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개
애플사의 창업주이자 CEO로 IT업계의 혁신을 상징하는 존재였던 스티브 잡스를 다룬 2013년 영화. 감독은 죠슈아 마이클 스턴. <스윙보트>라는 영화로 알려져 있다.
영화는 2001년 잡스가 최초의 아이팟을 발표하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30년 전으로 되돌아가 리드 대학교 중퇴생으로 시절의 잡스를 보여주고, 그가 우여곡절 끝에 아이맥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끝난다. 그 동안 잡스는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 컴퓨터를 만들어 팔고, 투자자 마이크 마쿨라를 만나 애플 컴퓨터사를 설립하고, 자기가 영입한 존 스컬리와 투자자들에 의해서 애플에서 쫒겨나고, 다시 복귀해서 디자이너 조나단 아이브를 만나 아이맥을 준비한다. 영화는 이 이야기를 그냥 평이하게 풀어간다.
너무 평이해서 감독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감을 못잡은 것으로 보일 정도인데, 정말 그랬던 듯.
스티브 잡스 역으로 애쉬튼 커쳐가 출연. 적어도 외모는 젊은 시절의 잡스와 매우 비슷했으나 이 지나치게 평이한 연출과 밋밋한 연기 탓에 2014년도 골든래즈배리상 남우주연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그 외에 더못 멀로니, 매튜 모딘, 루카스 하스 등이 출연
잡스의 양면적 심리
이 영화는 여러 자료들을 통해서 알려진 스티브 잡스의 다양한 모습들 중 일부를 보여준다.
그는 입양아로서 자기를 버린 부모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사는 청년이며, 자퇴하고서도 아무 거리낌 없이 청강을 하며 맨발로 다니는 자유로운 영혼이며, 사용자의 관점에서 제품의 의미를 발견할 줄 아는 디자인과 마케팅의 천재이다.
하지만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양심이나 동정심이 전혀 없는 냉혈한의 모습과 배짱이 두둑한 승부사의 모습이다.
호감을 가진 낯선 여자와 잠자리를 하고서 그녀가 주는 마약을 자기 여친몫(!)까지 더 챙겨받는 뻔뻔함, 회사에서 받은 프로젝트를 친구인 워즈니악에 떠넘기고 프로젝트비 5천불 받고서는 7백불 받았다고 거짓말 하는 교활함, 자기 아이를 임신한 여친을 냉정하게 차버리는 잔인함, 창업 동료라도 기여를 못했다 싶으면 지분을 아예 주지 않고 무시하는 냉정함, 첫 투자자로 인연을 맺은 사람이라도 배신당했다 싶으면 반드시 복수하는 가혹함이 전자이고,
상대가 제시한 조건을 그냥 받지 않고 더 많은 물량과 더 높은 가격으로 협상하는 첫 거래 장면, 투자자의 제안도 더 큰 규모로 확대하되 그에 상응하는 매력적인 조건을 함께 제시하는 장면이 후자라 하겠다.
자기애적 성격장애
잡스의 이런 특징은 자기애적 성격장에에 가깝다.
성격이론에 따르면 자기애적 성격장애의 3대 요소는 현실보다 과장된 상상 혹은 실제로 과장된 행동, 남들로부터 숭배받고 싶어하는 욕구, 감정이입(다시 말해서 동정심)의 부족인데 잡스에게서는 이 3가지가 모두 나타난다.
자신감과 자만심은 동전의 양면이다.
자신감은 과감히 도전하는 용기, 시련을 이겨낼 에너지, 타인을 사로잡는 매력의 근원이다. 잡스가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도 그 자신감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런 자신감의 배후에 자기가 이 세상에서 가장 잘났고, 자기는 뭔가 특권이 있는 존재라는 믿음이 깔려있다면 자기애적 성격장애가 된다. 이 성격은 역사적으로도 사고를 많이 치기로 유명한 유형이다. 나폴레옹이나 알렉산더, 히틀러에 이르기까지 전쟁과 격변을 일으킨 인물들은 대부분 이 성격으로 추정된다.
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로 그는 자기 제품으로 세상을 뒤집어놓겠다는 원대한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실제로 잡스에게는 자기 목표를 구현할 수 있는 직관과 통찰력, 그리고 감식안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덕분에 그는 파괴가 아니라 창조로 세상을 바꾸어놓을 수 있었지만, 히틀러 같은 경우는 미대에 불합격한 이후 이런 창조에의 열망이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학자들에 따르면 이들의 넘쳐나는 자신감은 자기 내면의 불완전한 면이나 남에 비해 열등하다고 느끼는 자기 모습을 감추고 부정하려는 반동형성의 결과라고 한다. 잡스 역시 자신의 출신이나 학력 등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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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M의 자기애적 성격장애 진단기준표
다음 중 다섯 가지(또는 그 이상)이 나타나면 자기애적 성격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①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과대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예 : 성취와 능력에 대해서 과장한다, 적절한 성취 없이 특별대우 받는 것을 기대한다).
② 무한한 성공, 권력, 명석함, 아름다움, 이상적인 사랑과 같은 공상에 몰두하고 있다.
③ 자신의 문제는 특별하고 특이해서 다른 특별한 높은 지위의 사람(또는 기관)만이 그것을 이해할 수 있고 또는 관련해야 한다고 믿는다.
④ 남들이 자기를 과도하게 숭배하기를 요구한다.
⑤ 특별한 자격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즉, 특별히 호의적인 대우를 받기를, 자신의 기대에 대해 자동적으로 순응하기를 불합리하게 기대한다.
⑥ 대인관계에서 착취적이다. 즉,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타인을 이용한다.
⑦ 감정이입의 결여: 타인의 느낌이나 요구를 인식하거나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⑧ 다른 사람을 자주 부러워하거나 다른 사람이 자신을 시기하고 있다고 믿음.
⑨ 오만하고, 건방진 행동이나 태도.
– MBC 라디오, 이주연의 영화음악, 2014. 3. 14. 방송을 토대로 쓰여진 글입니다.
출처: 싸이코짱가의 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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