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사업자라면 고객을 상대하기 전에 상세페이지의 역할부터 확실히 알아야 한다. 제품의 상세페이지는 우리가 오프라인에서 고객을 대하는 것, 즉 접객의 역할을 대신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착한’ 가격에 공수해와도 표현력이 부족하다면? 줄 수 있는 혜택을 준비해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된다.
다양한 사업자들을 만나며 절감하는 문제가 바로 고객과의 소통 문제다. 온라인에서 고객과 원활히 소통하려면, 상세페이지를 잘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상세페이지를 잘 만들까?
무엇보다도 ‘목적이 뚜렷한’ 구성을 잡는 것이 먼저다. 그러면 오늘은 상세페이지 기획을 잘하는 법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보겠다.
1. 완주하는 습관
좋은 상세페이지의 역할은 첫째도, 둘째도 매출 증대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세페이지의 전체 흐름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보고 들은 것이 많아서 눈만 높아지고 구현할 실력과 경험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 일쑤다.
하지만 매출이 오르는 상세페이지를 만들려면, 전체 흐름을 만들고 완주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끝까지 해봐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 흐름을 보는 안목이 생기기 때문이다. 50m, 100m를 끝까지 달려봐야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다. 꼴등이어도 좋다. 동네 뒷동산을 여러 번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히말라야 등정을 꿈꾸며 정보를 뒤지고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바람직하다.
초기에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더 작게 시도하고 작게 시련을 겪어야 쉽게 일어설 수 있다.
2. 전체 흐름 읽기
그렇게 여러 번 흐름을 완성해보면, 적어도 해당 분야에서는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상세 페이지와 웹사이트 제작 또한 그림이나 글을 수련하는 것과 똑같다. 감각과 노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요건이고, 거기에 시간이 쌓여야 한다.
부족한 부분은 계속 눈에 보이기 마련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고치고 또 고치다 시간만 낭비하기 십상이다. 처음부터 완벽함을 추구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3. 문서로 흐름 만들기
그러면 ‘흐름’은 어떻게 만들까? 항목을 정해놓고 각각의 목적과 콘텐츠 예시를 작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과정은 매우 단순하다. 먼저 글로 구성을 잡은 후, 비슷한 분야 웹사이트의 이미지를 참고해서 시안을 만들어 본다. 핀터레스트나 경쟁사의 상세 페이지를 보다 보면, 이미지가 훌륭하거나 모델 컷이 인상적이어서 눈길이 갈 때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참고해서 가장 좋은 이미지들을 찾은 뒤, 구성해둔 순서에 맞게 나열하면 된다.
글로 한 번 완성하고, 남들이 만들어놓은 이미지로 상세페이지를 만들었으니 흐름을 벌써 두 번이나 완성한 것이다. 이 작업은 여러 명이 필요하지 않다. 디자인 능력이 없어도 된다. 초보자라도 당장 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디자이너에게는 좋은 작업 지시서가 되며, 디자인 인력이 교체되더라도 곧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지침이 된다.
4. 흐름 완성하기
‘복붙’만으로도 예비 상세페이지 하나가 완성되었다. 이쯤 되면 타 웹사이트의 페이지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 흐름이 보일 것이다. 작게라도 직접 흐름을 만들어본 덕분이다.
이제부터는 더 좋은 이미지를 넣을 수도 있고, 구성 순서를 나에게 더 적합한 방식으로 바꿀 수도 있다. 등산으로 비유하면 큰 산은 아직 무리더라도, 동네 뒷산은 길잡이가 가능한 수준이 된 것이다.
5. 문서 완성하기
이제부터는 내용을 채우고 디자인을 입혀야 한다. 어설퍼도 괜찮다. 작게라도 본인이 직접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에게 의지하지 말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체 흐름을 완성해 나가자.
부끄럽다고 실행하지 않는다면 장사에 소질이 없는 것이다. 완벽을 기한다고 시간을 허비하느니, 하루라도 하루라도 먼저 세상에 내놓고 조금씩 깎아 나가자.
6. 충분한 자료조사
이 과정에서 필요한 건 자료 조사다. 내가 속한 카테고리의 좋은 이미지를 틈틈이 모아 콘텐츠 예시 항목에 추가해 두자. 그러면 디자인과 촬영의 기준이 된다. 일종의 콘티가 되는 것이다. 이 예시 항목에는 링크를 넣어도 좋고, 이미지를 붙여넣어도 좋다.
좋은 안목은 많이 보아야만 생긴다. 그러니 초보자라면 반드시 매일의 목표치를 정해 두고 정해진 브랜드 자료를 검색하자. 이 과정은 절대로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7. 헤드카피와 바디카피 작성하기
정확하게 구분하자. 헤드카피는 읽히는 글이 아니라 ‘보이는 글’이다. 바디카피는 ‘읽어야 하는 글’이다. 둘의 목적을 생각해서 다르게 써야 한다.
뇌는 단어를 이미지화해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그러니 헤드카피는 고객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반대로 바디카피는 전문가 관점에서 내가 제품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넣어주면 된다. 전문가가 컨설팅하는 것처럼 전문성이 돋보이도록 말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