 먼저 이루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은 드실겁니다.
2. 그러나 저한테 스마트폰을 고르라면, 두 폰 다 안고를겁니다.
저는 마음을 좀 비우고 한두 단계 더 낮춰서 지갑을 채우겠어요. 최신형 스마트폰 구매, 가격비교보다 중요한 것이라는 포스팅에서도 알 수 있듯, 대부분의 폰들은 상향평준화 되어 어떤 폰을 고르시던 비슷합니다.
그리고, 절 아이폰 빠로 모시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얼마전에 구매한 것은 갤럭시 줌2입니다. 저는 카메라에 많은 가중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해당 모델을 구매해서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
3. 삼성 vs 애플의 대결을 원하시는 분들을 위한 이야기
삼성 vs 애플의 대결을 굳이 원하시는 분들에게 이야기를 말씀드리면, 국내에서는 삼성이 승자이고, 해외에서는 애플이 승자입니다. 이건 매출 및 이익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지표라 뭐 할 말이 없습니다. 기술은 삼성이 더 뛰어난데 애플이 브랜드 때문에 해외에서 더 잘팔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팬택도 기술은 나쁘지 않다”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는 있지만, 그 기술의 격차라는것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4. 그러나, 삼성과 언론에 바라는 진짜 제 진심, 소프트웨어
이전 포스팅의 주제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바로 이겁니다. 모바일 생태계는 하드웨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세에 몰린 삼성을 구한것은 더더욱이나 삼성의 뛰어난 하드웨어 기술력이 아니었습니다. 옴니아는 아이폰 대비 하드웨어에서 크게 나빴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아이폰6를 포함한 애플의 키노트는 하드웨어 이야기만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모바일 생태계에서 애플의 수비범위는 삼성 보다 넓습니다. 오히려 삼성의 영역에 살짝 침범해 들어오면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영역의 힘으로 삼성을 수세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리고 그 부족한 부분을 삼성은 구글과 함께 수비에 성공했구요.
때문에 애플의 키노트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려면 [아이폰6 vs 갤럭시노트4]가 아닌, 키노트에서 발표한 내용들이 어떠한 범위에 무슨 의미를 가졌나같은 기사들이 더 중요하고 가치있다는 얘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모바일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분야의 구분과 해당 부분의 시장영향력을 표기한 표입니다. (제가 만들었어요. 출처 없습니다.)
위의 표를 보시면 알겠지만, 삼성은 HW제품에 집중되어 있고, 구글은 SW영역에, 애플은 CPU와 완성품만 삼성의 영역을 침범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애플은 삼성처럼 하드웨어의 판매가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그 힘은 SW서비스에 위치합니다. 때문에, 하드웨어 스펙 대결은 사실 애플과 비교는 그다지 의미 있는 것은 아니죠.
또한 저 표가 의미하는 것은 삼성과 구글의 관계가 힘들어졌을 때 삼성이 겪을 수 있는 위기, 또한 소프트웨어로 핸드폰 시장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였을 때 삼성의 위기를 의미합니다. 실제로 그러한 일이 점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제 의견이구요. 물론 모든 부분에 대해 애플처럼 수비하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삼성의 약점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한국 언론들이 모바일 생태계를 다룰 때 단순히 하드웨어만 보지 않았으면 하는 이야기입니다.
HW제품의 경우, 메모리, 카메라도 5점 만점으로 표기했지만, 사실상 모바일 생태계에서 비중을 따지자면 앱플랫폼(마켓)영향력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가중치를 적용한다면 삼성의 점수는 더 낮아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5. 왜 언론들은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걸까?
그런데 왜 언론들과 대중들은 최전선에 있는 소프트웨어를 매일 사용하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치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걸 까요?
1)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그것은 소프트웨어의 비즈니스모델이 하드웨어처럼 바로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워랜 버핏이 실리콘밸리를 거품처럼 여겼던것과 마찬가지죠. 카카오나 페이스북, 라인은 엄청난 가입자 숫자를 만들어냈지만 초기에는 수익이 하나도 없고, 오히려 투자금(적자폭)만 커져갔습니다. 이것이 하드웨어 회사로 기준한다면 밑지는 장사를 계속하고 있는 모양이었죠.
소프트웨어의 수익은 제품이 사용자에게 도달했을 때가 아니라 사용하는 기간에 발생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를 초기 제품만 보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네이버를 모두들 무료로 느끼는 것처럼 사용자에게는 피부로 잘 와닿지 않고, 업계사람들만 알게 됩니다. 이러다보니 대중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니 언론으로서는 덜 매력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오히려 카카오의 보이스톡 처럼 무료서비스라는 가치만 높게 평가하는 거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 영역의 언론인들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2) 기존 광고주의 비즈니스모델 파괴성 (의혹)
이것은 어디까지나 약간은 의혹이지만, 언론으로서는 주요광고주가 이동통신사나 제조사였기 때문에 이들의 룰을 부수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반갑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폰이 이동통신사의 룰을 부수어서 큰 성공을 거두고, 한국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카카오가 무료통화를 한다던지, 아마존이 공짜폰을 나누어준다던지 하는 소식은 언론들이 친하던 기존 광고주에게는 부담스러워 보일 수도 있어 보일겁니다.
소프트웨어의 이슈화되는 것은 곧 기존 굴뚝사업(제조업)과 인프라(네트워크)사업자들로서는 권력의 이동이 발생하는 것 처럼 보이니 썩 달갑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삼성같은 기업 내부에서도 두 영역간의 이러한 마찰음이 있다는 얘기들도 있구요.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의혹입니다.
6. 그러나 미래는 소프트웨어, IT판이 커진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고 해서 하드웨어가 없어지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하드웨어의 성장의 정체를 견인하기도 하고, 하드웨어와 무관하게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포함한 IT산업 전체의 판이 커지는 것이죠. 핸드폰에 소프트웨어가 결합되고나서야 비로서 스마트폰이 되었고, 정체에 있던 삼성의 활로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언론의 IT섹션에도 당당히 소프트웨어와 소프트웨어 벤처 이야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한국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제는 오해가 좀 풀렸으면 좋겠네요. 지난 이틀간 제 블로그가 너무 시끄러웠던것 같습니다.
원문: 숲속얘기의 조용한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