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장사가 안 되는 걸까요?
이커머스 사업자들만의 질문은 아닐 것이다. 기본을 지키면서 최선을 다하면 망하지는 않는다고 했는데 왜 매출이 안 오르는지, 누구나 의문을 갖는다. 경쟁상대가 많아서, 신규 창업자가 많아서만은 아니다. 오늘날 모바일 시장의 성장속도는 신규 창업자들을 감당하고도 남는다. 비대면과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코로나19 특수를 입을 수도 있다. 그런데 자리 잡았다고 할 만한 업체도 매출 정체를 극복하기 힘들어한다.
왜 수많은 업체가 매출 고민을 하는 걸까? 수많은 신생 업체가 대박 쇼핑몰을 벤치마킹하며 더 싸게 파는데도 왜 더 많은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걸까? 이 의문의 답을 몇 가지 키워드 형태로 정리해보았다. 이 중 하나라도 제대로 한다면 일정 수준까지 성장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만일 그렇게 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모두 지키려다 하나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마진 확보
마진 없이 판매하는 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그런 건 마케팅이 아니다. 1만 원짜리 100개를 팔아 10만 원 남기는 것보다, 10만 원짜리 10개를 팔아 50만 원을 남기도록 기획해야 한다. 사야 할 이유가 있는 브랜드는 고객이 좀처럼 떠나지 않는다. 가격도 싸야 하는 것이지, 가격만 싸다고 살아남을 수 없다.
감도
부끄럽다는 이유로 팔리는 제품을 팔지 않는 곳들이 있다. 살아남기 전에 브랜드와 감도를 이야기하는 건 오만이다. 쇼핑몰의 실력은 매출로 결정된다.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기 전까지는 당시의 웹사이트가 얼마나 멋있고 쿨한지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제품
사입하지 않고 자체 제작하는 제품은 한번 결정하면 변경이 어렵다. 그러니 내부에서 더 많이 테스트해보고 충분히 실패해야 한다. 출시 후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다. 고객 관점에서 기준을 정리하고 그에 맞게 제품을 보완한 후 출시해야 한다.
가장 쉬운 방식은 지인들의 피드백이다. 단, 강매는 금물이다. 지인들이 사주는 게 아니라 저절로 팔리게 해야 한다. 많은 실패를 거쳐 반드시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감이 좋지 않다면 확률로 생각하고, 확률을 믿자.
자기 채널 확보
온라인에서 자기 채널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는 광고비 지출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미디어커머스 쪽으로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광고도 몰린다. 광고의 구좌는 한정되어 있으니, 자연히 노출되는 구좌에 제한이 생긴다. 광고비의 효율이 과거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 이유다.
외부 환경의 좋지 않은 영향을 덜 받거나 지연하기 위해,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 길은 결국 자기 채널 구축이다. 가령 네이버 스토어팜 1위라는 고정 매출을 내면서 내부 인력과 시스템에 투자했는데, 스토어팜 순위 밖으로 밀려나면 그 업체는 어려워진다. 네이버라는 외부 채널에만 기댔기 때문이다.
포털과 SNS에 들어가는 광고비를 계속 지출하지 않으려면 자사 몰 자체를 마케팅하고 알려서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키워드 전문가, 인스타그램 전문가, 페이스북 전문가라는 좁은 틀에 갇히지 않고 모든 채널을 공략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자기 채널에 들어가는 콘텐츠는 남의 것이 아닌 자기 이야기여야 한다. 유튜브를 하느냐 방송에 나오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외식업계의 백종원 대표는 이제 어디로 갈 것인지만 결정하면 된다. 자기 경험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단어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에는 힘이 있다. 부정적인 힘과 긍정적인 힘 모두 있다. 그렇게 많은 정치인이 선거철만 되면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독려해도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나 마켓을 이길 수 없는 것은 시스템이 아닌 인식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수식어를 붙여도 우리에게 익숙한 ‘재래시장’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잔칫날처럼 시끌벅적하고 기분 좋은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 잔칫날을 콘셉트로 전통시장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그 분위기에 걸맞은 이름을 주어야 살아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만의 상품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만들면 인식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