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당류가 과량 포함된 음식과 음료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비만과 당뇨, 각종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높이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이전에도 몇차례 포스팅을 한 바 있죠.
소프트 드링크의 위험성 / 과도한 당분 섭취가 심장 질환 사망률을 높인다
특히 당분이 과다하게 포함된 음료 – 대표적으로 콜라 같은 탄산 음료 – 는 지난 수십년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국민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 음료로 지탄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이와 같은 비난 여론과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탄산 음료의 판매가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음료 회사들은 칼로리가 없는 합성 감미료를 함유한 0 칼로리 음료들을 내놓았습니다.
좀더 유식한 말로 non-nutritive sweetened beverages (NNS) 라고 부르는 다이어트 음료들은 당류가 포함된 음료 sugar-sweetened beverages (SSBs) 의 대안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사실은 그냥 물을 마시면 될 일이지만 오랬동안 탄산 음료에 길들여진 입맛을 쉽게 바꾸지 못하는 비만, 과체중, 당뇨환자들에게는 그나마 체중과 혈당을 조절하는 쉬운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다이어트 음료들이 실제로 체중 감량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지는 다소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분명 피자나 치킨 같은 고칼로리 음식을 즐겨 먹으면서 다이어트 콜라를 곁들인다면 체중 감량은 요원한 일이 될 것입니다. 다이어트 음료에서 줄인 칼로리는 같이 섭취한 칼로리 폭탄에 비해 미미할 것이기 때문이죠. 반면 음식 조절과 운동 요법, 기타 체중 감량 요법을 병행하면서 다이어트 음료를 보조적으로 섭취하는 경우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어왔습니다.
최근 콜로라도 대학 (University of Colorado Anschutz Center for Health and Wellness in Aurora) 과 템플 대학 (Temple University’s Center for Obesity Research and Education in Philadelphia) 의 연구자들은 303 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12 주에 걸친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서 물과 다이어트 음료 중 어느 것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지를 테스트 했습니다. 저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이는 이와 같은 대조군 연구로는 최초의 전향적 무작위 임상 실험 (prospective, randomized clinical trial) 였다고 합니다.
그 결과 물만 섭취했던 그룹에 비해 다이어트 음료 (NNS) 를 섭취한 그룹은 덜 배고픔을 느꼈을 뿐 아니라 체중 감량도 13 파운드 (약 5.9 kg) 에 달해서 물만 섭취한 그룹의 9 파운드 (약 4.1 kg) 보다 더 높았다고 합니다. 저자들은 이 연구 결과를 저널 Obesity 에 발표했는데 이 연구는 결론 자체도 그렇지만 미음료협회 (American Beverage Association (ABA)) 등의 지원을 받은 연구여서 의학계 안팎에서 다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 연구 결과가 다이어트 음료가 물보다 더 우월하다는 결론을 얻어내기에는 대상이 적을 뿐 아니라 기간도 짧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일반적으로 다이어트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은 그냥 평범하게 과도한 칼로리 섭취를 걱정하는 사람들이지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여한 피험자들이 아니라는 차이도 존재합니다.
2014 년 1월에 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 에 존스 홉킨스 대학 (Johns Hopkins Bloomberg School of Public Health) 의 연구자들이 발표한 논문에서는 평소에 다이어트 음료를 섭취하는 사람들이 사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국가 건강 미 영양조사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1999-2010 data) 에 참여한 20 세 이상의 성인 23965 명을 대상으로 칼로리 섭취를 비교한 결과 이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에 의하면 과체중이나 비만이면서 다이어트 음료를 즐겨 먹는 사람들은 이와 동시에 식품으로 부터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쉽게 말해서 다이어트 콜라와 팝콘/피자/햄버거 등을 먹는 경우인데 다이어트 콜라만 먹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개 미국에서의 식생활 문화는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체중을 감량하려면 다이어트 콜라 + 피자가 아니라 피자와 콜라 모두를 끊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결론은 위의 연구 결과가 다이어트 음료가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면 대개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들이 다이어트 음료를 주로 소비하는 계층이고 이들이 다이어트 음료와 같이 섭취하는 고칼로리 식품들은 체중 조절에 실패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다이어트를 하려면 사실 다이어트 콜라보단 고칼로리 식단을 가능한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편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다른 고칼로리 식단은 배제할 수 있는데 탄산 음료만 끊기가 어려운 특수한 상황을 빼면 다이어트 음료는 다이어트에 큰 도움은 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집니다. 아마도 다이어트 음료의 가장 큰 이득은 이걸 마시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 같은 정신적 안정감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John C. Peters, Holly R. Wyatt, Gary D. Foster, Zhaoxing Pan, Alexis C. Wojtanowski, Stephanie S. Vander Veur, Sharon J. Herring, Carrie Brill, James O. Hill. The effects of water and non-nutritive sweetened beverages on weight loss during a 12-week weight loss treatment program. Obesity, 2014; 22 (6): 1415 DOI: 10.1002/oby.20737
Sara N. Bleich, Julia A. Wolfson, Sienna Vine and Y. Claire Wang. Diet Beverage Consumption and Caloric Intake Among US Adults Overall and by Body Weight. 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 January 2014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4/05/140527085124.htm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4/01/140116162010.htm
http://www.ncbi.nlm.nih.gov/pubmed/24432876
원문: 고든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