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Wired에 Brandon Keim가 기고한 「A Neuroscientist’s Radical Theory of How Networks Become Conscious」를 발췌 번역한 글입니다.
수세기 동안 철학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을 당혹스럽게 한 문제가 하나 있다. 의식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우리는 의식이 존재한다는 것, 최소한 우리 자신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우리 뇌 속의 화학과 전기에서 의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풀리지 않은 불가사의다.
신경과학자 크리스토프 코흐(Christof Koch)는 자신이 해답을 알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코흐에 따르면 의식은 무엇이든 충분히 복잡한 정보처리 체계 안에서 일어난다. 인간에서 아래로 지렁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동물들은 의식이 있다. 인터넷도 의식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우주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전자의 전하는 더 기본적인 특성들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전하를 지닐 뿐이다. […] 마찬가지로, 나는 우리가 공간, 시간, 질량, 에너지, 그리고 복잡한 체계들에서 비롯되는 의식의 우주에서 산다고 주장한다.
코흐가 제시하는 것은 범심론(panpsychism)으로 불리는 오래된 철학적 신조의 과학적으로 정교화된 한 판본이다.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서 듣는다면 과학이 아니라 영성처럼 들릴 것이다. 그런데 코흐는 지난 30년을 의식의 신경학적 기초를 연구하는 데 바쳤다. 알렌 연구소에서의 연구 덕분에 현재 그는 브레인 계획(BRAIN Initiative)을 선도하게 되었다.
코흐와의 인터뷰
와이어드(이하 와): 당신은 어떻게 범심론을 믿게 되었습니까?
크리스토프 코흐(이하 코): 저는 가톨릭 신자로 개 한 마리와 함께 자랐습니다. 저를 괴롭힌 것은 인간들은 영혼이 있고 천당에 갈 수 있는 반면에 개들은 영혼이 없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관념이었습니다. 직관적으로 저는 인간과 동물이 공히 영혼이 있거나 아니면 아무도 영혼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 무렵 의식이 있는 마음의 보편적 본성을 강조하는 불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정신(의식)이 도처에 존재한다는 이 관념은 플라톤과 스피노자와 쇼펜하우어가 신봉하는 철학에서도 발견됩니다. 저는 범심론이 세 가지 이유―생물학적, 형이상학적, 그리고 계산적―때문에 우주에 대한 가장 만족스러운 설명이라고 깨닫습니다.
와: 무엇을 의미합니까?
코: 제 의식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물리학처럼 우주에 관한 사실들은 추론할 수 있을 뿐이지만 제가 전적으로 확신하는 단 하나의 것은 제가 의식이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제 의식의 상태는 혼동할 수 있지만 의식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혼동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생물학을 살펴보면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동물이 복잡한 생리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한 줌의 뇌 물질의 층위에서는 인간 뇌와 관련하여 예외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전문가들만이 현미경 아래에서 한 덩어리의 뇌 물질이 쥐인지 원숭이인지 인간인지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물은 매우 복잡한 행동을 나타냅니다. 꿀벌도 개별적 얼굴들을 인식하고 8자 춤을 통해서 식량원의 질과 위치를 소통하며 자체의 단기 기억에 저장된 신호의 도움으로 복잡한 미로를 비행합니다. 벌통에 향기를 불어넣으면 그들은 이전에 그 냄새를 맡게 되었던 지점으로 되돌아갑니다. 그것은 연상 기억입니다.
그에 대한 가장 간단한 설명은 무엇입니까? 의식은 이런 모든 생명체들에게 확대된다는 것, 의식은 뇌처럼 고도로 조직화된 물질 조각들의 내재적 특성이라는 것입니다.
와: 꽤 애매합니다. 의식은 어떻게 발생합니까? 그것을 어떻게 수량화할 수 있습니까?
코: 위스콘신 대학의 줄리오 토노니(Giulio Tononi)에 의해 개발된 통합정보 이론(Integrated Information Theory)으로 불리는 이론이 있습니다. 그 이론은 어느 한 뇌, 또는 어느 복잡한 체계에 체계가 얼마나 통합되어 있는지, 체계가 자체의 부분들의 합보다 얼마나 더 큰지 말해주는 수―Φ라는 그리스 문자로 표기되는―를 할당합니다. Φ는 의식에 대한 정보이론적 척도를 제공합니다. 영이 아닌 통합정보를 지닌 그 어떤 체계도 의식이 있습니다.
