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4개월 만에 회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제 생애 첫 이직은 이렇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잘될 거라는 기대만 가지고 회사를 옮겼습니다. 결과는 말씀드린 것처럼 암울합니다.
만 3년 차 되던 날, 이직을 결심했고요. 서류전형과 1, 2차 면접까지 보름 만에 마무리했습니다. 너무나도 잘 풀려서 이상함을 못 느꼈습니다. 모두들 이렇게 이직하는 줄 알았거든요. 성급하고 경솔했던 이직은 저에게 아픔만 남겼습니다.
오늘 할 이야기는요. 저의 ‘이직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했습니다. 이직할 때 미리 알았더라면, 누군가 알려줬더라면 좋았을 내용입니다. 앞으로 이직하거나 취업할 때, 꼭 이 세 가지를 기억하려고 합니다.
이직할 때 꼭 확인하자, 체크리스트 3
첫 번째는 ‘돈이 전부가 아니다’입니다. 돈을 좇는 건 중요합니다. 우리는 돈 벌려고 일을 하니까요. 하지만 돈만 생각하면 큰 리스크가 생깁니다. 저는 연봉 앞자리가 두 번 바뀐다는 것에 눈이 돌아서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회사는 많이 주는 만큼 많이 부려 먹습니다. 월초엔 결산 업무로 11시까지 야근을 했고요. 월말엔 회의 준비로 야근과 주말 출근을 했습니다. 연차도 쓸 수 없었습니다. 월요일, 금요일은 팀장이 눈치를 줬고요. 매주 목요일은 팀 회의가 있었습니다. 언제 쉬라는 걸까요?
돈은 정말 잘 모았습니다. 돈 쓸 시간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돈은 내 삶을 위해 번다고 생각합니다. 이직하기 전에는 퇴근 후 운동을 하거나 자기 계발을 위해 학원을 다녔습니다. 이직 후에는 아예 자기 계발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저처럼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면, 돈만 보고 이직했다가 자신의 삶을 날릴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직할 곳의 분위기를 확인하자’입니다. 연봉이나 복지만큼 중요한 것이 회사 분위기입니다. 8시간 동안 부대끼며 일해야 하는데 불편하거나 모난 사람과 일하면 매일이 지옥이 됩니다.
동종업계 이직이라면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 알아봐야 합니다. 어떤 사람과 일을 할지, 팀장은 어떤 사람인지, 업무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 할 수 있다면 업무 외적인 부분까지 살펴야 합니다. 잡플래닛, 블라인드 리뷰도 참고하면 좋습니다.
퇴사를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팀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서였습니다.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업무가 힘들면 사람이라도 좋던가, 사람이 안 좋으면 일이라도 편해야 합니다. 제가 몸담았던 곳은 단 하나도 충족하지 않았습니다. 일은 무식하게 많았고요. 이간질과 험담, 욕설이 난무하는 회사였습니다.
마지막은 ‘동료 퇴사에 동요하지 마라’입니다. 3년 차, 5년 차가 경력으로 이직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합니다. 몸값이 좋은 때죠. 3년 차가 되자 동기들이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떠나는 동기들을 보니 조바심이 났습니다. 같이 시작했는데 저보다 더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부러움도 생겼고요. 나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사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회사 욕을 했습니다. 급여, 발전 가능성, 직상상사에 대해서 말이죠. 저도 평소 마음에 담고 있던 이야기라 같이 맞장구쳤습니다. 이곳은 정말 아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고요. 저도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이직이 좋은 기회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준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에 의해 이직을 한다던가, 분위기에 휩쓸려 퇴사를 결심하는 건 위험합니다. 오로지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남아있는 게 발전 가능성과 기회가 있다면, 과감하게 다음을 노리는 것도 좋습니다. 떠나는 사람은 미련 없이 보내줘야 합니다. 남에게 신경 쓸 시간에 자신에게 집중합시다. 좋은 기회는 타인이 아닌 자신이 만드는 것입니다.
원문: 정소장의 브런치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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