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어떤 사람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관심을 받고 인기를 누리다가, 인터넷에서 그 사람의 인성이 폭로되어 광고가 취소되고, 잠수를 타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유튜버 몇몇이 그랬고, 연예인도 가수·배우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습니다. 심지어 이런 폭로는 요즘엔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로 네이트 판 등의 커뮤니티나 TV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Y〉 등을 통해 알려지고 있죠.
기본적으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야 하지만, 요즘 같은 시기엔 여러 이유들 때문에 더더욱 인성관리에 신경써야 합니다.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시죠.
1. 분노로 가득 찬 대한민국
우리가 로또에 당첨되었다고 한다면, 그 당첨금을 수령하러 가다가 발을 밟혀도, 어깨를 누가 치고 간다고 해도 그렇게 기분 나쁘지 않을 겁니다. 나는 곧 몇십 억의 주인이니까요. 그런데 몇십 억의 주인인 줄 알고 은행에 갔는데, 사실은 오류가 나서 잘못 연락된 거였다는 말을 듣고 나와 집에 가는 길에는 누군가 나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큰 분노가 일어날 겁니다.
대한민국의 분노 수준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양극화는 심해지며, 불안과 무력감 역시 매우 심각한 상태입니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쉽게 분노와 공격성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공격성에 당위성을 부여해주는 ‘부정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강한 분노를 그 대상에게 쏟아내게 됩니다. ‘넌 잘못했고’ 나는 사건과는 비록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비난할 자격’이 있으니까요. 그 사람이 몰락하면, 또 다른 대상을 향해 돈을 던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누구 하나 걸려봐라”라는 마음으로요.
2. 열등감을 줄이는 방법
현재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의 양극화가 심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 사람은 외모가 뛰어나거나, 돈이 많거나, 인기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그들에 대한 선망도 갖고 있지만, 반대로 그들에 대한 열등감도 동시에 갖게 됩니다. 우리가 각자의 삶을 즐겁게 산다면 누가 어떻게 살건 크게 신경 쓰지 않겠지만,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그리 편하고 행복하게 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열등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내가 그들처럼 괜찮아지거나, 아니면 그들을 나처럼 밑으로 끌어내리는 것이죠. 전자는 쉽지 않고, 후자는 간편하고 쉽습니다. 사람들은 옳다꾸나 하면서 나쁜 사건을 일으킨 그 대상을 끌어내립니다. 그렇게 세상은 ‘정의 구현’이 되고, 우리의 멘탈은 평안해지죠.
3. 정보는 숨길 수 없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 활동하던 사람들은 증거를 남기기도, 증거를 가진 사람끼리 연결되기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우리는 일상을 기록해 놓았고, 여러 사진을 찍었지요. 익명의 힘을 빌릴 수 있게 되었으며, 정보를 나눌 커뮤니티까지 존재합니다.
예전이라면 피해자가 힘듦을 토로해도 소수의 진술에 의존할 수 있을 뿐이었고, 그것이 폭발적으로 사람들에게 퍼질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조건이 갖추어졌습니다.
그렇기에 내가 누군가를 상처 주는 행위를 하고 나서 덮거나 숨기는 것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4. 폭로가 돈이 되는 세상
커뮤니티는 폭로를 환영할 것입니다. 그것이 사실이건 사실이 아니건 커뮤니티 조회수는 폭발할 것이고, 트래픽 장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지죠. 몇몇 유튜버나 방송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얻은 정보를 폭로하면서 조회수와 시청률을 얻고 수익을 얻게 됩니다.
분노는 가장 쉽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수단입니다. 그들은 사건의 이해 당사자도 아니기 때문에 멀찌감치 떨어져서 이슈로 돈을 법니다. 사과를 한다고 해서 그들의 입을 막을 수도 없습니다. 설사 한두 명의 입을 돈으로 막는다 해도, 또다른 이슈 몰이꾼이 나타날 테니까요.
5. 피해자는 가해자가 준 상처를 잊기 힘들다
슬프게도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삶에서 겪은 상처를 제대로 치유할 수 있는 기회나 경험이 매우 부족합니다. 그렇기에 여전히 가해자가 준 상처를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해자가 TV에 얼굴을 비칠 때마다 상처가 계속 자극받습니다. 문제가 많은 사람이 입 싹 닫고 잘 풀린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가 계속 발생하게 될 겁니다. 그러니 이들은 그들이 가장 잘 나갈 때 폭로하게 되는 것입니다. 안 보이면 안 생각할 수 있을 텐데, 계속 보이니까요.
결론
살면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 베스트이지만, 만약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솔직하게 잘못을 뉘우치고 상대가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히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상처를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상처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상처받은 사람에게는 진심 어린 사과가 가장 큰 특효약이고, 가해자 역시 할 수 있는 만큼 다 했을 때 죄책감이 줄어들 테니까요.
만약 자신의 심리적인 문제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거나 주기 직전이라면, 그 방식이 옳지 않을 뿐더러 예전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원문: 멘디쌤 조명국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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