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기 전 「내 ‘최애’랑 채팅하기? 디어유 버블에서는 가능합니다」를 참고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디어유 버블의 문제 정의
버블과 하는 최애와의 소통이 너무 좋아! 그런데 소통이 오지 않는다면 어떡해야하지? 버블에 들어갈 이유가 없는데…
앞선 포스팅에서 디어유 버블의 포지션과 유저 경험,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사용자의 최상위 Pain Point를 도출해냈다. 즉 버블의 채팅 기능 외에는 확장 기능이 부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디어유 버블에 필요한 MVP를 정의할 차례다.
디어유 버블의 사용자 인터뷰를 참고할 때, 버블에 접속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아티스트가 보낸 버블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이 먼저 찾아보지 않아도, 아티스트 쪽에서 먼저 소통을 시작함으로써 사용자가 아티스트에게 꾸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저 역시 바쁘면 팬클럽 활동에 소홀해지는데, 버블은 아티스트에게서 지속적으로 오기 때문에 열심히 참여하게 됩니다.
- 디어유 버블 사용자 인터뷰 중
그래서 생각했다. 디어유 버블에는 ‘수동적인 면모’가 있다. 팬클럽 활동은 분명한 취미 영역이다. 취미는 사용자의 일상에서 1순위가 될 수 없다. 반면 현재의 덕질은 챙겨야할 것이 많다.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버블은 사용자에게 먼저 다가옴으로서, 적극적 활동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1) 사용자에게 ‘먼저’ 다가온다는 특성을 살리고, 2) 사용자의 덕질을 떠먹여 주면서 3) 채팅 소통 외에도 사용할 수 있는 확장 기능은 무엇이 있을까?
디어유 버블에게 제안한다, 캘린더 기능
- 캘린더 기능은 왜 필요할까?
소통을 더 특별하게
버블이 가지고 있는 비전이다. 단순히 채팅을 나누는 것을 넘어서, 특별한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특별한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어떻게 해야 일상에 스며들게 만들 수 있을까?
현재 버블에서는 ‘모아보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아티스트가 보낸 미디어와 음성 메시지를 모아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단순히 사진을 나열해서 보내줌으로써 날짜별로 나눠볼 수 없다는 것이다.
디어유 버블 내에는 ‘캘린더’ 기능이 존재한다. 공식 스케줄을 올린다는 명목하에 유지되는 곳이지만, 실제로 올라오는 스케줄은 없다시피 하다. 방치된 기능이나 다름없다고 보여진다.
- 추억도 아카이빙이 필요하다
디어유 버블은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보내는 커뮤니케이션 기간이 셀링 포인트다. 그래서 오래 버블을 구독할수록 답장 글자 수를 늘려주는 베네핏을 주거나, 기념일을 축하해 준다. 즉 만약 내가 구독을 해지하게 된다면, 같이 보낸 시간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점을 이용해서 구독자의 구독을 지속하게 할 수는 없을까? 라고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이 캘린더 기능을 추억보관 용도로 사용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티스트가 보낸 메시지와 미디어(사진, 버블 라이브)를 캘린더에 자동 아카이빙되게 만드는 것이다.
비슷한 기능으로 ‘Pl@Y’ 어플의 포토 달력이 있다. 보통 자신이 본 영화나 뮤지컬을 기록하는 데에 사용한다. 날짜별로 사진을 지정하여 하나의 달력으로 만들 수 있다. 이 기능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스케쥴을 미리 확인하거나, 어떤 공연을 보았는지 아카이빙할 수 있다. 텍스트 위주였던 캘린더 어플에 비해,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어서 훨씬 직관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디어유 버블에 이 기능이 도입된다면? 달력 안에 아티스트가 보낸 미디어들이 자동으로 아카이빙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할까?
1) 사용자와 아티스트 간의 특별한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강화할 수 있다
내가 어떤 메시지와 미디어를 받았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 사용자 경험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최애와 나눈 추억이 더욱 특별해져서, 구독을 쉽사리 해지하기 아쉬울 것이다.
2) 어떤 콘텐츠를 받았는지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이는 수동적인 사용자 특성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어떤 날에 어떤 사진을 받았는지 달력만 보면 바로 한눈에 확인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3) 버블을 일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캘린더를 위젯으로 만들어서 배경 화면에 노출시킨다면, 소통 외에도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어플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버블을 일상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노린 것이다.
여기서 가장 필요한 MVP(최소 기능)을 꼽아보자면? 바로 아티스트가 보낸 메시지와 미디어로 아카이빙되는 포토 캘린더 기능이다.
디어유 버블의 캘린더 기능 상상해 보기
- 아티스트가 버블 메시지를 보내면, 캘린더의 해당 날짜에 ‘버블 알람 마크’가 표기된다. 어느 날에 버블을 보냈는지 확인할 수 있다.
- 아티스트가 버블 메시지로 사진 등 미디어를 보내면, 캘린더의 해당 날짜에 사진이 자동으로 표시된다.
- 아티스트가 버블 라이브를 실행하면, 캘린더의 해당 날짜에 썸네일이 표기된다.
