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제와 공동체 살리는 지역화폐’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
소비자 불편과 자영업자 손해, 사회적가치로 인식 확장해야
“인센티브 받자→ 지역사회 기여하자”로 전환해야 지속가능
코로나19 이후 전 국민 또는 지역 주민에게 재난지원금을 통해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역화폐(local currency)란 국가의 공식화폐와 달리 특정 지역 내에서 제한된 구성원들 간에 합의를 통해 통용되는 화폐를 말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 수와 발행액은 2018년 66개 3714억원에서 2019년 177개 약 2조 8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에는 지역화폐가 199개 지자체로 확대돼 연간 총 3조원 규모가 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화폐가 지역경제와 공동체를 살리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를 논의하는 토론의 장이 열렸다. 14일 오후 2시 ‘민주주의 서울’에서 서울 시민제안 발굴 온라인 워크숍 ‘서울의 경제와 공동체를 살리는 지역화폐’를 개최했다.
먼저 현장 전문가가 ‘지역공동체를 살리는 공동체 화폐의 고민과 미래’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자원봉사, 물건기부 등을 지역화폐로 환산해 공동체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울 노원구의 ‘노원(NW)’이 소개됐다. 김소라 노원마을공동체지원센터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역화폐는 공동체 활성화 또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크게 2가지 분류에 따라 목적이 달라진다. 노원(NW)은 공동체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서로를 돌보고 상생하는 방향을 추구하기에 우리를 만나게 해준 마중물 역할을 한다. 주민들이 직접 만나고 나누는 활동의 ‘불편함’을 흔쾌히 감수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한다.
이에 대해 윤성일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 모아 대표는 “노원은 지역화폐가 공동체 활성화를 이끄는 좋은 사례로 보여진다”면서도 “반드시 불편함이 전제되는 방향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사회적 가치와 의미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편의성이라는 현실적 대안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두 번째로 ‘골목상권과 지역 시장의 경제적 순환을 위한 제안’을 주제로 상인의 의견이 공유됐다.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에서 발행‧유통하는 지역화폐 ‘모아’가 망원시장 내 유통되는 사례가 공유됐다.
모아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3%의 인센티브를 주고 상인들에게 3%의 환전 수수료를 내게 하는데, 상인들 입장에서는 3%의 수수료가 손해처럼 다가오는 상황이다. 김진철 망원시장 상인회장은 이렇게 밝혔다.
지역화폐 유통이 지역경제‧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데, 상인들 입장에서는 차선책인 가치의 측면이 충분히 확장되지 못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단비’ 같았는데, 어려운 시기 지역상권을 함께 살린 경험을 해본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많이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윤 대표는 “주로 지자체에서 발행하는 지역화폐는 ‘인센티브’를 통해 소비자들의 동기를 촉진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지금처럼 ‘나의 소비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구나’라는 생각보다는 ‘지자체에서 주는 인센티브를 더 많이 받아야겠다’라는 생각으로 가서는 선순환‧지속가능성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세 번째로 ‘서울시 지역화폐 개선점과 민간 지역화폐와의 협력방안’을 주제의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최준규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렇게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지역화폐 시장을 확실히 키워 지역 어느 곳에 가도 지역상품권이 있을 정도다. 공동체 활성화의 목적도 있지만, 시민들이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동체 활성화의 목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역화페를 지역 특성이나 업종에 따라 차별화하고, 사용 범위를 지자체에서 동 단위로 좁히는 등의 방식이 있다. 또는 노원(NW)이나 모아 같은 민간 주도의 지역화폐를 지자체에서 홍보하는 등의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이날 온라인 토론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댓글을 통해 “사용처를 늘리려면 기업과의 연계, 지역상인과 상생방안이 필요하겠다” “지역화폐를 어떻게 받고 어디에 사용가능한지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 “최근 부상한 중고거래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연계하면 어떨까” “기본소득 개념과 연결해보면 어떨까” 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한편, ‘민주주의 서울’은 시민과 서울시가 함께 일상의 제안, 일상의 토론, 일상의 정책을 만드는 시민참여 플랫폼이다. 시민이 제안하고 50명이 공감하면 관련 부서가 답변하고, 100명이 공감하면 공론장이 열리고, 1000명이 공론에 참여하면 서울시장이 답변한다.
원문: 이로운넷 / 글: 양승희 이로운넷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