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3대 영양소입니다. 우리는 이 3대 영양소를 기반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균형이 단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적절한 비율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탄수화물이라고 해도 설탕이나 과당 같은 단순한 당과 녹말이나 식이 섬유 같이 고분자 물질은 서로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런데 과당과 설탕을 잔뜩 넣은 사탕이나 탄산 음료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사실 100% 1-2가지 당으로만 구성된 식품은 흔치 않습니다. 각각의 식품은 여러 가지 물질이 혼합되어 있어 체내에서 혈당을 올리는 정도가 다릅니다. 탄수화물 섭취 후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 하기 위해 만든 것이 혈당지수(Glycemic index)와 혈당부하(glycemic load)입니다.
당뇨 환자는 당연히 혈당지수와 혈당부하가 높은 음식을 줄여야 하고 건강한 사람 역시 혈당지수와 혈당부하가 큰 음식을 너무 과다 섭취해서는 안됩니다. 혈당지수와 혈당부하가 높은 식사를 오래 하는 경우, 당뇨가 없더라도 결국 심혈관 질환이나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습니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McMaster University)의 인구 보건 연구소 (Population Health Research Institute, PHRI)와 해밀턴 헬스 사이언스(Hamilton Health Sciences)는 인구 도시 및 농촌 역학(Population Urban and Rural Epidemiology, PURE) 연구를 통해 혈당지수와 혈당부하가 심혈관 질환 및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 추적 관찰했습니다.
35–70세 사이 인구 13만 7,851명을 평균 9.5년 추적 관찰한 결과 8,780건의 사망과 8,252건의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분석 결과 혈당지수가 가장 높았던 상위 20% 중 기저 심혈관 질환이 있었던 사람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중대 심혈관 질환과 사망 가능성이 5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저 심혈관 질환이 없더라도 혈당지수 상위 20%는 중대 심혈관 질환 발생 및 조기 사망 가능성이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사실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더라도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먹는 경우 심혈관 질환이나 사망 위험도를 증가시키지 않고 오히려 예방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이나 과일, 콩류,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지방이나 단백질 역시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처럼 탄수화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좋은 식습관이란 여러 가지 음식물을 통해서 다양한 영양소를 모두 부족하지 않게 섭취하는 것입니다. 한두 가지 가공 식품의 의존도가 커질수록 정제된 단순 당류를 먹게 될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물론 말로는 쉬운 일이지만, 세상에 온갖 맛있는 과자류나 가공식품류가 많아서 쉽지는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원문: 고든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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