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다운 벤처스(Touchdown Ventures)의 수장 스콧 레넷(Scott Lenet)이 블로그에 포스팅한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왜 단순히 기업을 매수해서는 안 되는가?(Why corporations should invest in startups & not just buy them)」를 보면서 간단히 메모했다. Scott은 VC 출신으로 지금은 대기업들의 CVC를 설립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10개 이상 CVC 설립에 관여를 하였다고. CVC에 대한 간단한 소개는 아래 글을 참고하면 된다.
대기업의 매니저들은 항상 이렇게 질문한다고 한다.
그냥 사버리는 게 더 심플하지 않을까요?
스타트업을 M&A 하는 것과 CVC를 운영하는 것은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고 Scott은 설명한다. 이 두 전략을 비슷하게 생각하기에 많은 CVC들이 초반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고생을 한다고. 그는 세 꼭지로 다른 점을 설명한다.
1. 대기업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VC의 경우 대부분의 딜이 실패한다. 홈런 확률은 10~30%다. 안타들도 리턴을 만든다. 하지만 M&A는 일단 이론적으로는 거의 다 성공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CVC를 통해 작은 체크로 리스크를 분산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2019년 VC 딜은 평균 약 $2.9m이었고, M&A 딜은 약 $27.5m이었다. CVC는 약 1/10의 가격으로 옵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 M&A와 VC 딜을 이야기할 때 결혼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Scott은 M&A는 결혼과 더불어 시부모님까지 모시는 케이스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2. 스타트업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
스타트업들의 경우 매출·EBITDA·캐시플로우 등으로 벨류에이션 하기가 힘들다. 초기 스타트업은 다른 투자자들이 캡 테이블에 들어와 있는 경우가 있다.
스타트업과 VC는 upside를 보고 있기에, 현재 가격으로 M&A할 경우 자신들이 손해라고 생각한다. 또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대기업에 속하면 더 이상 스타트업에 대한 통제권을 가질 수 없을까 봐 꺼리게 된다.
3. 대기업도 스타트업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
가장 흥미로운 꼭지다. 창업자가 떠나고도 대기업이 이어갈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스타트업이 꽤 성장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대기업에 인수될 경우 창업자가 그 회사에서 보직을 유지하는 기간은 평균 2년이라고 한다.
대기업은 이미 검증된 모델을 더 키우고 유통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지만, 그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에는 스타트업 모드가 훨씬 낫다. 『제로 투 원』의 저자 피터 틸(Peter Thiel)도 이렇게 말한 바 있다.
0에서 1까지 만드는 게 1에서 100까지 만드는 것보다 어렵다. 훌륭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0에서 1을 만들 줄 안다.
이러한 차이를 잘 이해해야지 M&A와 CVC라는 툴을 잘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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