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되는 법
MZ세대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일’에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MZ세대 대부분은 ‘일잘러’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싶어 한다. 여기에 더해 자신의 커리어도 성장시키길 원한다.
먼저 ‘일을 잘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서 ‘일잘러’로 평가받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공통적으로 도출되는 특징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실력’과 ‘관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몇 습관이 필요하다.
1. 자신의 의견을 두괄식으로 표현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똑똑한’ 이미지를 가진 사람에게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똑똑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상황을 요약해서 표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두괄식 표현은 큰 도움이 된다. 시간을 절약함과 동시에 상대에게 총명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두괄식 표현은 말과 글 모두 해당된다. 조직 내에서는 회의, 보고 등 ‘말’로 소통해야 할 때가 있고, 보고서나 이메일 작성 등 ‘글’로 표현해야 할 상황이 있다. 두 상황 모두 결론부터 제시해야 한다.
물론 한국어 특성상 두괄식 표현이 아주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도 미괄식 표현이 우리의 습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 효율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내용을 맨 앞에 배치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이 ‘일잘러’의 첫 번째 습관이다.
2.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질문한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일을 처리하는 것이 멋져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연차가 낮은 경우 스스로 판단해 결정을 내리는 것은 때때로 위험하다. 취업을 하기 전까지 많은 공부를 하고 치열하게 살아온 것은 맞지만, 회사생활의 경험과 연륜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내가 모른다는 것을 드러내는 행위가 아니라, 상대의 조언을 구하는 행위에 가깝다. 회사마다 상황은 다를 수 있겠지만, 신입사원을 포함해 3년 차 미만 직장인은 업무상 어떤 질문을 해도 허용되는 분위기다. 이 시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더 많은 것을 묻고 더 많이 배운다면 커리어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동료보다는 상사와 선배들에게 질문하는 것이 좋다. 업무를 하다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 동기들과의 채팅방에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동기들은 대체로 같은 처지에 있으므로 같은 팀의 선배나 상사에게 직접 묻는 것이 더 정확하다. 너무 바쁜 조직이거나 후배들을 잘 챙기지 않는 분위기의 회사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당신에게 뭐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선배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선배를 찾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묻는다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은 ‘왜’보다는 ‘어떻게’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왜’라는 질문은 다소 공격적으로 들리거나 상대를 당황시킬 수 있다. ‘어떻게’에서 시작해 ‘왜’로 이어지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3. 실수를 했을 때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하지 않는다
회사생활은 어떤 한 지점에 이르면 끝나는 것이 아닌, 계속 이어지는 장기 레이스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는 단시간에 쌓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평소에 신뢰를 쌓기 위한 행동을 지속해야 한다.
그런데 신뢰가 쌓이는 지점은 보통 갈등 상황이 있었을 때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라는 속담처럼, 일상 상황에서보다는 사건·사고가 있던 뒤에 신뢰 관계가 구축된다. 직장에서 실수를 한 것은 분명 ‘위기’다. 하지만 그 위기를 충분히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4.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말은 상대의 본질적이고 내밀한 부분을 마음으로 이해하고 공감하자는 뜻이 아니다. 그보다는 타인의 ‘상황’을 고려하자는 말에 가깝다. 아무리 이타적인 사람일지라도 사람은 본질적으로 자기 본위의 사고를 한다. 그렇기에 타인의 상황이나 입장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 회사에서는 ‘저 사람이 대체 왜 저럴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상대의 ‘상황’을 바라보는 일이다. 먼저, 상사에게도 더 높은 상사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나에게는 ‘팀장’이 상사의 전부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팀장도 그저 중간자적 역할을 맡은 회사원일 뿐이다. 팀장도 자신의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극단적인 감정은 어느새 누그러진다.
부서별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어떻게 일을 이렇게 처리할 수 있지?’라는 생각을 ‘그럴 수도 있겠다’로 전환해보는 것이다. 지원 부서와 실무 부서 간 입장 차이를 고려한다면 극단적인 대립은 피할 수 있다.
5. 도움을 주고받는다
도움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꺼리는 경우가 있다. 얼핏 합리적인 태도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득이 될 것이 없다. 회사에서 남의 도움받을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모든 것을 해냈다고 느낀다면 자신의 오만한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문제는 나는 상대에게 도움을 주는데, 상대는 나를 이용하기만 한다고 느끼는 경우다. 팃포탯(tit for tat) 원칙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팃포탯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과 같이, 상대가 자신에게 한 대로 하는 맞대응 전략을 뜻한다. 팃포탯은 1) 협력한다. 2) 상대가 배신하면 배신한다. 이러한 두 가지 원칙으로 구성된다. 내가 먼저 상대에게 손을 내밀되, 상대가 나를 이용하기만 하면 나 또한 배신하는 전략이다. 배신한 상대가 다시 협력하면 나도 협력한다. 동료들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되, 때로는 거절도 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마치며
실력을 갖추는 것만으로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없다.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무는 ‘협업’으로 이루어지는데, 조직 전체의 입장에서 봤을 때 특정인이 홀로 높은 성과를 내는 것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관계’만을 중요시하는 것도 해결책이 아니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 모인 곳이기 때문이다. ‘일잘러’가 되기 위해서는 ‘실력’과 ‘관계’ 모두가 중요하다.
하지만 ‘일잘러’가 되지 못한다고 해도 너무 속상해하지는 말자. 회사생활의 목표를 ‘일잘러’에 두지 않아도 좋다. 나 자신을 챙기면서 회사생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먼저다. 우리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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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슈뢰딩거의 나옹이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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