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이하여 ㅍㅍㅅㅅ에 (역시나!) 성 관련 글들이 쏟아지는 걸 보고 심리학에서도 분명 이 대란에 기여할 뭔가가 있을 것이다 생각하여 끄적여 봅니다.
흔히들 다들 전문가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남자는/여자는 다 ~~이래’라는 말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맞을까요? (참조논문 : Conley et al., 2011)
1. 남자는 외모를 여자는 성격을 본다?
‘남자에게 있어 여자는 예쁘면 다 되고 여자에게 있어 남자는 능력 있으면 된다’ 라는 것이 보통의 의견이죠. 실제 연구들에서도 많이 확인 된 바 있고요. 하지만 최근 연구들에서는 사람들이 ‘머리로 생각하는 자신의 선호 사항’과 현실에서 ‘실제로 선택할 때 쓰는 기준’에 크나큰 차이가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사람들에게 “너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니?” 라고 물어보면 남자는 예쁜 여자를 여자는 능력 좋은 남자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speed dating 같은 패러다임(모든 남녀가 돌아가며 몇 분씩의 짧은 만남을 가지게 함. 솔로대첩?)으로 ‘실제’ 만남을 가지도록 하거나 현재 파트너에 대해 평가하게 하면, 남자나 여자나 ‘신체적 매력’, ‘사회적 지위’ 같은 요소를 동등하게 중요시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연구들에서는 남자나 여자나 특히 첫 만남에 있어서 뭐니뭐니해도 ‘외모’를 제일 중요시하는 건 동일하다는 결과를 보여줬어요. 남자든 여자든 처음에는 뭣보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이라는 것 (…)
정리하면, 실제 선택시 이성을 보는 기준에는 생각보다 성차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2. 여성은 남성보다 적은 수의 사람과 적은 수의 사람과 성적 관계를 가질까?
많은 연구들에서 삶을 통틀어 남성보다 여성이 쎾쓰관계를 맺는 사람의 수가 훨씬 적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여성과 남성이 관계를 맺을 때 ‘일반적으로는’ 1:1이기 때문에 남자들이 많은 여자들과 잤다면, 그 남자들과 잤다고 하는 여자들도 나타나야 하는 건데… 사실 다들 게이였다던가 그렇게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게 사실 말이 안 되지요.
그래서 연구자들은 ‘이건 뭔가 잘못된 거야’라며 기존의 연구 결과들을 다시 뜯어봤답니다. 그리고 기존 연구들이 대부분 ‘평균치’를 사용했다는 점을 발견했지요. 문제는 평균치를 적용하기에는 분포가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었습니다. 중간은 없고, 아예 안하거나 아니면 엄청 하거나… 둘 중 하나라는 거죠.
그래서 ‘중앙값’(누적 분포 50%에 해당되는 값으로 치우친 분포에서는 평균보다 더 정확한 대표값이 됨)을 살펴 보니 남녀간 파트너 수에서 전혀 차이가 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재미있는 건 요 실험인데요. 남녀 참가자들에게 뻥을 칩니다. “이 기계를 부착하게 되면 네가 지금까지 몇 명과 잤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러니 지금까지 몇 명과 관계를 맺었는지 정확히 보고하기 바란다.”라고 말이죠. 이렇게 뻥을 치고 가짜 기계를 부착한 조건과 그렇지 않고 그냥 ‘솔직하게 말해봐’라고 한 조건을 비교해 봤더니…
소위 ‘몇 명과 잤는지 알아내는 기계’를 부착한 조건에서는 관계를 맺은 수에서 남녀 차이가 전혀 없었는데 그냥 보고해 달라고 한 조건에서만 현격한 남녀 차가 있었다고 합니다. 즉 여성들이 축소 보고를 한 것이지요 솔직한 응답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 학자들의 잔머리도 눈물겹거니와 거기에 뭔가 넘어가 주신 분들의 마음도 왠지 눈무리… 여튼 이런 솔직한 답변들을 통해 심리학이 발전해 가고 있답니다.
-> 정리하면, ‘한 평생 쎾쓰하자는 상대의 수에 있어 통계적 문제와 거짓 답변의 문제를 해결하면 남녀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가 되겠습니다.
3. 남성이 여성보다 야한 생각을 더 많이 할까?
‘남성은 매 7초마다 성적인 생각을 한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을 정도로 남성의 밝힘에 대해서는 참 잘 알려져 있죠.
