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발굴 전성시대
넷플릭스에서 흥행한 〈스위트 홈〉을 비롯해 웹소설, 웹툰 형태로 이미 인기를 얻은 콘텐츠가 영상화됐을 때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일이 계속 일어난다. 이로 인해 글로벌 OTT 시장은 검증된 국산 IP, 특히 웹툰 및 웹소설 IP에 주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 글 「웹툰, 웹소설 IP가 인기 있는 3가지 이유」에서 웹툰, 웹소설 IP가 왜 중요해졌고 그 특징은 무엇인지에 대해 소개했다. 오늘은 그 후속편으로 네이버 웹툰사가 IP를 확장하기 위해 어떠한 비즈니스 전략을 취하는지 살펴보려 한다.
네이버 웹툰, 글로벌 슈퍼 IP 발굴을 위한 토대 마련
네이버 웹툰은 지난 1월, 북미 지역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Wattpad)를 6,533억 원 규모에 인수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달 21일, 매년 캐나다에서 열리는 테크 콘퍼런스인 콜리전 콘퍼런스(Collision Conference)에서 ‘새로운 창작자 세대의 강화(Empowering the new generation of creators)’ 세션이 진행되었다.
네이버 한성숙 CEO, 네이버 웹툰 김준구 CEO, 왓패드 알렌 라우(Allen Lau) CEO 겸 창업자가 연사로 참석했다.
콘퍼런스 세션에서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 웹툰과 왓패드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토리텔링 창작자와 사용자가 모이는 플랫폼”으로 꼽으며, 웹툰과 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의 특징으로 ‘다양성’과 ‘기술’을 꼽았다.
그 ‘다양성’을 위해 즉각적인 매출이 바로 보이진 않더라도 슈퍼 IP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부터 탄탄히 구축한 네이버 웹툰의 행보는 인상적이다. 네이버 웹툰은 한국 서비스 초기, ‘도전 만화/베스트 도전 만화’ 탭을 운영해 아마추어 활동 영역과 그들이 웹툰 작가로 등용될 공간을 만들었다. 또 ‘웹툰’ 탭을 통해서는 그들이 프로로 성장할 수 있는 전문 영역을 제공해왔다.
이런 등용문을 해외 시장에서는 캔버스(CANVAS)라는 이름으로 웹툰 제작과 소비에 대한 생태계를 형성해나갔으며, 왓패드 역시 자체 창작 시스템으로 500만 명이 창작자로 활동한다. 이렇게 생겨난 플랫폼에는 수많은 작품이 쏟아지고, 그 작품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전 세계의 이용자가 접속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2021년 4월 기준 네이버 웹툰의 글로벌 MAU는 7,200만이며, 왓패드의 이용자 수는 9,000만 명에 이르렀다.
또한 네이버 웹툰은 슈퍼 IP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뒷받침하고자 하는 기술적인 비전도 있다. 김준구 네이버 웹툰 대표는 세션을 통해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이미지형의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AI 기술 기반 오토 드로잉 등의 제작 도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네이버 웹툰의 AI팀이 연구 중인 오토 드로잉 기술은 ‘자동 채색’과 ‘펜선 따기’로 스케치에서 펜선을 생성한 뒤 자동으로 채색까지 하는 기술이다. 웹툰 작가의 가장 많은 노동력이 사용되는 곳이 ‘채색 과정’이라는 점에서 오토 드로잉 기술의 발전은 괄목할 만하다.
웹툰사들의 가장 큰 골머리를 안게 한 불법 복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툰레이터(ToonRadar) 기술을 통해 네이버 웹툰에서 제공하는 웹툰의 불법 복제와 유통을 막는다. 웹툰에 심어진 사용자 식별 정보를 통해, 불법 업로드 인지 후 평균 10분 내에 유출자를 적발하고 재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미국 법인(본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기점으로 해서 미국 현지 영상 작품 제작을 목적으로 버티고(Vertigo), 루스터티스 스튜디오(Rooster Teeth Studios), 바운드(Bound) 엔터테인먼트 등의 영상 제작 스튜디오와 파트너십을 맺고, 꾸준히 인기 웹툰의 드라마화 및 애니메이션 제작 등에 집중했다.
리서치 중에 발견한 영상화되는 작품 수만 해도 20건이 넘는데 〈유미의 세포들〉 〈연의 편지〉 〈나노리스트〉는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마음의 숙제〉 〈비질란테〉 〈알고 있지만〉 〈우리 오빠는 아이돌〉 〈재혼 황후〉 〈정년이〉 등은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김신배 네이버 웹툰 사업 리더는 “할리우드 대형 플레이어들과 협업도 앞둬 미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네이버 웹툰의 위상이 높아진다”며, 다양한 IP 확장 시도에 대해 기대감을 보여주었다.
창작자들이 참여하고 성장할 공간을 마련하며,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적재적소에 필요한 기술력을 개발하는 네이버 웹툰. 누구보다도 먼저 웹툰 생태계를 구축하고, 그만큼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나간다. 다른 글에서는 네이버 웹툰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는 카카오엔터의 사례를 소개한다.
원문: 덕질시스터즈의 브런치 / 글: 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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