이 기능이 구현될 경우, 캘린더로 한눈에 최애와 어떤 추억을 나눴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하고, 메시지가 오지 않을 때에도 버블에 들리는 요인이 된다. 추후 위젯까지 확장할 것을 감안하면 버블을 보다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아카이빙 기능까지 강력해져, 사용자 이탈을 줄이는 락인(Lock-in) 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캘린더 기능. 실제로 사용하면 어떨까?
‘실제로 현재 버블을 사용하고 있는 버블 헤비 사용자’를 가정하여 고객 여정 지도를 가상으로 그려보았다.
- 아티스트의 버블이 도착했을 시, 알람을 통해 디어유 버블에 접속한다.
- 버블 도착 시 제공되는 답장 기회 3번을 통해서, 소통 시간을 획득한다
- 소통이 끝나고 난 뒤, 캘린더 기능으로 이동하여 한달 동안 받은 미디어를 확인한다.
캘린더가 가지는 고객의 가치 창출은 무엇일까?
- 일전에는 고객의 가치 창출이 ‘메시지 확인 후 답장’으로만 국한되어 있었다. 그런데 캘린더 서비스가 오픈함으로써 고객이 또 한 번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 고객의 가치 창출 기회 확대
- 시각적으로 강렬한 캘린더로, 그동안 구독하면서 받았던 미디어를 한눈에 보여준다. 이는 구독을 유지하게 하게 하는 LOCK-in 요소로 충분히 작용할 거라고 예상된다. → 구독자 구독 유지 효과
하나 더 노릴 수 있다면? SNS를 통한 바이럴 효과도 있을 것이다. 디어유 버블은 소셜 미디어상에서 아티스트의 이미지 브랜딩과 바이럴을 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메시지를 재미있게 보내거나 감동적으로 보내면 사용자들은 그 내용을 자체적으로 공유한다. 이게 바이럴을 타는 구조다.
소통이 잘 되는 아티스트, 버블을 잘 보내는 아티스트는 그 자체로 넷상에서 바이럴을 탄다. 이 캘린더 서비스를 통해서 버블을 자주 보낸다는 이미지가 형성된다면, 아티스트의 구독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 바이럴 홍보 효과
디어유 버블의 비즈니스 모델은?
버블의 캘린더 서비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까? 글쎄, 기존에 가지고 있던 구독 소통 모델을 확장한 것이기 때문에 이 서비스만으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기존 구독자의 이탈율을 감소시키고 신규 구독자를 유입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캘린더 서비스, 사용자가 사용할지 검증해보자
1. 기존 서비스를 이용해 사용성 선호도 조사
- 기존에 존재하는 캘린더 서비스로 진입시 프리토 타입 이미지 배너 생성
- 배너 클릭 시 캘린더 서비스에 대한 간단한 사용법을 기재한 페이지로 이동
- 마지막에 사용성에 대한 선호도 조사 설문 페이지 생성
- 답변 설문 완료 시, 추첨을 통해 ‘한 달 무료 구독권’ 제공
- 대상 고객 : 기존 이용자 1000명
- 평가 지표 : 이 서비스가 실제로 출시됐을 시 ‘사용하겠다 / 사용하지 않겠다’ 사용자 비율로 선호도 조사
2. 공식 SNS을 통한 사용자 선호도 조사
- ‘디어유 버블’ 공식 SNS(트위터)에 프리토 타입 이미지 업로드
- 트위터 투표 기능을 이용하여 간단한 사용자 선호도 조사
- 대상 고객 : 기존 이용자&예비 이용자 (불특정 다수)
- 평가 지표 : 이 서비스가 실제로 출시됐을 시 ‘사용하겠다 / 사용하지 않겠다’ 사용자 비율로 선호도 조사
→ 기존 캘린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만으로 한정하지는 않았다. 현재 버블 내의 캘린더 서비스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죽은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실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접근성이 높은 채널에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번외, 실제로 물어보았습니다
내가 제작한 디어유 버블 캘린더 서비스 프로토타입 이미지를 가지고, 주변 사용자에게 검증해보았습니다.
- 대상 고객 : 버블을 평소에 사용해본 적 있는 기존 사용자 5인
- 평가 지표 : 이 서비스가 실제로 출시된다면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 ‘있다 / 없다’ 두 가지 평가 지표로 대답
- 나쁘지 않다. 사용한다
- 좋다. 원래 SNS에서 팬들이 아카이빙한 걸 확인하고 있는데 버블에서 자체 서비스가 오픈하면 좋을 것 같다. 사용한다.
- 자주 사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도 귀찮아서 일일이 날짜를 체크하지는 않는다. 굳이 들어가 보지는 않을 것 같다.
- 메시지가 언제 온지는 중요하지 않아서 잘 들어가지 않을 것 같다. 이미지도 그냥 모아보는 편이 더 좋다. 다만 예전에 온 메시지가 언제 것인지 궁금할 때는 사용할 것 같다.
- 평소에도 노션을 이용해 따로 메시지를 정리하고 있어서 이런 기능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용한다.
→ 사용한다 3인 / 사용하지 않는다 2인
이미 버블 사용자 사이에서는 자발적으로 아티스트의 버블을 날짜별로 아카이빙해서 공유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주로 캘린더 이미지로 아티스트의 버블을 아카이빙하여 트위터의 팬들 사이에서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디어유 버블 내에서 캘린더 서비스가 오픈한다면, 선호하는 사용자가 많을 거라고 예상된다.
원문: 이정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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