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이 많아요
대부분 일이 많다. 하루, 일주일, 한 달… 돌아오는 기간에 맞춰 각각 해야 하는 일이 존재한다. 거기에 수시로 치고 들어오는 녀석들도 있다. 늦지 않게, 밀리지 않게, 적절한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칼퇴를 사수하면서 이 모든 것들을 해내는 게 쉽지 않다.
원래부터 (직장은)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너무 당연해서 동료들이나 대표에게 상의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왜 우리가 매일같이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왜 일은 줄지 않고, 제어도 되지 않고, 기대하는 대로 되어가지 않는지 말이다.
할 수 있는 만큼 일을 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이 많은 가장 큰 이유다. 회사는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고,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고객을 시장으로부터 유치하는 것도, 유치한 고객을 유지하는 것도 모두 필요하다. 업무가 시시각각 변화할 수밖에 없다. 그 변화는 고스란히 내 일에 대한 변화로 귀결된다.
업종에 따라 ‘약속한 시간에 상시/비상시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무시간 안팎으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시스템을 가동하고, 이를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속한 시장과 상대해야 하는 고객,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방법, 추가 거래를 통해 관계를 유지존속하느냐에 따라 내 일은 계속 바뀐다.
그래서,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사업상 스케줄에 따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매우 당연한데, 대부분 대충 한다. 정확히 기획·계획·계산·계측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에 치여 산다.
일에 치여 살지 않기 위해 4가지만 인정해 보자
하지만 일에 항상 치이는 사람을 옆에서 볼 때, 정말로 일이 많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항상 일이 많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에게는 4가지 문제가 있다.
-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여, 일을 수습하기 전에 또 다른 일을 벌리는 과신의 문제
- 유연하지 못하게 관행만을 고수하려는 경직된 태도를 가진 독불장군식 의사 추진의 문제
- 두서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일을 하는 우선순위 설정의 문제
- 고집을 피워 욕심대로 끝까지 해내려는 앞뒤가 꽉 막힌 태도의 문제
이 문제를 겪는 사람들은 일의 본질로부터 멀어져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일에 치이거나, 정말 해야 하는 일만 하면서 개인에게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발전도 챙기지 못하게 된다.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1. 과신하지 말고, 인정하자
하루에 8시간, 점심시간을 포함해도 총 9시간이다. 최상의 효율을 발휘하려면, 시장과 고객과 관계를 맺는 우리 회사의 방식이 충분히 검증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하루 만에 중요한 업무를 모두 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스스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하루는 생각보다 짧아. 이 하루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한된 N가지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 하는구나.
각각의 업무가 가진 난이도는 어떤 일인지, 언제까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정확하게 예측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 예측은 업무의 수준과 요구되는 난이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과 자원, 변수 등을 충분히 경험하며 배워갈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스스로의 성장 추이를 정확히 인지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뭘 더 공부하고 매진해야 하는지 인지할 수 있다. 인지하고 나면 점차 이를 채워가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2. 언제든 변화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두자
목표는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 변화가 있다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을 변화하는 것뿐이다. 이 작은 변화는 또 다른 과정 설계를 불러오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반대로 임하려 한다. 과정은 유지하되, 임하는 태도만을 더 열심히 하는 방식으로 바꾸려 한다. 과연 태도의 변화가 결과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Input에 임하는 태도는 그 자체로는 Input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Output을 바꾸려면 Input에 걸리는 과정상의 내용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3. 우선순위를 재조정하자
매일 주어지는 일이 비슷하고 그 일을 하는 방식도 확정되어 있다면, 순서대로 하면 될 것이다. 처리하는 과정도 같고, 만들어야 하는 결과값도 같으니까. 그런데, 정말 그렇게만 돌아갈까? 아니다. 어딘가는 미묘하게 변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변화를 캐치해서 일의 순서를 재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각각 일의 중요도, 시급성을 고려하여 적합한 우선순위부터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 그래야 오늘까지 해야 하는 일을 내일로 미루거나, 어제 끝냈어야 하는 일을 퇴근이 가까운 시간까지도 끝내지 못하는 불상사를 최소화할 수 있다.
4. 결국, 답은 유연함과 균형감이다
절대 변치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일로 맺어진 이들과의 신뢰를 깨지 않는 것이다. 이 신뢰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최소한의 기대치를 꾸준히 만들어 내기 위하여, 꼭 해야 하는 것을 제때 해낼 수 있음을 계속해서 입증해 나가면 된다. 일과 일 사이의 관계, 그 일로 맺어진 이들과의 관계에서 적절한 균형감을 갖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반응을 이끌어내야 한다.
마무리하며
어떤 일을 하든 위의 4가지 원칙을 고수하자. 그러면 오늘 또는 지금,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골라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들은 내일 혹은 그 너머로 미뤄 버리자. 그러면 오늘까지 마쳐야 할 일의 분량이 보일 것이다. 일의 부담이 줄어들어 마음이 가벼워지니, 하루를 비교적 가볍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 나의 정확한 상태를 진단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단, 그 진단을 나 스스로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올라야만 가능하다. 그러니 이것저것 귀찮다면 내가 가진 한계에 대해 인정하자. 그리고 일에 대한 계획과 목표를 단기적으로, 중장기적으로 동시에 잡아서 운영해 보자.
원문: 김영학의 브런치스토리
작가 소개
16년차 전략 컨설턴트, 이직스쿨 김영학 대표. 6년이 넘는 동안 1,500여 명의 직장인을 만나 커리어 코칭을 진행해 왔습니다. 함께한 사람들이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으로,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로 취업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수년간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전략 기반의 비즈니스 컨설팅을 진행했으며, 현재는 전문 비즈니스 코치로도 활동 중입니다.
직장생활과 커리어에 인사이트를 주는 글을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이코노미 리뷰에 〈직장에서 생존〉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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