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ate에 Felix Salmon이 기고한 “The Ice Bucket Challenge Isn’t Going Away”라는 글이다.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기부금이 승일희망재단 – 최우선 목표가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한 전문요양병원 건립이다 -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 이 글을 한국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만큼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측면에서 읽어볼만한 글이다.
아마 한국에서는 제목을 이렇게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 “특정 질병을 지원하는 자선 단체에 막대한 돈을 기부하는 것은 나쁜 생각이다.”
인터넷이 존재하는 한, 바보같은 행위(stunts)는 종종 인기를 끌 것이다. 시체놀이를 기억하는가? 아이싱은 어떤가? 그 놀이들은 유행하다가 사라졌고 별다른 해를 끼치진 않았다.
하지만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다르다. 왜냐하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챌린지는 7월에 시작됐다. 적어도 현재와 같은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 7월이었다. 하지만 8월 13일 이전에는 ALS 협회에서 이 현상에 대한 첫번째 보도 자료를 내놓지 않았었다.
자선 기금은 7월 29일(내 친구 John Careny가 챌린지를 한 날이다)부터 8월 13일까지 2주 사이에 570만 달러(57억 원)가 모였다; ALS 협회는 “에델 케네디부터 저스틴 팀버레이크까지” 모든 사람들이 참여했다는걸 자랑스레 말했다.
다음날 총액은 760만 달러(76억 원)까지 올라갔다: 추가적으로 190만 달러(19억 원)가 24시간 만에 모였다. 하지만 이 유행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았다. 8월 15일, 총액은 950만 달러(95억 원)가 됐고, 8월 22일엔 하루만에 1,150만 달러(115억 원)가 늘어나며 5,330만 달러(533억 원)가 됐다. 8월 24일엔 7,020만 달러(702억 원)에 도달했다. 여기 우리가 1억 달러(1,000억 원)를 향해 가고 있다는걸 보여주는 깔끔한 차트가 있다:
확실히 이 일시적인 유행은 많은 이의 예상보다도 오래 계속되고 있다. 마치 일종의 바이럴(viral) 공장에서 만들어진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나는 이 주제에 대한 41개의 버즈피드 글을 보았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는 유명인이 있고, 퍼질 수 있는 요소(virality)(친구를 “태그” 할 수 있다)와 젖은 티셔츠, 그리고 유머(모든 #fail 영상들)가 있다 – 그리고 결정적으로 임의의 좋은 동기가 붙어 있다.
심지어 이 모든 일시적인 유행들이 엄청나게 바보같고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할지라도, 여전히 ALS에 기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스스로 머리 위에 얼음물을 붓길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말이다.
“무의미한 바이럴 밈을 훌륭한 목표로 바꾸는 것은 좋은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Will Oremus가 Slate에 쓴 말이다. “이 질병을 앓고 있는 12,000명의 미국인과 그들의 가족, 다음 세대들에게” 모여진 돈이 할 수 있는 좋은 일들을 칭찬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특정 질병에 한정된 자선 단체에 돈을 주는것은 기부금을 매우 이상하고,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 특히 당신의 기부가 일회성의 것이라면 말이다. ALS 협회가 이 돈으로 어떤 일을 할까? 그들은 말하지 않았다. 이 협회가 일차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과학 분야다: 그들은 이 질병에 대한 연구와 질병의 잠재적인 치료법에 대한 연구를 펀딩한다.
그러나 ALS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 질병이다: 30년 간 연구를 했지만, 우리는 치료법의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리가 언젠가는 도달해야 할 그 곳에 1억달러 정도면 다가갈 수 있다고 믿을만한 특별한 이유도 없다. 심지어 1백만명의 미국인이 ALS에 각각 100달러씩을 기부한다 하더라도, 전세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의 총량(net positive effect)은 실제로 매우 작을 것이다.
확실히 ALS에 기부되는 돈의 상당부분은 실제로 추가적인 것들이다: 그 돈들은 다른 곳에 기부하려다가 ALS에 기부한 돈이라기보다는, ALS가 아니었다면 기부되지 않았을 돈들이다. 그러나 William MacAskill은 ALS에 기부된 돈 중 50퍼센트 정도가 궁극적으로는 다른 자선 단체에 기부 될 돈에서 나왔다고 추정했다.
