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정부 시절, 1993년 황산성 장관은 국회 답변을 하면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고 의원들의 입방아와 각종 언론에서 질책을 받았고 노무현 정부 시절, 2003년 3월 강금실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대화에 배석한 자리에서 다리를 꼬고 앉은 모습이 TV로 중계돼 입방아에 올랐다.
이 중에는 “최소한 예의도 없이 어디서 감히 건방지게”라는 시선도 있었고, 또 그중에는 “여자가 감히 어디서”도 없진 않았으며, 또 거기에는 “무조건 너는 뭘 해도 싫어”도 있었으리라.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 임영신이 이승만 시절 1948년에, 여성으로는 처음 상공부 장관에 임명되자 “서서 오줌을 누는 사람이 어떻게 앉아서 오줌을 누는 사람에게 결재를 받으러 가느냐”고 대놓고 비아냥거렸고, 이에 맞서 임영신은 이렇게 호통을 쳤다.
나는 비록 앉아서 오줌을 누지만, 나라를 세우기 위해 서서 오줌을 누는 사람 이상으로 활동했다. 나에게 결재를 받으러 오기 싫은 사람은 당장 사표를 내라.
이 ‘오줌론’ 발언은 당시에도 ‘사이다’ 발언으로 박수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오줌론’ 이후 50여 년이 지나도 여성 장관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도 욕을 먹었으며, 60여 년이 지나도 여성 장관은 치마 입은 채 다리를 꼬고 앉았다고 욕을 먹었으며, 70여 년이 지나도 여성 의원이 짧은 원피스에 운동화를 신었다고 논란이 되었다.
중요한 건 어떤 욕을 먹던, 어떤 논란을 일으켰던 “서서 오줌을 누는 사람 이상으로 활동”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나라를 “세우”면 되는 것이라 믿는다. 여성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여. 앉아서 오줌 누는 사람들이여. 잘 단단하게 세워보자. 이 나라.
원문: 송주영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