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초중교 교육에 찬성하던 찬성자로서 갑작스러운 정부의 SW 초중고 교육의 발표를 보고 무척이나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발표이후에 오히려 IT인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있는것을 보고 또한번 놀랐습니다. 하여 해당 우려사항에 대해 하나하나 쟁점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사실 SW초중고 교육을 반대하던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정작 통과되고 나니 반대하시는 분들의 논리에 다른 IT인들까지 휘둘리는 느낌입니다.
1. 초,중,고 SW교육은 코딩교육과, 개발자 양성 교육이 아니다
먼저 SW교육은 코딩교육이 아닙니다. SW는 프로그램 + 데이터 + 관련문서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 중 프로그램만 코딩이죠. 데이터에는 디지털이미지, 음악, 모든것이 들어갑니다. 관련 문서는 주석이나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가면 있는 다큐먼트들, 혹은 넓게는 우리가 업무상 쓰는 이메일까지도 여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개발과정까지 포함한다면, 프로젝트 매니징, 형상관리, 테스트 등 매우 많은 것들이 포함됩니다.
기반 학문까지 얘기하자면, 컴파일러, OS, 전자공학 등까지 들어갈것이고, 여기에 디자인패턴, 알고리즘도 있습니다. 저도 컴퓨터 학과를 다녔지만, 대학교 4학년 다니면서 실제로 코딩을 배웠던 시간은 몇시간 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코딩교육이 아닙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코딩보다 더 어려울것 같은 여러가지 과목들과 개념들을 줄줄이 읊었습니다만, 초,중,고 교육은 우리가 사용하는 한컴오피스나 카카오톡과 같은 고품질 상용 SW를 만들기 위함이 아닙니다. 따라서 개발자를 만들 필요가 없죠.
이러한 다소 어려워보이는 주제와 내용들을 아이들에 맞게 개념을 가르쳐주고,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재미를 느껴보는 수준의 목표면 됩니다. 이에 대한 어린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한 도구들은 해외에서는 이미 나와있습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스크래치같은 도구들로 아이들에게 SW를 전파하시던 분들이 있습니다. 레고로 아파트를 만들어 보라고해서, 건축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초중고 교육은 아파트를 만들고자 함이 아니라, 레고를 가지고 놀게 하여 개념을 익히게 하자는 겁니다.
2. 입시와 연계하되 줄 세우는 도구는 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다
입시와 연계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우려를 표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입시 때문에 소프트웨어가 사교육시장에 창궐하고 재미없는 과목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를 하면서 영어와 수학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지만, 중고생 때 배운 영어와 수학은 재미없고 괴로웠습니다. 그 이유는 평가, 곧 줄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줄을 세우는 것, 곧 변별력을 위해 과도하게 어렵게 만들었죠. 그러나 지금은 시험 안보고 다시 해보라고 하면 재미있는 퀴즈 같을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줄세우는 도구로 이용해 재미없는 공부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저도 의견을 같이 합니다. SW교육을 찬성했던 모든이들의 한결같은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입시와 연계가 되어야 대학에 좋은 인재가 들어가고 SW를 하고 싶어할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분명 한국에서는 타당한 이야기지요.
그래서 모 토론회에서 나왔던 이야기는 고등학교 때 SW과목을 선택한 아이들만 지원 가능한 입시전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의무로 해보면서 미래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SW적 소양을 익히고, SW의 전문인력 곧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를 판단할 수 있죠. 그리고 그쪽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고등학교때 SW를 선택하고, 대학에서는 SW로 입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겁니다. 이러면 상대적으로 사교육이 끼어들 틈이 적겠죠.
아이디어 수준이기는 하지만, 분명 더 많은 논의와 개선을 거친다면 더 좋은 실현안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SW교육을 반대하기보다는 더 좋은 방법으로의 개선의 논의가 활발해야 합니다. 찬반 논의만 계속 한다면 결국 좋은 SW교육은 논의조차 하지 못하게 됩니다.
3. 이미 다른 과목도 혁신 교육하는데, SW는 혁신교육이 불가능한가?
요즘은 혁신학교가 유행입니다. 특히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뜻 있는 선생님들이 다양한 과목을 그렇게 가르칩니다. 그런데 SW로는 그것이 불가능할까요? 오히려 SW는 각종 문제를 풀어내고, 만드는것을 성취를 느끼는 도구로서 매우 좋은 도구입니다.
게임 중독 얘기를 하기보다는 스스로 간단한 게임도 만들어보고, 오픈소스에 관한 지식을 찾기위해 영어로 구글검색도 하고, 지구 반대편의 아이와 함께 협업도 해볼수 있습니다. 그러다 정말 그게 좋으면, SW개발자가 될 수도 있구요. 혹은 재미로 만들었던 것이 전세계적인 대박을 칠 수도 있습니다.
4. SW는 타 과목과 배타적인 과목이 아니고, 오히려 타 과목을 돕는다
SW는 다른 과목과 배타적인 학문이 아닙니다. 과학 문제, 수학 문제, 국어 문제를 모두 소프트웨어로 풀 수 있습니다. 국어는 이해가 안가신다고요? 자연어처리 같은 학문은 국어를 이해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SW는 원래부터 문제를 푸는 도구이고,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문입니다. SW는 다른 과목을 학습하고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전문가들이 제대로 된 방법을 논의하면 더 좋아질 수 있다
낙관적인 발표를 믿으란 얘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전문가들이 제대로된 방법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정부의 발표를 무조건적으로 낙관적으로 믿으란 얘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더 관심을 가지고, 잘못 가지 않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논의를 더 많이해서 이상한 곳에서 숟가락을 얻거나 변질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6. 열악한 SW환경은 정부가 아니라, 우리의 숙제
IT바닥이 이렇게 열악한데, 무슨 아이들에게 SW교육이냐 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SW바닥에 들어오셨는지 모르겠으나, SW가 가진 속성이 열악한 SW환경을 만든 건 아닙니다. 열악한 SW환경을 만든 것은 SW가 아니라 시장을 이루고 있는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는 망했으니 아이들은 들어오지 말라? 망가진 우리의 꿈을 다시 궤도에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신가요? SW교육과 SW생태계 개선은 또 다른 트랙입니다. SW는 많은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 서비스가 많은 과거의 SW를 먹어치우고 혁신시키고 있습니다.
우리아이들은 SI에서 시작하지 않을겁니다.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는 소프트웨어가 SI처럼 지원이나 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소프트웨어가 오히려 주역이고 심장인 시대가 될 것이고, 사실 이미 많은 부분에서 그러한 징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 아이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이 판을 빨리 정상화 해 놓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생태계는 어느 하나에 집중한다고 잘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적절한 위치에서 잘 돌아가야 합니다. 개발자의 처우 개선이나 SW의 가치인정은 SW교육과 별도로 우리가 넘어야 하는 또다른 과제인겁니다.
정부가 관심을 가졌을 때, SW를 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하나로 만들고, 발전적인 방향의 이야기를 했으면 합니다. 언제까지고 미국만 부러워하다 늙어죽거나 결국 닭튀기러 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출처: 숲속얘기의 조용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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