따라서 이렇게 질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ALS 협회가 여분의 1억 달러를 갖고, 다른 자선 단체들이 대략 5,000만 달러를 덜 갖게 되는 것이 더 좋은 상태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좋은 상태가 아니라는 답이 나올까 두렵다. 한가지를 살펴보자면, 의학적 연구 – 특히 ALS와 같은 질병에 대한 초기 단계의 의학적 연구 -는 매우 장기적으로 봐야하는 일이다. 이러한 연구들은 과학자들에게 다년간 연구비를 지원해 줘야한다; 아마도 2014년 한 해에 많은 돈을 주고, 그 다음해부터 돈을 주지 않는 일은 좋은 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해가 되는 일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돈의 대부분은 아마도 (당연하게) 단순히 ALS 협회의 대차대조표에 자리잡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약간의 이자를 쌓으면서, 오랜 기간 동안 천천히 조금씩 연구비로 쓰이게 될 것이다.
돈의 가치(효율성) 측면에서 봤을 때, ALS 협회에 돈을 주는 일은 하버드에 돈을 주는 것에 비해 그리 나은게 못 된다. 전면적으로 투자(front-loaded)되면서 효율적이기보다는, 천천히 투자되면서(back-loaded) 비효율적일 것이다.
아마 ALS 협회가 상금을 걸 수도 있을 것이다: ALS의 치료법을 생각해 내는 최초의 사람에게 5,000만 달러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좋은쪽으로 아주 적은 기여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최초가 되면 상금을 받는다는 일회성 기회로는 주요한 과학적 연구 프로젝트에 착수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연구 프로젝트들이 이루어질 때도 여전히 돈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내가 다음 문제점을 지적하게 해준다: 기초적인 의학 연구는 국가적인 수준으로 NIH(미국 국립 보건원)에 의해, 혹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분별 있게 공조되어야 한다. 재능 있는 연구원들을 위해 서로 경쟁하는 자선 단체가 보물 주머니를 갖게 되는게 의학적인 자원들을 최적으로 분배하는 결과를 낼 가능성은 극히 적다.
한편으론 ALS에 가는 돈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수많은 자선 기구들이 있다 – 오늘날 세계를 더 나은 장소를 만들어가는데 돈을 쓸 수 있는 곳들이다. 몇몇은 의학에 기반해서 전세계의 환자들을 치료하는 곳이다; 또 다른 곳들은 교육, 물을 깨끗하게 하는 분야, 동물 구조, 예술, 혹은 단순히 가난한 이들에게 그냥 돈을 주는 곳들이기도 하다. 사실상 이 모든 경우들에는 그 어떤 기부에도 명백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물론 모든 자선 행위들이 명백해야 하거나 즉각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당신이 하려는 일이 덜 좋다면, 장기적으로 이룩하고자 하는 것은 더 많이 좋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ALS 협회가 거기에 속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기묘한 바이럴 현상으로 놀랄만한 수혜를 받는 모든 자선 단체들 중에서 ALS를 최고라고 하긴 힘들다. 오히려 여러가지 면에서 볼때 최악에 더 가깝다. 모든 돈들이 기부되는 동안,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더 큰 효과는 사람들의 “인식”이다 – 그리고 ALS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누구에게도 거의 좋은 일이 되지 못한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ALS에 대해 아는 것은 그 누구도 그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돈은 이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ALS 협회가 주로 그들의 돈을 연구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신경퇴행성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돕기 위해 해야할 중요한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막대하게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질병을 떠올리는게 더 말이 되지 않을까? 예를 들자면 다발성 경화증 같은건 어떨까? ALS는 매우 드물어서 – 협회에서는 매년 미국에서 5,600개의 새로운 케이스가 진단된다고 어림잡고 있다 – 국가적인 자선 현상의 주목을 받는건 조금 이상해보인다.
자선단체에게 예상치 못한 횡재를 선사하는 것이 언제나 멋진 긍정적인 결과를 낳게 되는건 아니다. 따라서 아마도 지금쯤이 ALS 협회에 기부하는 일을 멈춰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대신 다른 자선단체에 기부를 해 보는건 어떨까.
원문: Yoon Jiman
chanel espadrillesHow Gap Can Get Itself Back on Tr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