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초등학생이 절반으로 줄었다는데…!
벌써 올해가 시작된 지도 2개월이 지나, 3월이 다가왔습니다. 여러분은 ‘3월’ 하면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싱그러운 봄 날씨, 예쁜 꽃들과 함께 3월에 입학하는 풋풋한 학생들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일부 초등학교는 입학생을 맞이하기는커녕 학생이 없어 폐교를 걱정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약 두 달 전 보도된 뉴스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학생이 감소하여 문을 닫은 초∙중∙고 학교는 103개나 되고, 지난해 신입생을 받지 못한 초등학교는 무려 145개나 된다고 합니다. 뉴스에서는 이 소식을 심각하게 전달하고 있는데, 막상 주변을 둘러보면 정말 초등학생이 줄어들고 있는 것인지 좀처럼 체감이 되지 않는데요! ‘학생 수가 정말 줄어들었을까?’라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제가 졸업한 경기 내혜홀초등학교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제가 졸업하던 2011년 당시 전교생 수는 1,000명이 넘었지만, 지금은 432명으로 13년 동안 약 40% 감소한 수준이었어요. 40%나 줄어들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아마도 이런 경향은 제가 졸업한 학교 이외에도 수많은 다른 학교에서도 나타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따라서 전국 초등학생 수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통계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해서 정말 초등학생과 초등학교 수가 감소하고 있는지,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는 학교나 지역이 있다면 어디인지 등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1. 주인을 잃은 교실 안 절반의 책상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초등학생은 약 260만 명으로, 이는 서울 올림픽 경기장 약 39개를 가득 메울 수 있을 정도입니다.
2023년 기준 초등학교는 6,364개 존재하며, 평균적으로 학교 하나당 약 409명의 학생을 수용하고 있는데요. 이 숫자는 지난 시간 동안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요? 1965년도부터 2023년까지의 데이터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시각화는 1965년부터 2023년까지 초등학생과 초등학교 수를 나타낸 콤보 차트입니다. 차트에서 막대는 초등학생 수, 갈색 선은 초등학교 수의 변화를 표현하고 있는데요! 왼쪽의 y축은 학생 수를, 오른쪽의 y축으로는 학교 수를 알 수 있습니다.
막대 길이의 변화를 보면 초등학생의 수가 평균 12년 간격으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지만, 최근으로 올수록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이 가장 많았던 1971년과 비교해 보았을 때, 2023년 초등학생 수는 약 55.1%나 감소한 수치에 해당했어요. 반면, 선의 높낮이 변화를 통해 초등학교는 1987년부터 감소하다가 2001년부터 다시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교 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최근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학교도 새로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해요.
학교 수는 늘어난 데 비해 학생 수가 줄어들었다면, 한 학급의 학생이 전보다 훨씬 줄어들었을 것 같은데요. 지금은 한 학급에 몇 명의 학생이 있을까요? 1999년부터 2023년까지의 학급당 학생 수 데이터로 알아보겠습니다!
위 시각화를 보면 학급당 학생 수는 24년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는데요. 1999년에는 35.4명이었던 학급당 학생 수가 2023년이 되자 20.7명이 되며 약 41% 줄어들었습니다. 한 학급의 책상과 의자 약 14쌍이 사라진 셈인데요, 이제는 교실이 텅 비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 같이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경향은 전국 대부분의 시도에서 유사하게 나타났습니다.
위 시각화는 2012년 대비 2023년의 시도별 학생 수 증감률을 나타낸 양방향 막대 차트입니다. 중앙의 0을 기준으로 학생 수가 증가했으면 오른쪽으로, 감소했으면 왼쪽으로 막대가 뻗어 있는데요! 막대의 길이로 2012년에 비해 2023년에 학생 수가 얼마나 크게 변화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2개의 시도(세종특별자치시, 제주특별자치도)를 제외하면 2012년에 비해 2023년의 학생 수가 감소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크게 학생 수가 감소한 서울특별시는 초등학생 증감률 -24.2%로 약 12만 명이나 감소했습니다.
한편, 앞서 언급한 세종특별자치시, 제주특별자치도는 각각 +0.9%(359명), +360%(25,524명) 증가율을 보였는데, 절대적인 수치의 변화는 타 시도의 감소량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2. 오히려 도시의 학교에서 줄어드는 학생들
전국의 초등학생 감소 추세를 확인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모든 초등학교에서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을까?”, “혹시 어느 초등학교에서는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교육통계서비스에서는 전국의 초등학교마다 연도별 전교생 수를 제공하는데요. 2008년부터 2023년까지 각 초등학교별 연도별 전교생 수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대다수의 학교는 연도별 학생 수가 등락을 반복하는 패턴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패턴을 보인 학교는 전체(폐교 포함) 7,241개 중 6,023개, 83.18%를 차지했어요.
그러나 1,008개(13.92%)의 학교에서는 학생 수가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한 학교 210개(2.9%)에 비해 5배 많은 정도였습니다.
