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를 보고도 못 본 체 지나가 버리면서도 면죄부를 사려고 돈을 바치는 사람은, 교황의 면죄부를 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는 것이라고 가르쳐야 한다.
54. 설교할 때 하나님의 말씀보다 면죄부에 같은 시간이나 훨씬 긴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 그러한 행위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모욕 행위이다.
<마틴 루터가 로마 카톨릭에 항거하여 게시한 95개 조 반박문 중 45항, 54항>최근 한국 기독교의 거대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는 ”교단 설립 100주년을 맞아 전체 헌법 개정안 가운데 일부로 십일조를 하지 않는 교인에 대한 교인자격 정지 조항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교인 자격이란 교회 장로, 권사 등에 대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뜻한다. <2013년 8월 중앙일보 >
1517년 신학교 부교수였던 마틴 루터는 부패한 권력인 로마 카톨릭에 대항하여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는 내용의 반박문을 비텐베르크 성 교회 정문에 붙였다. 돈이 필요했던 바티칸이 죄를 사하여 준다는 면죄부를 팔았고 황제의 권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독일에서 주로 판매가 되었는데, 성직자들에게 면죄부 판촉 활동을 강요하는 것을 보다 못해 뚜껑이 열린 마틴 루터가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낸 것이다.
그 이후 칼뱅으로 이어진 카톨릭에 ‘항거(protest)”한 개혁 세력이 주축이 되어 지금의 개신교가 태동한 것이다. 그래서 개신교도들을 Protestant라고 부르는 것이다. 타락한 정치세력이었던 로마 카톨릭에 대항하는 또 다른 정치적 세력이었다기 보다 교황이라는 ‘보스’ 체제의 비 성서적인 점을 개혁하여 다시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로 돌아가자는 개념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었던 것이다.
그 후 500년이 지난 지금은 어찌보면 정 반대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카톨릭계에서는 근세에 드문 개혁적(?)인 인물인 프란치스코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이 되었다. 그를 보고 “개혁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 있다. 그의 그저 “정상”적인 행동들이 그동안의 “비정상”적인 것들을 부끄럽게 하고 스스로 고쳐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에 자리잡고 있던 그 “비정상적”인 것들이 시멘트 처럼 견고하게 굳어 있기 때문에 녹아내리기 보다 부서지고 있어 “개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카톨릭이 비난 받아왔던 부분들을 몸에 밴 낮아짐과 검소함으로 혁파하면서 성서에 나온 예수님의 핵심 메시지를 설파하고 나선 것이다. 그간 개신교도들이 비판해 오던 교황의 신성화, 우상화에 대해서도 행동으로 하나하나 안에서 조용히 개혁아닌 개혁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본과 부의 쏠림 현상에 대한 비판적 견해들을 보고 전 세계의 소위 ‘가진 자’들은 그를 ‘빨갱이’로 낙인 찍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낮은 무대로 내려가버린 프란치스코 교황을 쫓아 내려갈 용기는 없어 그저 위에서 주둥아리로 비난할 뿐이다.
그는 교황직에 선출될 당시에 전통적으로 교황 선출자가 전통적으로 착용하는 붉은색 교황용 모제타를 입지 않았으며, 전례를 집전할 때에도 입는 화려한 장식이 없는 검소하고 소박한 제의를 입는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순금으로 주조해왔던 어부의 반지를 도금한 은반지로 교체하였으며, 목에 거는 가슴 십자가는 추기경 시절부터 착용하던 철제 십자가를 그대로 고수하였다. – 위키 피디아 –
한편, 최근 한국 개신교는 ‘성서’에서 오히려 멀어지고 있어 하락하는 신도수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 요즘은 일부가 아닌 대다수로 여겨질 정도 – 대형 교회들의 비리와 권력에 취한 인기 목사들의 성추행, 헌금의 사금고화, 세습 등 우리나라 재벌사회 또는 정치판에서나 볼 수 있는 비리 종합선물세트가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 마냥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마틴 루터의 95개 조 반박문을 이제 우리나라 대형 교회 현관 게시판에 걸어야 할 형국이다.
사실 우리나라엔 프란치스코 교황 만큼 또는 그 보다 더 존경할 만한 실천적 삶을 사는 목회자들이 아직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화 된 대형교회들이 기독교와 예수님 얼굴에 공개적으로 뿌려된 먹물이 하도 많아 그분들까지 싸잡아 비난 받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번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걸었던 슬로건이 “비정상의 정상화”이다. 세월호 사태 이후에는 사회에 쌓인 적패를 도려내겠다고 한다. 어려운 용어 써가며 용쓰고 있다. 오히려 그나마 정상이었던 것들 마저 비정상적으로 만들지만 않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반복된 거짓말에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비정상을 어떻게 정상화 할 것인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몸소 실황 중계해 주시고 가셨으니 복기하면서 배우라. 청와대로 불러 직접 만나도 봤으니 개인 과외도 받은 샘 아닌가?
마틴 루터의 95개 조 반박문도 참고하라. 무슨 사회를 뒤집겠다고 선동하는 개혁 선언문이 아니다. 극히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것들로 돌아가자는 평범한 의견서이다. 한국 교회와 한국 정부는 눈이 있고 귀가 있으면 이제 알아 먹을 때가 되었다.
국민이 바라는 정상화가 무엇인가? 극히 기본적인 것들이다. 정부는 국민을 위한 마음으로 5년을 꽉꽉 채우는 것이 정상이고, 국회는 자기를 뽑아준 국민을 올바로 대변하고 불의에 맞서 국회에서 대신 싸워주는 것이 정상이며, 교회는 가난하고 병든자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정상이며, 기업은 열심히 정당하게 돈 벌어 세금 팍팍 내서 사회에 이바지 하는 것이 정상인 것이다.
나도 기업하겠다고 나섰으니 세금 많이 내는 기업이 되어 정상적인 사람(법인)이 되고프다.
원문 : iPortfol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