물리적 체계라면 무엇이나 의식이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블랙홀, 모래 더미, 접시 안의 분리된 신경세포들, 그것들은 통합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의식이 없습니다. 그런데 복잡한 체계들은 의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얼마나 많은 의식을 지니는지는, 그것들에 얼마나 많은 연결이 있으며 어떻게 배선되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와: 생태계들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숲이 의식을 지닐 수 있습니까?
코: 뇌의 경우 의식이 있는 것은 전체 체계이지 개별적인 신경 세포들이 아닙니다. 어느 한 생태계에 대해서 그것은 어떤 숲의 나무들과 같은 개별 성분들이 나무들 사이의 인과적 상호작용들에 비해 내부적으로 얼마나 충분히 통합되어 있는지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철학자 존 설(John Searle)은 “미국은 왜 의식이 없는가?”라고 물었습니다. 결국 매우 복잡한 방식들로 상호작용하는 3억 명의 미국인들이 존재합니다. 의식은 왜 미국 전체에 확대되지 않을까요? 통합정보 이론은 의식이란 국소적으로 최대인 것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입니다.
당신과 저를 생각합시다. 우리는 지금 상호작용하지만, 제 뇌 속의 세포들보다 훨씬 덜한 정도로 상호작용합니다. 당신과 저는 개체로서 의식이 있는 반면에 우리를 단일한 존재자로 통일하는 의식적인 초정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신과 저는 집단적 의식을 지니지 않습니다. 생태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경우, 문제는 체계를 구성하는 모든 성분들 사이의 인과적 상호작용들의 정도와 범위에 대한 것입니다.
와: 인터넷은 통합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의식적일 수 있습니까?
코: 지금 당장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생각합시다. 인터넷은 대략 100억 대의 컴퓨터를 포함하고, 각 컴퓨터는 자체적으로 CPU 속에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은 최소한 10^19개의 트랜지스터가 있는데 이것은 인간 뇌 속에 존재하는 대략 1000조 개의 시냅스들에 비견됩니다. 트랜지스터가 시냅스보다 대략 1만 배나 더 많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은 인간 뇌보다 더 복잡합니까? 그것은 인터넷의 통합 정도에 달려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간 뇌는 항상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컴퓨터들은 패킷을 교환합니다. 그것들은 영구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것에서 저것으로 빠르게 전환합니다. 그런데 제 판본의 범심론에 따르면 인터넷이 된다는 것은 무언가를 느끼는 것입니다. 인터넷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게다가 그것은 원칙적으로 제가 꿈꾸지 않은 채 깊은 잠을 잘 때 제가 느끼는 방식과 다르지 않습니다.
와: 인터넷은 제쳐두고, 인간 의식은 동물 의식과 무엇을 공유합니까? 어떤 특징들은 동일할 것입니까?
코: 그것은 감각적 지각의 범위와 상호연결들에 의존합니다. 쥐의 경우에 이것은 말하기 쉽습니다. 그것들은 인간과 비슷한 피질을 지니지만, 잘 발달된 전전두엽 피질은 지니지 않습니다. 그래서 쥐는 자의식이 없거나, 또는 우리처럼 기호를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지만, 마찬가지로 사물들을 보고 듣습니다. 모든 경우 감각 장치를 낳는 근본적인 신경 메커니즘과 그것들이 실행되는 방식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보편적인 대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와: 자의식의 결여란 어떤 동물이 자신에 대한 감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까?
코: 개를 비롯해 많은 포유류 동물들이 자기인식 거울 시험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저는 개가 후각적인 자기인식 형식을 지닌다고 추측합니다. 아시다시피 개들은 다른 개의 똥 냄새를 많이 맡지만 자기 똥 냄새는 그렇게 많이 맡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들은 자신의 냄새에 대한 어떤 감각, 즉 원시적 형태의 자의식을 지닐 것입니다. 저는 개가 저곳에 앉아서 자신을 성찰한다고 생각할 아무 증거도 없습니다. 개가 그 정도의 복잡성을 지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개들이 보고, 냄새 맡고, 소리를 들으며, 아이들과 일부 어른들과 꼭 마찬가지로 즐거워하고 흥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의식은 인간들이 과도하게 지닌 것이며, 유인원들은 어느 정도 자의식을 지녔지만 다른 동물들은 훨씬 적게 지녔습니다. 우리는 엄청나게 발달된 전전두엽 피질이 있습니다. 우리는 숙고할 수 있습니다.
