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인 6월 26일, 미국의 의학 학회지인 <Facial Plastic Surgry>지에 이상적인 코에 관한 논문이 실렸다. 제목은 <Population-Based Assessment of Currently Proposed Ideals of Nasal Tip Projectionand Rotation in Young Women> 이다. 워낙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인지, 이 논문의 내용은 여러 매체에 소개되었다. 해외의 매체를 인용해서 국내에서도 다양한 매체에 소개되었다.
그리고 이 논문을 근거로 헐리웃 배우 스칼렛 요한슨과 영국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의 코가 가장 아름답다고 보도가 되었다.
아름다움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계속 되어 왔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매력심리학과 미용성형 분야에서 활발하게 아름다움을 수치로 환산하려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도 그의 일환이다. 이상적으로 코끝이 돌출된 정도와 각도를 찾아내는게 연구의 목표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논문의 내용과 매체에 소개된 내용간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기자님, 자기 코 한 번 만져 보고 기사 쓰세요!
우선, 이 논문에서 이상적인 각도라고 표현한 106도. 이 106도는 과연 어떤 각도일까? 여기에 대해서, 국내외 매체들에서 잘못 표시하고 있다. 아래 이미지는 임상에서 다루지 않는 각도이다. 재보면 알겠지만 106도라는 각도가 나올수도 없다.
아래 이미지는 Nasofacial Angle(직역하면 코얼굴각도, 한자어로 비안면각)을 나타낸 사진이다. 역시 106도라는 각도가 나올 수가 없다.
해당 논문을 보면 Columellar Facial Angle(직역하면 코기둥 얼굴 각도, 한자어로 비주안면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각도가 어떤 각도인지를 알려면, 우선 푸랑크푸르트 면(frankfurt plane)을 알아야 한다.
이는 귓구멍의 윗부분과 안와(두개골에서의 눈구멍)의 아랫부분을 연결한 면이다. 이 면을 얼굴에서 수평이라고 가정하고 기준을 잡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면에 수직으로 선을 긋는다. 이 선과 코기둥(비주)이 이루는 각도가 106도가 된다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 언급된 Columellar Facial Angle과 비슷한 각도가 Nasolabial angle(코입술각, 한자어로 비구순각)이다. 이는 콧볼 사이에서 가장 들어간 부분인 비하점(subnasale)에서 입술과 코기둥(혹은 코끝)이 이루는 각도를 의미한다. 인체는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런 계측법으로는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힘들고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라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면 어떤 코가 예뻐 보일까?
위의 각도들은 코끝이 올라갈수록 커지며, 코끝이 내려갈수록 작아진다. 코끝이 올라가면 코가 들리면서 짧아보이는 효과가 있으며, 코가 짧아보이면 상대적으로 어려보인다. 나이가 들수록 코끝은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코끝이 내려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나이들어보인다. 특히 남성은 여성보다 코끝이 더 아래로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
이 연구에서 측정한 코의 각도를 통해 선호되는 연령대나 성적 이형성의 정도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일반적으로 코의 외형을 분석하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이다. 코 자체가 앞으로 얼마나 돌출이 되었는지, 코끝이 얼마나 올라가거나 내려가 있는지(이번에 보도된 논문이 이에 대한 것), 콧대의 옆모습은 어떤지 를 주로 본다.
코 자체가 얼마나 돌출되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코얼굴각도(nasofacial angle, 비안면각)을 주로 사용한다.이는 코가 시작되는 점을 꼭지점으로 하여 프랑크푸르트 면의 수직인 선과 코끝까지의 선 사이의 각도를 의미한다.
콧대의 옆모습을 볼 때는, 직선인지, 매부리코인지, 반대로 스푼 모양인지를 본다. 이는 따로 계측을 한다기보다, 시각적인 느낌으로 판단을 한다. 대체로, 덥고 습한 지역일수록 스푼 모양의 코가 많으며, 건조한 지역일수록 매부리코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사람들의 코다.
오늘 소개한 연구는 주관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을 계측화하고 객관화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이런 연구들은 생각보다 활발하게, 그리고 심도있게 이루어지고 있다. 아쉬운 점은 상당히 대중적인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그 소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왕 기사를 쓸거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해당 논문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떤 수치를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까봐 우려스럽기도 하다. 사람의 얼굴은 모두 다르게 생겼으며, 개개인의 인간이 모두 존엄성을 가지고 있듯이, 개개인의 얼굴 또한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 굳이 어떤 수치에 부합해야만 미인인 것도 아니고, 어떤 수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서 추하다고 여길 필요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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