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은 위험성이 더 낮다”는 수준을 넘어, “감기 수준” “차라리 백신 안 맞고 코로나 걸리는 게 낫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로 감기와 비교하면 그 전파력이 여섯 배에 치명률은 비교가 안 될 정도입니다. 그걸 대충 “같은 수준”이라고 말하면 안 되죠.
독감과 비교해도 전파력이 열 배에 치사율이 60% 더 높고, 이렇게 강력한 전파력 때문에 향후 몇 달간 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노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오미크론에 걸렸다 낫는다고 해도 코로나에 대한 완전한 면역을 획득하는 게 아니고, 기존 변이들에서 미루어 짐작해 볼 때 감염 예방 능력, 전파 예방 능력, 중증화 예방 능력이 모두 백신 접종자보다 약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존에는 코로나 백신 2회 접종이 상당한 보호 능력을 제공할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중증 예방 효과는 남더라도 전파 예방 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3회 접종 시에는 보호 능력이 회복되어, 중증화 예방은 물론 전파 예방 능력도 후 수개월간 유지될 것으로 여러 연구 결과가 말하고 있습니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거의 홍역에 비견될 정도로 황당한 수준이라 결과적으로 대규모 감염을 막을 순 없지만, 그나마 백신이 있어서 훨씬 더 커질 것을 이 정도로나마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감기 수준이다’ ‘다 걸리면 다들 면역이 형성되므로 좋다’ ‘오미크론 유행에 백신은 큰 의미가 없다’ ‘3차는 굳이 안 맞아도 된다’ ‘오미크론은 방역패스도 큰 의미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 이런 얘기들이 왜 이렇게 필터링 없이 마구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알 만한 분들 입에서 조차도요.
이런 얘기는 그럴싸하게 들리긴 하지만, 진짜 데이터를 뜯어보면 모두 말도 안 되는 얘기들입니다. 뭐 대단한 역학적 분석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보고서 한 페이지 정도의 간략한 데이터만 봐도 다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을 장려하는 정책이 개인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래서 반대하신다면 이건 차라리 논리적으로 정합성이 있습니다. 저 또한 백신 강제가 과연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능한가에 대해 회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찾아올 결과는 솔직하게 가감 없이 얘기해야 합니다. “노인 등 고위험군은 많이 사망할 것이다. 의료체계도 일시적으로 붕괴할 것이다. 그럼에도 개인의 신체의 자유는 지켜져야 한다.” 부정적인 효과에서 눈을 돌리거나 대충 눙쳐버린다면 이건 속임수나 다름없습니다. 의료체계가 평소처럼 잘 버틸 거라고 믿는다면 이건 말도 안 되는 믿음이고요. 어쩌면 스스로조차 속이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데이터와 동떨어진 얘기들, 즉 오미크론이 덜 위험하다거나 백신이나 방역패스가 전파 예방 효과가 없다거나 하는, 실질적으로 방역 패스가 필요 없다는 얘기는 하지 맙시다. 오미크론은 역대 코로나 웨이브 중 가장 위험하며, 백신은 여전히 이를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하고 강력한 방패입니다.
원문: 임예인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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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미지 출처: 헬스조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