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저는 회사에서 온라인 PoC 리뉴얼 프로젝트를 맡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켓에 등록된 인기 있는 앱은 모두 설치해서 이용해 보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능이나 인사이트를 발견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마케터로서 마케팅 액티비티로 앱 오픈율을 높이는 것은 지상 최대의 과제입니다. 그런데 이를 참 잘 해내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녹아있는 ‘토스’입니다. 오늘은 토스의 여러 서비스 중에서도 ‘토스 증권’의 앱 푸시 알림의 힙한 마케팅 포인트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앱 푸시 알림 메시지의 가치
토스(토스증권)에 대해서는 이미 이 글을 읽으실 독자분들은 너무나 잘 아시고 계실 것 같아 패스하고,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현재 사용하고 계신 앱의 종류나 분야를 막론하고 가끔 이런 이벤트를 운영하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실 거예요. 바로 ‘앱 푸시 마케팅 수신 동의 이벤트’입니다.
푸시알림 동의를 on으로 해놓은 순간부터 우리는 정말 많은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핸드폰에 쌓인 푸시 메시지를 지우느라 아까운 시간을 소비할 바엔 받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기업은 광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앱 푸시에 동의해달라고 사정을 하죠. 그게 바로 앱 푸시 시 동의 이벤트의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왜 많은 기업들이 이렇게 갖은 노력을 하는 것일까요? 그건 바로 일반 소비자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앱 푸시 알림이 기업들에게 가치가 있는 고객과의 소통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푸시 메시지의 장점
푸시 알림은 고객과 상호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니지만, 문자 발송처럼 비용이 추가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는 초기 구축 비용과 푸시 서버 비용만으로 원할 때 언제든 알림을 보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미지가 포함된 MMS 메시지의 경우엔 건당 100원~400원 정도로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게다가 요즘엔 광고 문자를 보내도 자동으로 스팸함으로 넘어가거나 가독성이 낮아 고객들이 읽을 확률이 매주 낮습니다. 반응률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죠.
이럴 때 짧은 한두 줄의 문구로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으면서도 휘발성이 강하고 추가 비용이 없는 앱 푸시 알림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됩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요즘엔 많은 기업들이 앱 푸시 메시지를 통해 앱으로 접속해 자사의 상품을 구매하거나 브랜드를 인지하게 만들죠.
토스의 힙한 앱 푸시 알림 전략
그리고 토스는 그 어떤 플랫폼보다도 푸시 알림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 정보를 활용해 개인화된 메시지나 각종 밈, 이모지로 잔뜩 꾸며 보는 사람이 재미를 느끼게 만들고 있습니다.
요즘엔 ‘주식하지 않는 사람만큼 부러운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주식 시장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공포에 빠져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주식 시장을 들여다보고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 와중에 ‘토스증권’은 상황을 잘 활용해 참신하고 힙한 푸시 알림을 계속해서 고객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이를 클릭했을 때 자연스럽게 해당 메시지와 제목이 같은 콘텐츠로 고객들을 이끌고 구독하게 만듭니다. 특히 힙 포인트는 바로 이 세 가지 측면에서 더 돋보입니다.
힙 포인트 첫 번째: 개인화된 광고 메시지
많은 푸시 알림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고객들의 눈길을 한 번이라도 끌어 앱으로 유입시키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건 바로 개인화된 메시지를 발송하는 것입니다.
토스증권에서 보내는 모든 푸시 알림에는 고객의 이름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푸시 알림의 대홍수 속에서도 고객들은 자신의 이름을 명시하고 있는 토스증권의 푸시 알림 메시지에 시선을 뺏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름만 명시했다고 해서 클릭까지 유도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토스증권의 푸시 알림 전략을 엿볼 수 있는데요. 바로 개인화된 메시지입니다. 푸시 메시지를 통해 고객들의 이름을 기재하여 고객들의 시선을 한번 모았다면, 고객들이 처한 상황에 맞는 문구를 보내 궁금증을 유발하여 토스 앱에 접속하게끔 만듭니다.
