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누군가에게 관심이 가고, 사랑을 느끼고, 편안함을 느끼는 데에는 당신의 부모님이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이에 대해서 당신은 알아챌 수도 있고,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외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어떻게 부모님이 당신의 연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아봅니다.
행복 재현의 욕구
나는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날 거야!
나는 엄마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경우입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양육자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사랑이 충분했다면, 우리는 반대되는 성의 부모님의 모습을 토대로 이상형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신이 살면서 받았던 사랑의 방식과 비슷하게 또다시 건강하게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가 발현되는 것이지요. 만약 아버지가 자신을 많이 귀여워하고 챙겨주었던 여성분이라면, 비슷하게 자신을 귀엽게 여기고 챙겨주는 남자에게 끌릴 수 있습니다.
익숙하지만 다른 결말의 욕구
이 케이스는 여전히 부모님과 비슷한 유형의 상대를 찾지만, 그 이유가 조금 독특합니다. 부모님이 부정적인 양육 태도를 보였어도 닮은 사람을 연애 상대로 고르거든요.
예를 들어 볼까요?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그다지 애정 표현도 해주지 않았던 아버지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 아버지와 행동 양식이 비슷한 남자를 선택하는 겁니다.
이런 선택에서 작용되는 심리는 ‘익숙함’ + ‘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다른 결말을 맺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싫고 함께 살기 힘들었던 아버지지만, 그런 모습이 머리에 각인되어 버린 겁니다. 그래서 비슷한 면을 가진 남자에게 동일한 감정을 느끼는 거죠. 그런 남자가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일종의 편안함으로 다가오는 겁니다. (완전히 새로운 유형은 이해하기도 힘들고, 낯설다 여길 수 있죠)
거기에 더해, 자신이 자라는 과정에서 느꼈던 수많은 좌절과는 다른 경험을 하고 싶은 희망이 반영되기도 합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아버지와 비슷한 남자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새로운 결과를 만들고 싶은 것입니다. 현재의 이 상대는 무뚝뚝했던 아버지와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아버지와는 다르게 나에게 많은 표현을 해주는 사람으로 변모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겁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만난 사람 역시 아버지가 그랬듯이 변화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변화는 자신이 문제의식을 느껴야 시작되는 거지, 상대가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애정과 존경의 복잡한 욕구
반대로 부모님으로부터 받지 못했던 사랑과 관심, 애정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도 합니다. 살면서 애정 결핍을 느꼈던 사람들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반대의 케이스도 있습니다. 애정을 갈구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애정을 잘 주지 않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죠. 이들에게서 보이는 독립적이고, 강인하고, 자신의 일에 열중하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왜 이들에게 끌리는 걸까요? 상대가 나를 이끌어주고, 챙겨주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에게서 자신에게 없는 모습들을 발견하고 매력을 느낍니다. 독립성, 강인함, 높은 성과 등이죠.
그 이유는 자신이 과거에 사랑받지 못했던 이유를 자신의 부족함에서 찾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독립적이지 못했고, 강인하지 못했고,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해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조건부 사랑’ 공식을 머릿속에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고르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앞서 말했듯이 이들이 독립성, 강인함, 성과주의에 집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작 자신이 원하는 애정과 관심을 덜 줄 수 있다는 것이죠. 이들은 그런 관계나 그런 표현 같은 것에 익숙하지 않고, 필요성도 잘 못 느끼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어쨌든 이들은 눈앞의 애정보다 강인함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단순히 애정만 꾸준히 주는 사람은 눈에 차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믿고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이유죠.
단지 외로움을 없애고 싶은 욕구
이 케이스는 사실 상대가 그렇게까지 마음이 가지 않지만, 현재의 외로움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에 만나는 경우입니다.
딱히 끌리지도 않는데도 상대를 만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서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룰 것입니다. 다만 미리 말해둘 케이스는, 자신의 부모님이 외도를 한 경우입니다.
그럴 경우 ‘내가 가장 믿고 사랑하는 사람도 신뢰를 저버리고, 갑자기 애정을 주지 않고,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각인이 머리에 박힐 수 있습니다. 이때 이 사람의 애착 프로그램에 새로운 생각이 자리 잡습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는 있지만, 마음을 주고 깊은 관계를 기대했다가는 크게 상처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이죠.
그래서 이들은 대단히 열정적인 사랑도 기대하지 않고, 상대방이 가깝게 다가와도 거리를 유지하게 됩니다. 언제든 떠나도 좋다거나, 나도 떠날 수 있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할 수도 있죠. 왜냐하면 자신은 사랑을 믿지 않고, 상대도 자신의 부모님처럼 신뢰를 어길 수 있다 생각하니까요.
이들은 이 방식이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음속에 외로움은 계속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상대를 찾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는 것이죠.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요? 부모님과 비슷한 사람인가요? 아니면 정반대의 사람인가요? 스스로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원문: 멘디쌤 조명국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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