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루틴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화가 로스 블레크너는 신문을 읽고 명상을 한 다음 오전 8시쯤 화실에 도착한다. 이른 아침의 적막 속에서 일하기 위해서다.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하루에 500단어씩 썼다. 안무가 트와일라 타프는 매일 동이 틀 때 일어나 택시를 잡아타고 헬스장으로 향한다. 스스로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의식이다.
진정 위대한 성취에는 수백, 수천 시간의 작업량이 필요하기에 우리는 날마다 짬을 내어 그 시간을 채워야 한다. 이를 실행하는 데 루틴이 도움을 준다. 루틴을 통해 우리는 기대치를 설정하고, 자신의 역량에 맞춰 업무 흐름을 조율하며, 규칙적인 창작의 리듬을 맞출 수 있다. 루틴의 형성은 결국 인내와 지속성이 관건이다.
영감이 찾아오길 마냥 기다리지 마라. 영감을 담을 수 있는 뼈대를 먼저 만들어 둬라. 그렇다면 뼈대를 만드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지금부터 루틴을 만드는 5가지 방법을 소개해볼까 한다. 최근 지속하던 루틴이 깨졌거나,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집중해서 보도록 하자.
1. 의식적으로 노출량 늘리기
루틴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원하는 행동과 관련된 것들에 자주 노출되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고 싶으면 다이어트와 관련된 영상, 책, 다이어트를 잘하는 친구, 헬스장 등을 의식적으로 가까이해야 한다.
다이어트를 한다고는 했지만 정작 유튜브로 먹방 채널을 보거나 술친구를 만나면 목표는 자연스럽게 희미해지고 만다. 반면 유튜브로 다이어트와 관련된 영상만 보고, 다이어트 책을 읽고,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을 만나면 목표가 더욱 뚜렷해지고 성공 확률도 높아진다. 의식적으로 노출량을 늘리면 루틴을 만들기 수월한 건 당연하다.
2. 자주 하면 시작이 수월해진다
항상 시작이 문제다. 일을 시작하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도중에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려면 처음에 겪었던 어려움을 또 겪어야 한다. 그만큼 시작하는 일은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그러나 매일매일 하다 보면 그 감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도중에 일에서 멀어질 새가 전혀 없는 것이다. 아주 작은 행동이라도 좋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이 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지속했느냐다.
3. 자신에게 맞는 리듬을 찾아라
누구에게나 창의적 집중력을 발휘하기에 특히 좋은 ‘특정 시간대’가 있다. 우리 몸의 각성 및 정신적 민첩성에 관한 생체리듬 덕분이다. 하루 중 자신의 에너지가 가장 충만한 때를 관찰해서 그 귀중한 시간을 가장 주요한 창의적 업무에 할애하라. 가능하다면 이 시간에는 약속을 잡지 마라. 또한 반복적인 잡무에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맞는 리듬을 찾는다면 이 시간대를 이용해서 루틴을 수월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4. 취미가 아니라 ‘일’이라고 생각하기
여기에서, 지금, 이렇게, 심지어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시작한다는 것, 특히나 일하고 싶지 않을 때도 일한다는 생각은 대단히 중요하다. 일하고 싶을 때 창의적이 되는 사람은 넘치고 넘치지만, 하기 싫을 때도 일을 해낼 수 있어야 전문가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하고 싶지 않다는 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지금 하는 게 취미가 아니라 ‘일’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일하고 싶을 때만 창의적인 사람인가? 아니면 하기 싫을 때도 일을 해내는 사람인가? 이 사실을 알고 진지한 자세로 임해 보는 건 어떨까.
5. 90분 주기로 회복 시간 갖기
우리 신체는 주기적 리듬을 따른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 몸은 90분 주기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역량 한계점에 도달한다. 커피나 설탕에 의존하거나 스트레스 호르몬을 자극해서 90분 이상 자신을 밀어붙일 수는 있지만, 그러면 생리적으로 필요한 휴식과 회복의 시간을 무시하는 셈이다. 결국 그렇게 한계점까지 자신을 밀어붙이면 대가를 치러야 함을 잊지 말자.
원문: 김조흐의 브런치
참고
- 댄 애리얼리 외 16명 지음, 정지호 옮김, 『루틴의 힘』, 부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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