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KPI를 설정하지 않고 방향을 제시한다
이승환(ㅍㅍㅅㅅ대표, 이하 리):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종환: 아이포트폴리오 이종환 부사장입니다.
리: 간단한 회사 소개도…
이종환: 옥스포드와 펭귄랜덤하우스, 콜린스 등 전 세계 유수의 출판사들의 영어교재를 단독으로 디지털화합니다. 디지털 기술로 아이들이 최고의 영어 콘텐츠를 자기주도적으로 읽는 습관을 들여주는 기술과 서비스를 만듭니다. 이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부하며, 올해 매출은 두 배 성장하여 100억을 넘을 듯합니다. 항상 흑자였고요.
이종환: ‘잘 된다’라는 말이 애매한데, 성공의 정의가 빠른 성장과 엑싯이라면 실패한 거죠. 하지만 ‘건전한 성장’ 부문에서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투자와 엑싯을 목표로 하다 보면, 외형 부풀리기를 위해 지표만 만들려 하잖아요. 그게 매출액이든 사용자 수든.
리: 그러면 여기는 무엇을 KPI로 잡습니까.
이종환: 지금까지는 목표 수치를 잡지 않았습니다.
리: 에… KPI가 없으면 어떻게 하죠?
이종환: 방향 정도는 제시합니다. 우리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회사인데, 국내 매출 비중이 좀 높으니 해외 비중을 높이자… 이게 사업 초기에 많이 강조했던 부분이었죠. 그 외에도 대개 양적 목표보다는 질적 목표를 많이 내세웠습니다.
2. 퇴사율 등 건전한 조직을 위한 질적인 목표를 중시한다
리: 질적인 목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이종환: 좋은 팀을 만들어보자.
리: 좋은 팀이라는 정의 안에, 구체적인 요건들이 있지 않나요?
이종환: 낮은 퇴사율, 자기 업무 바운더리에 그치지 않고 서로 돕는 조직 문화 등이 있죠.
리: 실제로 퇴사율이 많이 낮나요?
사 : 평균이 5% 정도인데, 작년 10월까지는 0%였습니다. 3여년 간 그만둔 직원이 0명이었어요. 작년 말부터 사람이 급히 필요해 급하게 뽑다 보니 1주일 만에 나가기도 하면서 퇴사율이 올라왔죠. 현재 직원 수 45명으로 1년 전 대비 20여 명 늘었습니다.
리: 와… 그런 걸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걸 실행했나요?
이종환: 그런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건 너무 힘들지요. 그래서 사람을 뽑을 때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습니다. 진짜 파트타임 한 명을 뽑아도 저와 사장님까지 면접을 봤을 정도니까요. 회사가 좀 커진 지금은 팀에서 알아서 뽑는 편입니다. 이미 회사 문화와 잘 맞는 사람들로 회사가 꾸려졌으니까요.
부통령, 아니 부사장님을 존경하는 척하는 직원들
☞ 김성윤 대표 페이스북
☞ 이종환 부대표 페이스북
리: 구성원의 요건이나 철학, 이런 걸 좀 더 풀어서 말씀하신다면…
이종환: 누가 안 봐도 알아서 자기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 제가 직원들한테 면담 때마다 매번 반복해서 하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회사를 위해서 일하지 말라고. 회사의 성장은 결과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리: 그러면 반응이 어떤가요?
이종환: “진짜요?”라고 되묻는 직원들이 있는데 저는 진심이에요.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성장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회사는 잘 됩니다. 저 역시 스스로가 좋아해서 할 때 성과가 나왔어요. 삼성에서 카메라 개발할 때도 매일 밤12시에 퇴근하면서도, 마지막에 30분씩 코드 정리하며 주석이라도 한 줄 더 달고 했거든요. 그렇게 내가 하는 일에, 진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완결성을 추구를 하다 보면, 거기에서 내 성장이 조금씩 쌓여요.
3. 견문을 넓힐 배움의 기회를 주고, 이를 리더십으로 발전시킨다
리: 근데 또 내 성장과 조직의 성장이 꼭 일치하지만은 않잖아요?
이종환: 주니어는 정말 배워갈 단계고, 조직을 생각하는 본격적인 단계는 대리급 이상이라고 봅니다. 이때 자기 스스로 성장하는 사람이 리더십을 가져가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회사면 성장할 거라 봅니다.
