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절반은 요플레_소비자 사연 모음
친구들은 대부분 엄마의 손을 잡고 소풍 길을 떠났다. 갈 길을 잃은 나의 손은 가방끈을 단단히 잡았다. 장사를 하시는 부모님은 가게를 비워둘 수 없었다. 엄마는 도시락과 콜라, 과자를 챙겨주며 잘 다녀오라고 했지만 내 마음은 신나지가 않았다.
나만 빼고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훼방 놓듯 혼자 소풍가방을 뒤적거렸다. 그런데 그게 나왔다. ‘요플레’. 엄마가 챙겨준 특별한 간식. 요플레 뚜껑을 뜯어 핥아먹어보았다. 그때 담임선생님이 날 발견하시고 웃으시며 한 마디 하셨다. 그 말이 비구름 가득했던 나의 마음을 맑게 만들었다.
“우리 OOO는 요플레도 참 예쁘게 먹네”
마시즘의 이야기냐고? 아니다. 지난 <요플레와 나>의 사연공모에서 최O명 독자님께서 보내준 이야기는 우리를 초등학교 소풍 자리로 옮겨준다. 그저 맛있는 간식인줄로만 알았는데, 우리에게는 추억도 가득했구나. <요플레 40주년 히스토리>를 올린 후 무려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요플레에 대한 추억을 나누어 주었다.
오늘 마시즘은 그 중에서 사연들을 고르고 골라 소개하는 ‘요플레디오’ 시간이다. 우리에게 요플레는 무엇이었을까?
요플레 요정의 정체는 ‘엄마’
첫사랑 같은 간식, 요플레의 첫 기억에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엄마’다. 대부분의 사연이 요플레의 첫 기억에 엄마와 할머니를 이야기했다. 어린 시절 엄마가 손에 쥐어준 요플레 숟가락으로 요플레를 꿀떡꿀떡 먹은 이야기, 퇴근길에 요플레 8개 묶음을 사 오셨던 엄마를 기다린 이야기.
“어렸을 때부터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느라 간식도 식사도 제대로 못했어요. 8살에 완치 판정을 받고 엄마가 간식으로 요플레를 주셨는데 정확하게 기억이 나요. 그때 요플레를 처음 먹어보고 부모님게 매일 요플레 달라고 땡깡을 부렸죠. – 정O리님 사연”
반찬 투정을 하고, 기분이 나빠 울다가도 요플레를 먹으면 너무 맛있어서 눈이 동그래지고, 뚜껑까지 꼼꼼이 핥아먹은 이야기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그렇다면 그 요플레를 건네며 우리를 바라본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요플레를 먹고 짓는 표정처럼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그것은 내가 부모가 되어 뒤늦게 알기도 한다.
“우리 딸이 아가일 때 첫 요플레를 주었어요. 아파서 죽도 못 넘기는 딸에게 요플레 딸기는 생명수였죠.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딸은 아프고, 피곤하면 요플레 딸기를 먹어요. – 민O현님 사연”
복숭아인가, 딸기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사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요플레에는 40년간 풀지 못한 숙제가 있었다. 과연 요플레는 “복숭아가 맛있을까?, 딸기가 맛있을까?”이다. 사연을 보내준 사람들 역시 자신의 최애 요플레로 이 두 제품을 뽑았다.
“복숭아를 제일 좋아해서 남겨놓으라고 했는데, 혈육이 딸기만 남겨놔서 싸웠죠(전O희)”
“역사와 전통이 있는 딸기맛이죠(김O지님)”
“당연히 딸기맛(안O훈님)”
“역시 복숭아가 진리가 아닌가(유O준님)”
그래서 요플레 두 가지 맛 중에 가장 맛있는 맛을 고르기로 했다. 이 간단한 설문조사에 무려 5천명이 참여했다. 부먹과 찍먹(탕수육), 팥붕과 슈붕(붕어빵), 엄마와 아빠(가족)급의 어려운 선택지에서 과연 승자는 누굴까? 결과는 70%의 득표를 차지한 ‘요플레 딸기’의 승리였다.
그런데 한 사연은 이 문제를 새롭게 해결했다.
“요플레 딸기와 요플레 복숭아를 섞어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김O희님).”
