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야구계 최대 이슈는 트레이드였습니다. 겨우 하루가 조금 더 지났을 뿐인데 이 트레이드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차가워진 것을 보면 이 트레이드가 판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언론과 팬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는 이 트레이드를 한화의 뻘짓이라고 규정합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대수, 한화 내야에 소중한 존재
이대수는 3할을 기록하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경험이 있는 유격수임에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고 프로야구 전체를 보더라도 특출난 유격수는 아닙니다. 그런데도 한화에는 이대수가 필요합니다. 한화가 타격이 약한 팀은 아닙니다. 이용규와 정근우, 김태균, 최진행, 피에 등 좋은 선수가 많습니다. 만약 이용규가 중견수로 출전하기 시작하면 김태완도 타석에 더 많이 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화의 홈구장인 한밭야구장은 이제 타자친화형 구장이 아닌 것을 고려해도 한화의 외야 수비는 약한 편이 아닙니다. 이용규가 송구의 문제가 있다는 점과 피에의 코너 외야 수비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점, 그리고 최진행이 결코 좋은 외야수는 아니라는 점 등 변수가 있음에도 외야 수비가 문제될 정도의 팀은 아닙니다.
반면에 내야는 다르죠. 내야에 각자의 포지션에서 평균 이상의 수비를 하는 선수는 정근우와 한상훈 정도입니다. 문제는 두 선수의 포지션이 겹친다는 것이죠. 송광민은 리그에서 가장 안정감이 떨어지는 유격수이고, 주 포지션이 2루수인 한상훈을 유격수로 기용해야 할 정도입니다. 김회성도 수비력에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습니다. 이학준도 2루와 3루 자원으로 분류해야 합니다. 송광민을 포함해도 전문 유격수가 없는 팀이 한화입니다.
한화에 이런 수비하는 유격수 있음?
그런 한화가 기량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팀 내 유일한 베테랑 전문 유격수인 이대수를 내놓는다는 것은 어이가 없을 지경입니다. 이대수가 주전 유격수는 아니더라도 팀의 뎁스에 도움이 되는 자원임은 분명합니다. 특히, 한화처럼 내야 수비가 약한, 더구나 유격수 수비가 약한 팀이라면 더욱 그렇죠. 이대수가 원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선수이고, 이제 안정감도 예전보다 못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화에 이대수보다 수비를 잘하는 내야수가 몇이나 되는지 의문입니다.
그렇다면 백업으로라도 이대수를 팀에 뒀어야 합니다. 정근우(2루), 김회성(3루), 송광민(숏)을 기본 라인으로 하든 다른 대처 방안을 찾든간에 3루와 유격수를 커버하는 내야수로 이대수를 두고 튼실한 수비가 필요한 접전의 경기 후반에 이대수를 기용하는 방안이 필요한 팀이 한화입니다. 한상훈이 2루와 숏 커버가 가능하니 이대수까지 있다면 내야진 구성이 좋아집니다.
하락세에 들어선 노장이 한화에 필요한가?
만약 이대수가 한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도 영입한 대상이 조인성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저는 조인성을 보유한 팀이라면 아직도 조인성은 쓸만한 자원이라고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영입을 통한 보유라면 이야기는 달라지고, 필요한 자원의 유출을 통한 영입이라면 하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조인성 정도의 이름값을 가진 포수임에도 왜 그동안 다른 팀이 영입하지 않았을까요? 포수 기근 현상에 허덕이는 요즘에 말입니다. 팀에 있으면 좋기는 해도 우리 선수를 내주면서까지 영입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겁니다.
조인성의 장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포수임에도 타격이 뛰어나다는 것이 첫 번째, 강한 어깨가 두 번째입니다. 그런데 이제 그 두 가지 장점을 모두 찾아볼 수 없습니다. 타격은 누가 뭐래도 하락세입니다. 어깨는 여전히 강할 수도 있겠지만, 순발력이 떨어지면서 도루저지능력 또한 하락세입니다. 물론, 경험이야 많은 선수입니다. 하지만 경험이 많은 것과 그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한화에 경험이 많은 포수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바이지만, 영입을 했다면 조인성보다 롯데의 용덕한이나 삼성의 이정식이 어땠을까 싶습니다. 두 선수 모두 81년생으로 포수로는 많지 않은 나이에 팀 내 위치가 불안한 선수입니다. 롯데가 강민호의 백업으로 장성우가 아닌 용덕한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정식이라도 데리고 왔어야 합니다. 출혈도 지금보다 적었을 겁니다.
반대로 SK 입장에서는 땡큐죠. 조인성, SK에 필요한 자원이 아닙니다. 조인성에게는 수비가 좋은 정상호가 문제가 아니라, 타격 포텐이 폭발한 이재원이 문제였죠. 이제 수비는 정상호에게 상대가 되지 않고, 타격은 이재원에게 명함도 못 내밉니다. 물론, 세 번째 선택도 중요합니다만, SK의 2픽 출신인 김민식이 상무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재원이 1루나 다른 포지션으로 변경해도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며 만약 대안이 없더라도 그게 40세를 맞이한 조인성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대수는 SK에 필요한 자원입니다. SK의 내야는 리그 최악 수준입니다. 2루수 정근우는 떠났고 유격수 박진만은 복귀 시기를 점칠 수 없는 부상에 빠졌습니다. 3루수 최정도 부상이고 수비가 예전만 못합니다. 신현철과 안정광, 박계현 등으로 빈 자리를 메꾸고 있고 나주환을 2루수로 기용하고 있지만, SK의 수비 문제가 단숨에 고쳐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 명의 유망주라도 소중한 한화
그런데 한화와 SK의 내야에는 이대수를 영입하면서 분면한 한 가지 차이점이 생깁니다. ‘경험이 많은 유격수 존재의 유무’가 바로 그것이죠. 이대수가 당장 SK에 큰 힘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주전이라고 볼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야의 깊이가 조금 더 깊어졌다는 겁니다. 반대로, 한화의 내야는 더욱 얇아졌고요.
SK는 ‘쓰지 않을 자원’을 보내면서 ‘쓸만한 자원’을 영입했습니다. 그것도 무명이기는 해도 선수 한 명을 더 끼워서 말이죠. 저는 이 무명의 선수(김강석)을 왜 내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화에 유망주 자체의 씨가 말랐지만, 외야는 특히 심합니다. 선수의 미래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한화처럼 외야 유망주가 없는 팀이라면 ‘언젠가는 누군가 터지겠지’라는 심정으로 한 명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가진 팀이 한화가 아니라 SK입니다. SK라고 김강석의 미래와 잠재력에 확신이 있겠습니까? 다만, 당장 올해 FA가 되는 김강민과 박재상, 조동화 등을 생각하면 복권을 사는 심정으로 한 명이라도 더 영입하는 것이 낫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고, 적어도 과거의 스카우팅 리포트와 최근의 전력분석을 통한 영입이었을 겁니다.
저는 조인성의 영입이 한화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하는 팀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조인성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다가 가까운 미래에 조인성이 은퇴라도 하면 그냥 선수 두 명 내준 꼴이 됩니다. 조인성 정도의 나이에 뚜렷한 하락세까지 고려하면 당장 내년에 은퇴해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배터리의 경험이 문제될 때 필요한 포수였다면 LG가 진작에 그를 잡지 않았을까요.
원문: 컬러풀 야구
louis vuitton tascheg and Other Models Grab the Limel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