진짜 남자가 여자보다 더 자주 야한 생각들을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일주일 동안 남녀 참가자들에게 카운터를 주고 (누를 때마다 숫자가 1 씩 커지는) 밥, 잠, 성행위 등의 기본적인 욕구가 생길 때마다 카운터를 누르게 시켰더니 확실히 남성이 야한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자는 야한 생각뿐 아니라 밥이나 잠과 같은 다른 기본 욕구들에 대해서도 여자에 비해 더 많이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즉 딱히 “성”에 대한 욕구뿐 아니라 다른 기본적 욕구 전반에 남성이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말이 되겠지요.
-> 정리하면, 남성이 더 야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비단 ‘성’에서 뿐 아니라 밥, 잠 같은 기본 욕구 전반에 남자들이 더 많은 주의를 주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 볼만한 사실. 남자는 단지 야하다는 사실만으로 짐승이 아니라는?!
4. 여성이 남성보다 오르가즘을 덜 느낄까?
일단은 ‘그렇다’고 합니다. 보통 조사해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오르가즘을 더 자주 경험하는 걸로 나오죠죠. 이런 현상을 ‘orgasm gap’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때는 아마 생물학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오르가즘을 덜 느끼게끔 만들어져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이야기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생물학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연구들이 많이 나왔어요. 무슨 말인고 하니 만일 이게 생물학적 차이라면 ‘상황’에 상관 없이 어떤 때라도 남성이 오르가즘을 더 자주 느끼는 게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한 연구(Armstrong et al., 2009)에 의하면 여성들이 오르가즘을 느끼는 경우가
ㄱ) 처음의 원나잇(first-time hookups)에서는 남성 대비 32%
ㄴ) 한 상대와 반복되는 관계(repeat hookups with the same sexual partner)에서는 남성 대비 49%
ㄷ) 사랑하는 연인(established romantic relationships)과는 남성 대비 79%
… 정도가 된다고 해요.
즉 ‘정서적 친밀함’이 없어도 오르가즘을 쉽게 느끼는 남성과 달리, 여성은 상대와의 정서적 친밀함이 높아질수록 오르가즘을 느끼는 횟수도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즉, 남녀의 오르가즘 빈도의 차이에는 생물학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상황적 요소도 매우 큰 영향을 줍니다.
근데 왜 여성은 캐주얼한 관계보다 깊은 관계에서 더 오르가즘을 잘 느낄까요?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여성이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데에는 전희(foreplay)가 매우 중요한데 캐주얼한 관계보다 깊은 관계에서 남성들이 여기에 더 관여(?)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5. 남성이 여성보다 캐주얼한 관계를 더 좋아할까?
Clark & Hatfield’s (1989)라는 연구자들이 한 유명한 옛날 실험이 있지요. 남녀 실험자가 길거리에 있는 이성 아무한테 다가가서 “하룻밤을 함께 합시다.”라고 합니다. 그러면 남성들은 70% 정도가 그 자리에서 OK!! 하는 반면 여성들은 한 명도 OK하지 않습니다. 뭐 그래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캐주얼한 관계를 좋아한다라는 얘기도 이미 고전이 되어 있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관념도 꽤 도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 실험(Conley, 2011)에서 가상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위의 실험을 다시 시도해봤는데요 역시 남성이 여성보다 좀 더 쉽게 OK하는 현상이 나타났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파트너의 매력도나 친밀함을 고려하면 이 차이가 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남성은 매력 없고 별로 안 친밀하더라도 원나잇을 OK한 반면 여성은 상대방이 매력 있고 친밀하게 느껴진다면 OK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여성은 원나잇 자체를 싫어한다기 보다 상대방의 특성을 좀 더 고려해서 상대가 맘에 든다면 OK를 한다는 것이죠. 즉 원나잇을 하기까지의 조건이 남성보다 조금 더 복잡하다는 거. 그렇다면 Clark & Hatfield’s (1989)의 실험을 아주 매력적인 남성과 여성 실험자가 했더라면 남녀차가 훨씬 적었겠지요. 여성들도 많이 OK를 했을 테니까요.
그리고 여기에 “여성은 몸을 함부로 허락해서는 안된다.”라는 고정관념까지 고려하면 캐주얼한 관계를 즐기는 데서 나타나는 남녀차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고 합니다.
자. 이렇게 오늘도 이론이 늘어가는 군요. 여러분의 연애력(이/가) +10상승했을 겁니다. 그래봐야 여러분은 하후무라 안생겨요. 연애는 원래 불가능한 거니까, 이렇게 글로라도 배워야죠. 그리고 이런 결과 여자들에게 이야기하면 100% 안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