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 유튜브 채널이 뒷광고 논란으로 많은 고초를 겪는다. 이 뒷광고 논란은 뒤로 광고비를 받은 광고인데 앞에서는 광고가 아닌 척 상품을 홍보하고 호의적인 의견을 던진 사실에 밝혀지면서 해당 유튜브 채널을 구독한 사람들이 ‘우리를 기만했다’라며 분노하는 사건이다.
유튜브 채널이 가장 뜨겁게 크리에이터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일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유튜브 채널이 차지하는 온라인 플랫폼 마케팅 자리는 원래 블로그가 자리를 차지했다. 당시 블로그에서도 일부 네이버 파워 블로거가 뒷광고 논란을 겪기도 했다.
블로그를 통해 특정 상품을 홍보하고, 공동구매를 진행해서 수수료까지 챙기면서 어디에도 ‘광고’라는 두 글자를 표시하거나 혹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문구를 남기지 않았던 거다. 그렇게 뒷광고로 챙긴 수익이 수억에 달한다고 하니, 나 같은 변방 블로거는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유튜브 채널에서 일어나는 뒷광고 논란도 마찬가지다. 파워 블로거 같은 파워 유튜버들이 받은 어마어마한 뒷광고 수익은 어디까지 추정만 될 뿐이지만, 이 역시 건수를 다 합쳐서 수억에 달하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 사태에 분노하는 거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사회에서 일부 채널을 통해서 “가짜 뉴스를 통해 갈등을 조장하고 돈을 번다.”는 비판을 받는 유튜브 채널이 많았고, 일부 사람들은 “유튜버들이 너무나 쉽게 돈을 번다.”라며 그들의 노력은 생각하지 않고 악의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뒷광고 사건이 터진 거다.
평소 유튜버들이 쉽게 돈을 벌면서 시청자를 기만하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지금이 기회다 싶어서 열심히 일부 대형 유튜버를 비난한다. 평소 유튜브 영상을 잘 보지 않는 사람도 이름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여전히 유튜브 채널은 뒷광고 논란으로 몸살을 앓는다.
한 대형 유튜버는 ‘죄송합니다’라며 찍은 영상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내려버렸고, 어느 대형 유튜버는 이제 유튜브 영상을 더는 찍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이렇게 대형 유튜버들이 사과 영상을 찍어서 올리고 한동안 자숙하겠다 혹은 그만두겠다는 메시지를 보면 정말 큰 일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 같은 현상도 결국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문제이기 때문에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일부 네이버 파워 블로그를 통해 일어난 뒷광고 사건도 결국은 한두 달 정도 뜨겁게 달궈지다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문제의 당사자들은 다시 블로그와 카페를 통해 돈을 번다.
나는 유튜브 시장도 마찬가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얼굴에 철판을 깔고 욕을 먹어도 제 갈 길을 가는 사람들은 죄송합니다 영상에도 광고를 붙이거나 혹은 비판 댓글을 조롱하는 듯한 영상을 찍어 올리면서 ‘멘탈 갑’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도 이 사태가 길게 가지 않을 것을 아는 거다.
더욱이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유튜브 채널은 한국에서 일부 대형 유튜버를 통해 뒷광고 논란을 겪는다고 해도 영향력이 줄어들 확률은 미미하다. 다른 대안의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여러 기업은 결국 유튜브 채널을 찾을 수밖에 없고, 노하우와 구독자를 가진 이들은 재기가 가능해진다. 최근에 읽은 책의 제1장을 보면 이런 글이 있다.
온라인 세상에서는 신뢰 추락도 순식간에 벌어진다. 배달앱에 의존하는 소상공인들은 나쁜 별점을 연속으로 받는 별점 테러로 일이 줄어들어 생존의 위협에 내몰리기도 한다. 유명 커뮤니티에서 비난의 댕상이 되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엄마들이 모이는 한 유명 카페에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게시되면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억울하게 뭇매를 맞고 폐업을 결정한 뒤, 논란의 발단이 된 사건이 실은 게시자의 실수로 밝혀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팬이라는 이름의 누리꾼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로, 혹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쓴 글 한 줄로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곤욕을 치르는 경우 혹은 이름을 알리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평판이 기업은 물론 개인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다른 이의 평가 따위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면 상관없겠지만,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한 번쯤 포털 사이트에서 자신의 이름과 이메일을 검색해보길 권한다. 만약 검색된 당신의 모습이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좀 더 깔끔하고 재미난 모습으로 변신해보는 것도 좋겠다.
- 『퇴근길 인문학 수업: 뉴노멀』, 26쪽
윗글을 읽으면 온라인을 통해 연결되어 상품을 사고팔거나 신뢰를 주고받는 일이 흔해진 오늘은 그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기 마련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현재 일부 대형 유튜버가 겪는 뒷광고 논란이 이 같은 사건이지만, 여기에도 정치권과 마찬가지로 콘크리트 지지층이 존재한다.
뒷광고 사건으로 다소 구독자가 빠졌다고 해도 여전히 대형 유튜버들은 엄청난 구독자를 자랑한다. ‘죄송합니다’ 영상을 통해 더욱 조회 수를 끌어올릴 뿐 아니라 새로운 구독자를 만드는 아이러니한 일도 벌어진다. 결국에는 사람들의 흥미를 어떻게든 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나는 유튜브 뒷광고 논란이 일어나도 유튜브 시장은 굳건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뒷광고가 아니라 앞에 광고를 표시하는 앞광고를 통해 광고가 확실히 표기될 것이다. 하지만 해당 콘텐츠가 ‘광고’라고 해도 크리에이터 본인의 신뢰도가 높으면 자연스레 소비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오늘날 우리가 TV 채널을 통해 보는 혹은 온라인 광고 배너와 광고 영상에서 보는 광고도 신뢰도 혹은 이미지가 깨끗한 연예인을 내세워서 홍보한다.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가 나빠지면 새롭게 뜨는 새로운 연예인으로 대체해서 이미지를 바꾸면 되는 일이다. 유튜브 광고도 똑같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유튜브 시장에서 일부 채널이 곤욕을 치르지만, 지금을 기회 삼아서 성장하는 채널도 많다. 아마 앞으로는 그들이 앞 광고를 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채널의 홍보 창구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싶다. 현재 자숙한 유튜버들도 돌아올 테니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국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왜 다퉜는지 잊어버리고, 과거의 일이니 심각한 일이 아닌 이상 그냥 좋게좋게 넘어가자는 경향이 강하니까.
원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