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일단 압도적입니다!
패션 앱 경쟁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오픈서베이가 공개한 MZ세대 패 앱 트렌드 리포트 2022를 보면, 작년 거래액 2조 원을 돌파했다는 무신사가 주 이용 패션 앱으로도 27.2%로 압도적 1위를 달성하였습니다. 2위인 지그재그가 9.7%, 3위인 에이블리가 8.0%였으니 격차도 상당합니다.
이러한 무신사가 더 무서운 이유는 아예 독점적인 시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신사는 남성 패션 및 도메스틱 브랜드 시장에선 매우 강력한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유사하게 여성 패션 및 동대문 브랜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지그재그와 에이블리, 브랜디 이용자는 상위 쇼핑몰 안에서 비교 검색하는 특성을 보이는 반면 무신사의 고객들은 아예 다른 쇼핑몰과 비교해보지 않고 이용하는 비중이 가장 높을 정도입니다.
더욱이 심지어 무신사의 MAU와 DAU는 지그재그와 에이블리 대비해서도 낮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액은 오히려 더 크다는 건, 기본적으로 무신사의 구매 전환율과 주문 건단가가 경쟁 플랫폼 대비 더 우월하다는 걸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무신사는 PC나 모바일 웹 이용자도 있긴 하겠지만요.) 따라서 이와 같은 시장 장악력과 기초 체력 덕분에 당분간 무신사의 왕좌를 다른 누가 위협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그재그가 조금이나마 앞서갑니다!
그렇다면, 여성 패션 카테고리에선 누가 더 앞서가고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그재그가 주 이용률 측면에서 에이블리를 제치긴 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용자 수 측면에서도 지그재그가 에이블리를 언젠가부터 추월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여기에는 윤여정 씨를 기용한 광고 캠페인 효과가 컸습니다. 작년 3,4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성장하며, 6월 이후로는 적어도 DAU에선 에이블리를 확실히 따돌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격차가 꽤나 벌어진 DAU와 달리, 둘의 MAU는 여전히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는 곧 지그재그가 고객의 방문 주기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고객이 더 자주 지그재그를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픈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지그재그 고객들이 가장 만족하는 포인트는 입점한 쇼핑몰과 브랜드가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즉 패션의 본질인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는 건데요. 이러한 점 덕분에 지그재그는 여성 카테고리에선 1등 자리를 사수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패션의 본질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경쟁에서 밀린 에이블리와 브랜디의 문제점은 무엇이었을까요? 1위 무신사는 상품 리뷰, 2위 지그재그는 상품 구색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고객에게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2가지는 패션이라는 카테고리에서 가장 주요한 요소들이기도 합니다. 버티컬 커머스답게 카테고리에서 가장 필요한 경쟁 요소를 가장 우선으로 잘 확보한 것이 둘의 성공 비결이었습니다.
반면 에이블리는 상품 가격, 브랜디는 빠른 배송이라는 차별적 가치로 고객에게 인식되고 있었는데요. 가격과 배송은 분명 이커머스 시장 전체로 보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긴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패션에선 둘은 후순위였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패션 앱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패션 앱 경쟁이 모두 끝난 건 아닙니다. 무신사가 압도적이나, 최근 신뢰도 이슈 등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여전히 지그재그와 에이블리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더욱이 W컨셉과 29CM 같은 다크호스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분명한 건, 최종적인 승자가 될 플랫폼은 결국 패션의 본질을 가장 이해하고, 이에 맞춰 경쟁 역량을 확보한 곳일 거라는 겁니다.
원문: 기묘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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