어? 나는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요플러버들이 말하는 요플레를 즐기는 법
요플레는 언제 가장 맛있을까? 요플레는 즐기는 방법에 따라 맛이 다르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날씨에는 냉동고에 요플레를 넣어 먹는다는 사연이 많았다. 5분 정도만 넣고 시원할 때 먹는다는 사람부터, 10분 정도 넣어서 살짝 얼린다는 사람, 아예 뚜껑을 열고 요플레 숟가락을 꽂고 얼려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 요플레를 사랑하는 ‘요플러버’들은 자신만의 요플레 레시피를 가지고 있었다.
· 얼먹형(Lv.1) : 살짝 얼음지게 냉동실에 넣어 샤베트로 즐겨요 (최O영님)
· 첨가형(Lv.2) : 시리얼을 첨가해서 먹거나, 과일잼을 더해 먹어요 (박O혜님)
· 샐러드형(Lv.3) : 요플레 플레인을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맛있습니다 (김O님)
· 가루형(Lv.4) : 요플레 플레인에 미숫가루, 강황가루, 아로니아가루 섞으면 맛있어요 (김O정님, 김O분님)
· 믹스형(Lv.5) : 아이스크림에, 식빵에 더해먹으면 맛있어요 (임O훈님)
· 마음가짐형(Lv.99) : 경건한 마음으로 윗부분을 핥아먹고, 최대한 천천히 먹어야 맛있습니다 (김O애님)
<요플레 유니버스>에서 소개한 요플레의 여러 변형들이 있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플레 민트초코, 요플레 옥수수, 요플레 샐러드… 빙그레, 이것이 요플레가 가야 할 길입니다!(아니다).
추억을 떠먹는 요플레, 우리에게 요플레는 무엇이었을까?
“요플레를 너무 좋아해서, 밤에 냉장고에 가서 꺼내먹다가 잔 적도 있어요. (오O빈님)”
요플레는 우리에게 가장 맛있고, 건강한 간식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것들이 이 작은 사각통에 담겨있다. 사람들은 요플레를 좋아하는 이유로 ‘맛’과 ‘건강’뿐 아니라 ‘정’을 이야기했다.
아플 때 엄마가 사준 요플레의 맛, 목욕탕에 끌려갔다가 만나게 된 요플레의 맛, 친구와 요플레 하나를 함께 나눠먹던 기억까지. 요플레는 40년 동안 우리와 함께하며 울고 웃으며 정을 쌓았다.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를 배고프게 만든다. 오늘은 국민간식, 아니 우리의 가장 절친한 친구였던 요플레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언제나 변함없는 맛과 건강을 가진 요플레, 요플레를 뜬 숟가락에 새로운 추억도 함께 담기길 바란다.
못 다 전한 재미있는 요플레 사연들
“국화꽃 향기에서 요플레를 좋아하는 희재를 위해 동네의 요플레를 다 사서 문 앞에서 고백하는 장면이 기억나요 (김O현님의 사연)”
“저희 집은 원래 슈퍼를 했는데 처음 먹은 요거트가 요플레예요. 나중에는 파는 것보다 제가 더 먹는게 많아서 엄마가 그만 먹으라고 했던(ㅋㅋㅋ). 나중에 가게를 접을 때 이사를 가면서 시원하게 얼려 먹은 것도 요플레거든요. 그래서 어릴 때 생각하면 요플레가 먼저 떠올라요(민O님의 사연).”
“초등학교시절 교회에서 성탄절 공연준비를 하는데 연습이 끝나면 선생님이 요플레를 하나씩 나눠주셨어요. 선생님이 당시에 빙그레에 다니셨던 거 같은데 일이 끝나시면 요플레를 간식으로 사서 오셨죠. 처음 맛 본 요플레의 맛이 진짜 환상이어서. 연습 빼먹고 놀러가고 싶어도 요플레때문에 꼬박꼬박 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제가 맛있게 먹던 요플레를 여섯살 우리 둥이들이 함께 먹습니다(김O진님의 사연)”
“중학생때 좋아하는 여자애가 아침을 굶고와서 항상 요플레를 챙겨 갔던 기억이 있어요(임O훈님 사연)”
※ 본 콘텐츠는 ‘빙그레 뉴스룸’에 기고한 마시즘의 원고입니다. 빙그레 뉴스룸은 빙그레의 새로운 소식과 히스토리, 맛있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마시즘은 빙그레 뉴스룸에서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