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 주: 이 글은 처음 작년 7월 개신교 중심의 단체가 동성애 금지법을 발의한다는 기사를 보고 쓴 것입니다. 그 글을 최근 신촌의 퀴어 퍼레이드와 개신교의 맞불 집회를 보고 맞추어 수정하였습니다.
퀴어 퍼레이드와 보수 개신교 단체
지난 토요일(7일)에 신촌에서 15회 퀴어 퍼레이드가 열렸다. 2000년 대학로에서 벌인 1회를 시작으로 어느새 15회가 된 행사인데, 이번에 논란이 된 것은 역대 최대의 규모라는 것과, 같은 장소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개신교 단체(그리고 어버이연합 … 이들은 여기에 왜?)가 맞불집회를 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 개신교 단체는 억울하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 단체는 행사를 진행한 그곳에서 집회허가를 받았고, 오히려 서대문구청은 퀴어문화축제의 행사승인을 취소했다. 퀴어퍼레이드가 허가된 지역에서 이탈해 기독교단체가 집회하는 곳으로 이동했기에 충돌이 일어난 것이라 탓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두가지다. “너나 잘 하세요”와 “쓸데 없는 짓 하고 있네”이다.
나는 동성애를 찬성하지 않는다
글을 진행하기 전에 분명히 밝히고 싶은데 나는 동성애를 찬성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경이 동성애는 ‘죄’라 분명히 말하고 있음을 믿는다.
성경이 동성애가 등장하는 부분도 많지 않고, 죄라 말하는 부분은 더욱 많지 않다. 동성애가 죄가 아니라고 해석하는 성경학자들은 각 구절별로 적절한 설명을 붙여놓았다. 예를 들어 창세기에 등장하는 소돔의 죄는 동성애보다는 사회적 불의다, 남색하는 자는 남자를 대상으로 매춘하는 행위를 말한다, 혹은 특별히 동성애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의 성결을 강조하는 것이라 해석한다. 더불어 성경은 신앙에 대한 당시의 해석이기 때문에 모든 구절은 지금의 시각으로 재조명되어야한다는 걸 강조한다.
하지만 성경이 만들어지는 역사에 하나님이 개입하셨다고 믿는 나로서는 그 해석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성경은 전체로 하나의 메시지를 말하고 있다. 각자 자신의 주관대로 적은 편지나 수필의 모음집이 아니라는 거다. 그렇기에 각 구절별로 동성애에 우호적인 해석은 가능할지 몰라도 성경 전체로 보아 하나님이 동성애를 기뻐하시지 않는다는 것 이외에 다른 해석은 없다고 믿는다.
성경은 진리를 거부하는 인간에게 나타나는 죄의 모습 중 하나가 동성애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건 크리스찬으로서의 내 신앙이며, 지식인 코스프레를 위해 동성애는 개인적 성적지향일 뿐이다라며 사람 좋은 척할 생각은 없다. (이 글을 쓴 목적은 다음에 나오지만, 동성애에 관한 성경의 해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기꺼이 의견을 나누고 싶다.)
모든 잘못을 무시하고 동성애만 공격하는 개신교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에 대한 한국 개신교의 태도는 한마디로 너무 치사하다. 그들이 말한데로 레위기는 동성애를 가증한 일의 하나로 말한다. 하지만 동성애 이외에 우상숭배, 간음, 혹은 수간도 가증한 일에 들어가며, (좌빨스럽게도)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도와주지 않는 것도 가증한 일이라 말한다. 그런데 왜 기독교는 동성애만 가지고 이 난리인가? 내가 보기에 그건 동성애자가 사회적 소수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만만해서다.
간음은 어떤가? 강남 교회 목회자들은 간음에 대한 설교를 안한다는 말이 있다. 부부 같아 보이지만 부부가 아닌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에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겠다는 거다. 하긴 개신교의 삼대 수퍼스타 조모, 김모, 곽모 모두 불륜에 연관되어 있고, 에어장을 비롯 다수의 목사들이 간음을 하고, 그걸 알면서도 쉬쉬하는 집단에서 어떻게 간음이 죄라고 세상에 외칠 수 있겠나.
그런데 동성애는 눈에 띈다. 적어도 여기에는 자신있다 생각하는 거다. 하나님이 가증하다 칭한 것을 수없이 범하면서도 자신은 돌아볼 생각 없이 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편승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거다.
6.4 지역선거를 앞두고 어느 기독교 단체에서 뽑지 말아야 할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그중 상당수가 동성애 단체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올라왔다. 그런 이유라면 성추행 전력을 가졌거나, 공정거래를 위배한자, 혹은 노동자나 하청업체를 착취한 자 모두 뽑지 말아야한다. 아니 비기독교인은 아예 안되는 거지. 우상숭배니까. 왜 동성애만 가지고 난리인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게 말이다.)
만약 내 친구가 부인 이외의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진다면 말하겠다. 간음은 죄라고. 거짓말을 한다면 말하겠다. 그건 나쁜 거라고. 이와 동일하게 친구가 동성애에 빠진다면 동성애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겠다. 그렇지만 나는 그들을 혐오할 생각은 없다. 다 부족한 인간이니까. 내가 떳떳할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
최소한의 자정능력부터 갖추자
요즘 교과서가 동성애를 옹호한다고 비판하는 만화를 찾아봤다. 나는 거기서 혐오이외의 다른 감정을 볼 수 없었다. 그게 지금 한국 기독교가 하는 거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
나는 동성애를 차별하는 어떤 행위에도 반대한다. 사회적 시스템이란 그런 거다. 차별 금지법이니 동성애 결혼에 대한 허용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차별받지 않게 하겠다는 거다. 세상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곳으로 만드는 것은 교회의 역할이다. 그걸 제대로 해야한다. 그런데 차별함으로 그 일을 이룰 수는 없다. 차별이라는 불의로 하나님이 사랑을 이룰 수는 없는 거다.
무엇보다 한국 교회는 누군가를 차별하거나 혐오할 자격도 없다. 최소한의 자정능력이라도 갖추고 나서 세상에 발언하라. 제발 너님들이나 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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