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사업자들을 코칭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관점’의 전환이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초보 창업자나 실무자들은 아무래도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려는 성향이 강한 반면, 사업을 어느 정도 해온 분들은 자신의 의견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달라진다. 자연히 매출도 달라진다.
이를테면 이커머스에서 가장 고민이 많은 영역 중 하나인 광고다. 사업을 하다 보면 광고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다. 광고를 집행하는 사업자와 담당자들의 바람은 당연히 적은 광고비로 좋은 자리에 노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당연한 생각을 의심해보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에 해당된다.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팔릴 상품이라 생각한다면, 비싼 광고비를 지불하는 것이 좋다. 아니, 기꺼이 그래야 한다. 더러는 운 좋게 우리와 맞는 영역을 낮은 가격에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개 좋은 자리의 광고는 금세 사람이 몰리고 가격이 오르게 되어 있다. 정해진 이치다.
많은 광고 담당자가 그렇듯 페이스북에 ‘저렴한 가격과 좋은 자리’라는 원칙으로 광고한다고 해보자. 대개는 낮은 비용으로 고객을 획득해 수익률을 올리는 쪽으로 운영하게 된다. 업종과 상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고객의 유입 자체로는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에게 수익이 일어나는 행동을 고객이 하거나 우리가 그러한 행동을 유도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어떻게든 구매전환율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는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내가 일하는 곳에서 브랜드 광고를 운영한 적이 있다. 이 브랜드는 유입 비용(CPC)을 낮춰 수익률이 100%대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다 유입당 비용을 높이자 도달률은 1/4로 줄어들고 클릭률도 1/3토막이 났다. 그런데 정작 방문자 대비 구매율은 더 올랐다. 전체 방문자는 줄었지만 양질의 고객이 방문해 더 많이 구매했다. 즉 유입 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자연히 노출 대비 클릭률도 높아졌고, 구매당 광고비용은 오히려 낮아졌다. 광고비 대비 수익률도 첫 주에 1091%를 달성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좋은 영역을 제값을 주고 구매한 결과다.
많은 사업가가 광고비를 회사의 비용/이익이라는 관점으로만 바라볼 뿐 플랫폼이 좋아하는 행동의 관점에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가 무얼 좋아하는지,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결론은 단순해진다. 페이스북이 싫어하는 행동은 돈 내지 않고 광고하는 것과, 낮은 가격으로 광고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광고, 잦은 노출이 해답은 아니다
온라인 광고 중에서는 인스타그램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인스타그램 광고를 ‘잦은 노출’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본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역시 관점을 바꾸어볼 필요가 있다.
가까운 지인이 남양주 팔당댐 근처의 매운탕집을 임대, 새롭게 단장해 카페를 오픈했다. 광고를 고민하는 지인에게 두 가지 솔루션을 제안했다. 그중 하나가 ‘서울근교 데이트’라는 키워드였다. 당시 공원을 무단 점거해 강제로 철거된 다른 유명 카페의 수요를 키워드에 반영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속가능한 솔루션이 아니라고 보았다. ‘서울근교 데이트’는 검색량과 조회 수가 높아 커플들의 수요가 분명한 것에 비해 노출되는 업체는 많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키워드와 관련된 포스팅에 주력했다. 블로그 체험단을 통해 해당 키워드를 채워가는 작업에 몰입한 결과, 오픈 3개월 만에 카페는 핫플레이스가 되고 자리가 없어 하루에 수백 대의 차량이 돌아갈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덩달아 근처 땅과 건물의 가격이 5배가량 치솟더니 결국 그 일대가 카페 거리가 되었다.
이런 대박이 키워드 선점만으로 가능했을까? 물론 대중에게 먹힐 만한 키워드에 집중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비결은 다름 아닌 상품과 서비스의 진정성에 있었다. 바닥재에 관한 이야기, 목수 친구가 모든 테이블을 만들어준 이야기, 이탈리아에서 공수해온 인테리어 소품, 사진작가 친구의 그림과 음식에 대한 스토리까지, 그 카페는 이야기가 넘쳐나는 공간이었다.
지인은 공간에 대한 애정과 관심만큼이나 체험단을 진심으로 대했다. 대개 블로그 체험단에 공간이나 음식을 제공할 때는 어떤 해시태그를 사용해서 어떤 사진을 올려달라고 시시콜콜 주문하기 마련인데, 지인은 있는 그대로의 사연만 전했다. 체험단 역시 대부분 파워블로거라기보다는 평범한 사용자에 가까웠지만, 성의를 다해 글을 쓴 덕에 전반적으로 카페 후기의 수준이 월등히 높았다. 그 후 인플루언서나 연예인들이 자연스럽게 찾을 정도로 입소문이 퍼져, 지금도 인스타그램에 ‘남양주 카페 요새’를 검색하면 수만 개의 포스팅이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론칭할 때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유명인에게 제품을 협찬하고 싶다고만 할 게 아니라, 이에 대한 사연과 제품에 대한 애정이 함께 전달되어야 한다. 조금은 지루하고 빤한 결론일 수 있지만, 같은 홍보를 진행해도 어디는 효과를 보고 어디는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은 방법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관점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은 행동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