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는 닭고기나 달걀 같은 축산물은 좁은 공간에서 집중 사육되는 닭에서 얻습니다. 최근에는 동물 복지 농장도 늘어났지만, 기본적으로 밀집 사육인 건 변하지 않습니다. 비용을 생각하면 밀집 사육 이외에 대안이 없더라도 이런 이유로 감염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각종 질병으로 인해 가축이 집단 폐사하는 일이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사육장의 닭을 괴롭히는 여러 가지 질병 중 하나가 바로 피를 빨아먹는 진드기 감염입니다. 진드기 자체도 해롭지만, 이 진드기가 다른 질병도 옮길 수 있습니다. 여러 마리 닭이 있는 좁은 사육장에서 한 마리만 진드기에 감염돼도 결국 다른 개체로 번지면서 사육장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 수많은 닭 가운데 누가 진드기에 감염되었는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캘리포니아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에이미 무릴로(Amy Murillo)가 이끄는 연구팀은 닭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웨어러블 센서를 이용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진드기는 주로 닭의 몸통 뒤를 무는데, 당연히 가려움과 염증을 유발해 닭의 행동을 변화시킵니다. 감염된 닭은 자주 깃털을 고르거나 움직이고 모래 목욕을 합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핏비트 같은 웨어러블 센서는 닭에게 전혀 불편감 없이 움직임을 추적하며 이를 판독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감염된 닭을 빨리 발견해 격리하고 치료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그럴듯한 아이디어로 보이는데, 실제 닭의 폐사나 상품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다면 상용화 가능성이 나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과연 웨어러블 센서가 축산업 생산성 향상을 도울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원문: 고든의 블로그
참고
- 「“Fitbit for chickens” detects mite infestations」, newatl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