학생 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학교는 다음 해에도 학생 수가 감소할 여지가 있다고 예상해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학교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해 보았습니다.
매년 학생 수가 감소한 1,008개의 초등학교는 어디에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이미 학생 수가 적은 지방에서 지속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정말 이 학교들이 지방에 있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먼저, 지역 규모를 기준으로 특별/광역시, 시, 읍, 면, 특수지역으로 분류하여 분포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매년 학생 수가 감소한 학교가 많이 분포한 지역은 읍, 면 지역이나 특수지역이 아닌 시, 특별/광역시 지역으로 나타났습니다. 의외의 결과였는데요! 시 지역과 특별/광역시 지역이 전체의 64.8%를 차지하고 있어, 지방보다 도시 지역의 많은 학교들이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도시 지역에서 꾸준히 학생 수가 감소하는 초등학교가 많다니, 이와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 지역이 어디일지 궁금했는데요. 위 시각화는 학생 수가 매년 감소한 초등학교의 시도별 분포를 나타낸 단계 구분도입니다. 지역이 짙은 붉은색에 가까울수록 꾸준히 학생 수가 감소한 학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차트를 보면 가장 짙은 색을 띈 지역은 경기도로 전체 1,008개 중 205개의 학교가 분포해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 중에서도 수원에는 32개의 학교가 분포했는데요. 수원은 2024년 1월 기준 경기도 내 인구수 1위임에도 불구하고, 학생 수가 꾸준히 감소한 학교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3. 지방 초등학교의 소멸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학생 수의 감소는 끝내 폐교로 이어지게 됩니다. 지난 시간 동안 학생 수가 감소해 오다 끝내 문을 닫은 학교들에 대해서도 데이터로 살펴보았습니다. 2008년부터 2023년까지 교육통계서비스에 폐교 사실을 보고한 학교들의 데이터를 활용했어요.
지난 15년 동안 전국에서 문을 닫은 초등학교는 540개입니다. 그중 학생 수가 10명 미만 존재한 상태에서 문을 닫은 폐교는 전체 중 217개(40.18%)나 되었으며, 또 학생 수가 끝내 0명이 되어 문을 닫은 학교는 전체 폐교 540개 중 240개(44.4%)였습니다. 폐교 역시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학생 수가 적은 지방에서 더 많이 발생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정말 그럴지 지역 규모별로 폐교의 분포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위 시각화는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지역 규모별로 폐교 수 분포를 나타낸 막대 차트입니다. 폐교가 많이 분포한 지역은 예상대로 면 지역이나 특수지역처럼 대체로 인구수가 4,000명 미만인 곳으로 각각 전체 폐교의 47.22%, 35.75%를 차지해, 이를 합하면 무려 82.9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폐교들이 실제로 위치한 시도는 어디일지 알아보았는데요!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시도별로 전국에서 폐교한 학교 수를 막대 차트로 만든 뒤, 폐교 수가 많은 지역 순으로 정렬해 보았습니다.
전라도와 경상도, 강원도 순으로 폐교가 많이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지역들은 인구수가 평균 3,000명이 채 되지 않는 면 지역과 섬이나 산에 위치해 발길이 닿기 어려운 특수지역에 위치했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전라도의 경우, 문을 닫은 162개의 초등학교 중 141개(87%)는 면이나 특수지역에 있었고, 경상도는 160개 폐교 중 136개(85%)의 학교가 면이나 특수지역에 있었습니다.
반면 경기도를 포함한 특별/광역시 지역은 모두 낮은 폐교 수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특히 광주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는 단 하나의 학교도 문을 닫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인구가 밀집되고 비교적 인프라가 좋은 지역의 학교는 폐교 확률이 낮지만, 지방의 면 지역이나 특수지역의 학교는 문을 닫을 확률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어요.
에디터의 한마디
지금까지 데이터를 활용해 초등학생과 초등학교와 관련된 특징을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1971년에 비해 학생 수가 절반에 가까운 수치로 줄어들었다는 사실과 가장 낮은 시점이 2023년, 가장 최근이라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또 학생 수가 매년 빠짐없이 꾸준히 줄어드는 학교는 오히려 도심에 많다는 점, 이미 문을 닫게 된 지방의 폐교의 분포를 통해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학교가 줄어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본문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초등학생 수가 감소하는 이유는 낮아지는 합계출산율 때문이라고 합니다.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 중 출생, 사망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전년 대비 0.06명이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즉, 앞으로 초등학생이 늘어날 가능성조차도 줄어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어요.
저는 종종 제가 졸업한 학교가 있는 동네를 찾아가 추억을 떠올려보곤 합니다. 어릴 적 뛰어놀던 운동장과 맛있는 간식을 사 먹었던 학교 앞의 분식점과 문방구를 보며 여전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소소한 행복인데요! 오늘의 글을 쓰며 ‘우리 학교도 학생 수가 줄어 문을 닫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여러분들도 네이버에 졸업했던 초등학교 이름을 검색해 학생 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세요!
원문: NEWS JELLY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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