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CMO가 소비자가 아니라 ‘사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돌이켜 보면, 마케터들의 주요 목표는 전통적인 구매 깔때기를 통해 소비자들을 효과적이고 빠르게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소비자를 인구통계학적, 심리학적, 행동적 특성을 통해 소비자를 깊이 이해하고 싶어 했다. 그 연구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니즈, 니즈 충족에서 발생하는 격차, 소비자가 불평을 느끼는 지점을 연구했다. 그들의 목표는 소비자의 표출된 니즈와 잠재된 니즈를 모두 충족시키는 제품이나 솔루션을 내놓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이제 마케터는 자신의 제품이나 범주 안에서만 경험을 설계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미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이들은 2000년대 초반에 아이팟을 출시했고, 2000년대 후반에 아이폰을 출시했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건 물론, 자신이 그런 걸 필요로 하는지도 몰랐던 제품들을 만들어 냈다.
고객 경험과 사용자 경험, 이 두 개 단어의 차이는 무엇인가. 애플은 특정 제품군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누구보다도 깊게 해냈다. 이에 대해서 유니레버의 인사이트 담당 전무이사 스탠 스타누나탄은 이렇게 말한다.
최종 목적은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사람들의 전체적인 삶을 이해해야 합니다.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고 싶다면, 소비자가 아니라 ‘사람’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 말이 옳다. 사람들의 생활 전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깨달아야만 한다. 삶의 다양한 측면은 서로 중첩되어 있고, 고도로 연결되어 있으며, 깊이 의존하는 관계이므로.
도브 비누의 예시를 들어 보자. 제조사인 유니레버는 얼마든지 이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소비자가 아닌 ‘사람’에 주목했다. 이 제품을 쓰는 사람들, 젊은 여성들의 희망과 열망과 불안을 바라본 것이다. 젊은 여성들은 아름다움에 대해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유니레버는 “만들어진 아름다움이 아닌,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한 차원 높은 목표를 내세우며 브랜드 수준을 끌어올렸다. 이 공약은 큰 인기를 끌었고, 이를 계기로 도브는 치열한 경쟁이 따르는 분야에서도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마케터는 새로운 구매 역학을 탐색해야 한다. 여기에는 진실성, 책임성, 적절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전에는 한 사람 한 사람 주위의 관계자들을 아는 게 불가능했고, 지금도 쉽지는 않다. 그러나 도래하는 패러다임에서는 실제로 가능한 일이자, 반드시 필요한 일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사용을 허락해주는 데이터가 넘쳐날 것이다. AI를 통한 분석은 전체 마케팅 라이프 사이클에 걸쳐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여행을 판매하는 마케터라면, 미래의 마케팅은 더 이상 여행의 목적지 또는 도착 방법에만 집중하면 안 된다.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개인 또는 가족에게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하는 것으로 초점이 옮겨가면서, 전체적으로 더 나은 삶에 집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전통적인 연구만으로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기는 힘들 것이다. 더 이상 제품이 특정 범주 내에서 개인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훨씬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제품은 개인의 전반적인 삶에 연결되어야 한다. 감히 장담하건대, 제품 마케팅은 라이프 마케팅에 완전히 통합되지 않는 한 다음 패러다임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 마케터는 소비자의 전체적인 삶을 조망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떻게 해야 가치를 더해줄 수 있을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늘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사람의 상황에서 확실하고 현실적이며 정직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 그래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방안이 있을까?
그다음에야, 마케터는 자기 제품이나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소비자에게 홍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