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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섹스 앤 더 시티〉, ‘사만다 사이즈의 구멍’을 메꿀 수 있을까?

2021년 12월 15일 by Joyce Park (박주영)

돌아온 〈섹스 앤 더 시티〉의 새 에피소드, 〈앤드 저스트 라이크 댓(And Just Like That)…〉이 꽤 호평을 받는 듯하다. 기사들을 읽어보면 킴 캐트럴이 사만다 역을 거부하면서 생긴 ‘사만다 사이즈의 구멍(Samantha-sized hole)’을 잘 메꾸었다고 한다.

〈섹스 앤 더 시티〉가 한 때 전 세계 여성들에게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라이프 스타일 전반, 로맨스와 명품, 시스터후드 등에 대해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이 중에서 확실한 건 명품밖에 없다. 남자도 가고 친구도 가지만(사만다는 런던으로 떠난 것으로 나온다고), 오로지 명품은 남는다는 것을 전 세계에 확실히 알려주었다고 하면 사실 너무 시니컬한 시각일까.

사실 내게 끼친 영향은 두 가지였다. 첫째, 글을 쓰며 먹고 사는 삶에 하나의 척도가 되었다. 캐리 이전에 한국 버전 작가들의 이미지는 골방에서 후줄근한 모습으로 줄담배만 피워 대는 그런 모습이었다. 둘째, 키스해도 왕자로 안 변하는 개구리들은 버려도 된다는 걸 알려주었다. 키스하기 전에도 개구리, 키스한 후에도 개구리인데 한 번 개구리랑 키스하면 그 개구리랑 평생 살아야 하는 줄 알았던 후진국(?) 여성들에게 참으로 하늘이 열리는 메시지였다.

명품은 그때도 안 부럽고 지금도 안 부럽다. 직업 세계에서 성공한 여자들이 명품 들고 다니는 〈섹스 앤 더 시티〉 속 이미지를 보면, 일단 많은 일하는 여성들은 일하느라 명품으로 휘감을 쇼핑을 할 시간이 없다는 점에서 그때도 그 비현실성에 실소를 했다.

더 실소를 한 지점은 ‘성공한 멋진 여성은 마놀로 블라닉을 신는다’라는 명제는 어쩌다 ‘마놀로 블라닉을 신으면 성공한 멋진 여정처럼 보인다’가 되어서, ‘나는 일해서 성공해서 명품구두 신는다’가 아니라 ‘신는다’만 확산했을까 하는 지점이었다.

보면서 안심이 되었던 지점은, 저런 멋진 언니들도 괜찮은 남자 찾기는 너무나 힘들고, 행여 몇몇 찾았다 해도 계속 관계를 일구어 가기도 너무도 힘들다는 면이었다.

마놀로 블라닉 이름을 못 외워서 글 쓰느라 검색해야 했다. 한국에서는 〈섹스 앤 더 시티〉의 영향으로 마놀로 블라닉을 제목으로 쓴 책까지 나왔다. 그 바람에 나는 이 브랜드 이름을 알게 되었다.

이 시리즈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은 한 줌 백인 여성의 좁다란 세계가 여성들의 세상을 과다 대표한다는 점이다. 이 언니들의 세계는 뉴욕에서도 맨해튼이란 작은 섬이 주 무대이다. 『파크 애비뉴의 영장류』라는 책이나 『내니 다이어리』와 같은 몇몇 영화에 잘 나오지만, 마치 서울에서 청담이 정통성 있는 부자 동네라며 대치를 차별하는 행태를 넘어서는 위계가 그 코딱지만 한 섬 안에 있다. 그 안에서 잘 산다는 건 넘치도록 많은 걸 가지고 남들이 보기에 잘 사는 모습을 경쟁적으로 펼쳐 보이는 레이스 같다고 하겠다.

이런 데서 사는 여자들의 삶이, 특히 욕망이, 전 세계 여자들의 욕망을 대표하는 문제, 더 나아가 그 욕망을 전염시키는 문제는 심각하다. 물론 한편으로는 왜 다수의 여성은 무엇을 욕망하는지도 잘 몰라 남들의 욕망을 욕망하는가 하는 의문도 들지만, 욕망의 실체는 어쩌면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남들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 그리고 이 성향을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가 증폭한다.

새로 나온 〈앤드 저스트 라이크 댓〉은 이 한 줌 백인 여성 커뮤니티가 지닌 한계에 대한 자의식을 보이며, 이 드라마가 스스로 그걸 알고 농담하고 비판한다고 한다. 그래서 후한 평을 받는다.

캐리는 체 디아즈(Che Diaz)라는 성소수자이자 멕시코-아이리시계 여성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그 어린 여성의 성 담론에 노골적인 면을 못 따라가 당황해서 쩔쩔맨다. 미란다는 인권법을 공부한다며 대학에 가서 흑인 여성 교수에게 배우는 모습이 조명되는데, ‘백인 여성 특유의 눈앞에 놓인 이것을 해치워야겠다며 주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돌진하듯’ 다가오는 모습을 흑인 여성 교수가 비판하듯 묘사한다. ‘아랑곳하지 않을 수 있는 특권’을 유색인종 여성들은 잘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극히 소수의 백인 여성 중심적인 부분을 드라마가 스스로 의식하고 언급한다는 점에서는 이전 드라마에 비해 나아진 점이라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사라 제시커 파커와 두 친구에 대한 에이지 셰이밍(age shaming) 논쟁이다. 뚱뚱하다 놀리는 건 팻 세이밍(fat shaming), 나이 들었다 놀리고 괄시하는 건 에이지 셰이밍이라고 한다. 너무 늙었다는 비판이 줄을 잇자, 사라 제시카 파커가 당당히 응수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쩌라고 내게 나이 먹지 말라(stop aging)는 소리냐?’며. 또 같은 인터뷰 자리에 있던 50대 남자 배우에게는 그레이 헤어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왜 여자 배우들에게만 그러느냐고 대응했다고 한다.

백인 여성들이 앞서가서 끌어올려 견인차 역할을 한 부분은 분명히 있다. 에이지 셰이밍에 대해서도 사실 먼저 앞서 나가 싸워주지 않는가. 그러나 그녀들이 세계의 중심이 되고 맨해튼이 온 우주가 되는 가치관은 아니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물질적이고 시각적인 화려함으로 선망을 자아내 인기를 구가하는 건 피부색과 관계없이 덧없지 않나?

그리고 주름을, 흰 머리를 가리는 건 물질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일구어 온 자신만의 매력이 되어야 할 듯싶다. 그런 매력이 없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심장마비로 쓰러져 죽을 때 더 이상 고개를 치켜들고 당당하게 빛날 내면의 힘도 없을 것이다. 그 순간에 멋진 귀걸이를 달랑거리고, 멋진 하이힐로 비틀거린다고 무슨 소용이겠는가.

Filed Under: 문화

필자 Joyce Park (박주영) facebook

현 인천대학교 교양영어 초빙교수. 서강대 영어영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맨체스터 교육 대학원과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TESOL(외국어로서의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약 35권의 영어 학습서 및 영어동화를 집필했으며, 톨킨의 '로버랜덤'을 포함해 약 10여권의 번역서가 있다. Korea Times의 Learning Times에 영어독해 칼럼을 기고했으며, 현재 reading과 writing 부문 교사 및 강사 교육 담당자 및 커리큘럼 컨설턴트로 각급 기관과 단체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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