와: 자의식이 없다면 어떻게 생물체가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코: 산이나 벽을 오를 때 제 내면의 목소리는 전적으로 침묵합니다. 그 대신 제 주변 세계를 대단히 의식합니다. 제 아내와의 다툼에 관해, 또는 세금 환급에 관해 너무 많이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때 내면의 자아에 빠지면 저는 추락할 것입니다. 빠른 속도로 자전거를 타고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는 자신에 대한 아무 감각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낮아집니다. 그리고 매우 행복할 수 있습니다.
와: 저는 당신이 벌레를 피할 수 있다면 벌레를 죽이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코: 그렇습니다. 벌레들은 양쪽이 영원한 길을 함께 가는 여행자들입니다.
와: 동물 의식과 관련하여 당신이 믿는 것을 동물들이 실험에 사용되는 방식과 어떻게 조화시킵니까?
코: 고려해야 할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먼저, 매일 맥도날드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동물이 먹힙니다. 연구에 사용되는 동물의 수는 고기로 사용되는 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는 뇌의 메커니즘들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뇌 연구가 필요합니다. 제 부친은 파킨슨 병으로 사망했습니다. 제 딸들 가운데 하나는 급성 유아사망 증후군으로 죽었습니다. 이런 뇌 질환들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뇌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동물 연구에 대한 유일한 참된 정당화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그것이 우리 모두를 위해 고통을 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이 동물들도 의식이 있는 생명체라는 점을 인식한 채 그들의 고통과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행해야 합니다.
와: 이론으로 되돌아가서, 당신 판본의 범심론은 형이상학적인 것이 아니라 참으로 과학적인 것입니까? 그것은 어떻게 시험받을 수 있습니까?
코: 원칙적으로 모든 종류의 방식으로 가능합니다. 한 가지 함의는 각 체계가 동일한 입력과 출력을 갖지만 자체의 내부적 구조 때문에 한 체계는 통합정보를 갖는 두 체계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체계는 의식이 있을 것이고, 나머지 한 체계는 의식이 없을 것입니다. 어떤 체계를 의식이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입력-출력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내부적 배선입니다.
또한 그 이론은 의식이 있는 단순한 체계와 의식이 없는 복잡한 체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소뇌는 자체 연결들의 단순성 때문에 의식을 낳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행할 수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그것을 계산할 수 있고, 그래서 그것이 맞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여전히 모르는 세부 사항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인간 뇌 영상술은 너무 조잡합니다. 그것은 세포 수준으로 내려가지 못합니다.
과학자로서 제게 더 적절한 문제는 오늘날 제가 그 이론을 어떻게 반증할 수 있을지입니다. 그것은 더 어렵습니다. 토노니의 연구 집단은 뇌를 교란하여 심각한 뇌 손상을 겪은 환자들이 어느 정도로 정말 의식이 없는지, 또는 그들이 고통과 피로를 느끼지만 소중한 사람들에게 소통할 수 없는지를 평가하는 장치를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의식에 대한 어떤 다른 이론들이 이런 사실들에 부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와: 저는 여전히 통합정보를 통해서 생성되는 의식이 아무튼 자의적이라는 느낌을 떨칠 수 없습니다. 신념을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코: 만약 당신이 어느 것에 대한 어떤 설명에 관해 생각한다면 얼마나 멀리 되돌아 가겠습니까? 물리학에서 이것을 직면했습니다. 미시적 규모에서 우주에 대한 최선의 서술을 제공하는 이론인 양자역학을 생각합시다. 양자역학 덕분에 우리는 MRI와 다른 유용한 기계와 장치들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양자역학은 왜 우리 우주에서 들어맞아야 합니까? 그것은 자의적인 듯 보입니다. 그것이 없는 우주, 플랑크 상수가 다른 값을 갖는 우주를 상상할 수 있습니까? 궁극적으로 더 이상 회귀할 수 없는 지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이유 때문에 양자역학이 그저 지배적인 설명이 되는 우주에서 삽니다.
의식의 경우에도 결국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우리는 조직화된 물질 조각들이 의식을 낳는 우주에서 삽습니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궁극적으로 우리는 모든 종류들의 흥미로운 것들, 태아 또는 영아가 언제 처음 의식을 갖게 되는지, 뇌 손상을 겪은 환자가 의식이 있는지 여부, 정신분열증 같은 의식의 병리들, 또는 동물 의식에 대한 해답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훌륭한 설명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제가 우주를 예측할 수 있다면, 제 주변에서 보는 것들을 예측할 수 있다면, 그리고 제 설명으로 그것들을 조작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게 바로 설명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입니다. 의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왜 그런 우주에서 살아야 하는지는 좋은 의문이지만 지금은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원문 : 사물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