토스증권은 관심 종목으로 설정해둔 주식이 5%, 10% 오르거나 내리면 푸시 알림 메시지를 보냅니다. 또 최근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주가가 요동을 칠 때는 ‘대박적 하루’, ‘-54%’ 등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끔 메시지를 그때마다 상황에 맞게 보냈습니다. 더 나아가 관심 종목을 설정해놓은 고객들을 위해 기업이나 종목 분석 콘텐츠를 발행하면서 구독을 유도하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물론 이 모든 메시지는 광고 메시지였지만, ‘(광고)’라는 문구가 가진 거부감은 전혀 들지 않았고 스팸 메시지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토스는 개인화된 메시지를 통해 광고 메시지에 대한 고객들의 거부감을 낮추면서 자연스럽게 앱으로 유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힙 포인트 두 번째: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 줄 메시지(Feat. 이모지)
토스는 여러분이 흔히 아시는 것처럼 토스 뱅크, 토스 증권 등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자 앱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토스 증권 말고도 다양한 금융 서비스 관련해서 푸시 알림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데요. 볼 때마다 놀라운 점은 메시지 하나도 허투루 보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영화 <엑시트>에서 나왔던 유행어인 ‘따따따 따 따 따 따따따’를 문구에 기재해서 보내거나 고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숫자를 넣어서 보내기도 했습니다. 또 토스의 푸시 알림은 이모지 맛집이기도 합니다. 문구마다 어울리는 이모지 한두 개를 항상 빼먹지 않고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받아서 저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저 -54%인데, 지금이라도 손절할까요?’ 메시지에서는 토하는 모습의 이모지를 사용해 하락하는 주식장에서 토하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고객들의 마음을 위트 있게 담아냈습니다. (이때 정말로 제 주식이 -54%까지 하락한 줄 알고 놀라서 클릭했었습니다.) 실제로 푸시 알림 메시지에 이모지를 추가했을 때 앱 오픈율을 85%까지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상황에 따른 메시지와 이모지를 시의적절하게 보내는 토스의 담당자는 고생이 정말 많을 겁니다. 하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필요하지 않으면 접속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다른 금융 앱과 달리, 토스만큼은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힙 포인트 세 번째: 콘텐츠 구독까지 해내는 일당백 푸시 알림!
일반적으로 앱에서 푸시 알림을 보낼 때 소위 말하는 ‘어그로’를 끄는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 푸시 알림 메시지를 클릭해도 특별한 콘텐츠가 있는 게 아니라 단순히 이벤트를 광고하거나 앱 메인 화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대부분 푸시 알림을 무시하거나 심지어는 푸시 동의를 하지 않고 오는 대로 삭제합니다.
하지만 토스는 다릅니다. 푸시 알림으로 앱 오픈율을 높이는 역학을 잘 해내면서 동시에 콘텐츠로 고객들을 유입시키고 최종적으로는 해당 콘텐츠를 구독하게 만듭니다. 제가 최근에 받았던 푸시 메시지는 모두 토스 증권에서 발행하는 콘텐츠로 연결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콘텐츠들의 제목은 아래와 같이 푸시 알림을 통해 고객에게 발송되었던 메시지와 동일했습니다.
‘2,207개 종목이 오른 대박적 하루’라는 최근 받았던 푸시 알림 메시지를 예시로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해당 메시지를 받고 나서 처음에는 ‘2,207개 종목이 올랐다고?’ 하는 궁금증이 생겨나 해당 메시지를 눌러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내용에 대해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메시지를 클릭해서 앱을 오픈했습니다. ‘(광고)’를 붙였기 때문에 혹시 이벤트 페이지로 연결되는 건 아닐까 의심했지만, 자연스럽게 같은 제목을 가진 토스증권의 한 애널리스트의 주식시장 요약 콘텐츠를 보여줬습니다.
또한 하단에 ‘구독하기’ 버튼을 활성화하여 콘텐츠로 유입된 고객들에게 구독을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구독을 하고 나니 그때부터 주식시장에 대한 소식을 열람하고 푸시 알림을 통해 콘텐츠를 배달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구독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콘텐츠 하단에는 ‘마음에 든 만큼 눌러주세요!’라는 기능을 삽입해 콘텐츠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했습니다.
푸시 알림 메시지가 단순히 고객들의 앱 오픈율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앱을 사용할 수 있게끔 콘텐츠 구독까지 이끌었던 점이 오늘 소개한 토스증권의 푸시 전략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이만 마치며
토스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토스 주민센터’ 기능을 신설해 중고등학교 성적표까지 조회해볼 수 있도록 만들었더라고요. 앞서 소개한 푸시 알림 전략이나 이러한 시도 모두 고객들의 앱 이용 유지율과 활동 시간을 늘리는 노력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터로서 토스의 푸시 알림을 보면서 배우는 점이 많은데요. 언젠가는 제가 담당하는 앱도 고객들의 사랑을 받길 기대하며 계속해서 푸시 알림 전략을 고민해보고 실행해봐야겠습니다. 참 배울 것 많은 세상이네요. 그럼 다음에도 힙한 마케팅 사례를 갖고 돌아오겠습니다.
원문: 남수돌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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