리: 리더십은 어디서 온다고 봅니까?
이종환: 일을 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자기 실력이 있어야 리더십이 생기지, 리더십이라는 덕목을 따로 교육하고 받는다고 생기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스케이트 선수 이승훈에게 “후배들이 잘 따르고 리더쉽이 있어 보이는데 비결이 뭐예요?”라고 물었는데, 이승훈 선수가 웃음을 지으면서 “일단 스케이트를 잘 타야 돼요”, 그러더라구요.
“우선 스포츠에서는 실력이 있어야 해요. 실력 없이 믿음을 줄 수는 없어요”
이종환: 먼저 월급이 밀리면 안 돼요. 한 곳에서 시간이 어느 정도 쌓여야 성장도 생기는데, 현금흐름이 안정적이어야 오래 일할 수 있겠다는 믿음을 주니까요. 또 조금이라도 재밌게 다닐 수 있도록 팀 빌딩 프로그램도 많이 운영합니다.
리: 팀 빌딩 프로그램이라 함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이종환: 임원들이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 각 팀에서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게끔 해요. 예로 개발팀은 매주 자체 세미나를 하죠.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해외워크샵도 지금까제 세차례 나갔습니다. 출장의 기회도 많은데, 이때마다 견문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편이고요. 그렇게 회사는 성장을 돕고, 개인은 자신을 위해 일할 때 좋은 회사가 된다고 봅니다.
리: 그 외에 구성원의 능력 배양을 위해 힘쓰는 부분이 있나요?
이종환: 시야를 넓혀주려 노력합니다. 그냥 놀러 해외워크샵을 가는 게 아니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BETT라고 영국의 에듀테크 전시회에 상당히 많은 직원이 갑니다. 그 외에도 뭘 보고 배우겠다고 하면 최대한 기회를 주지요. 또 해외 나간 김에 하고 싶은 것도 좀 하라고 합니다. 손흥민 경기를 보든 놀러 다니든, 그것도 다 견문을 넓히는 기회라는 거지요.
4. 워라밸이 아닌 자율성: 가장 낮은 직원의 목소리도 반영한다
리: 어쩌다 이런 생각들을 가지게 된 건가요?
이종환: 원래 사장님과는 서울대 천문학과 1년 선후배로 알았고요. 천문학 박사과정 하다가 IT에 관심을 갖고 데이콤에 들어갔어요. 그러다 삼성테크윈에 가서 5년 간 디지털 카메라 화질 관련 연구를 했죠. 8년쯤 하니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싶어서, 부즈앨런이라는 컨설팅 회사에 들어갔지요.
리: 그 좋은 직장은 왜 떄려치우고 창업을…
이종환: 삼성에서 5년을 주당 80시간을 일했는데, 컨설팅 하며 주당 100시간으로 2년을 달리니까 코피 터지고 몸이 못 버티겠더라고요. 또 대기업에서 일하고, 대기업을 컨설팅하다 보니, 실제 경영을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장님과 함께 창업하게 된 거죠.
리: 워라밸은 잘 지키는 편인가요?
이종환: 워라밸이란 말을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보다 자신이 일하며 배우는 것에 기쁨을 느낄 수 있는지,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을 함께할 수 있을지를 중시하지요.
기본적으로 출퇴근 시간과 휴가는 자율적으로 운영합니다. 물론 다른 구성원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배려를 기본에 깔아야겠지만요. 일과 성장에서 재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 최대한의 자율성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근태는 회사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관리하는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리: 자율이라함은 어떠한?
이종환: 팀마다 문화는 굉장히 다릅니다. 그 문화는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고요. 개발팀은 매주 자신들이 정한 기술 세미나를 가집니다. 처음에는 대표님이 정한 책을 읽고 독후감 쓰는 제도가 있었는데, 직원들이 스스로 책을 정하여 전체 독서토론하는 걸로 바뀌었습니다. 코로나 때 재택근무 여부도 직원들과 이야기를 통해 결정하게 했고요.
리: 그러면 뭐 위아래 없이 의견을 낸다거나…
이종환: 한국 사람들이 모여있는 한국 회사이다 보니 어느 정도 직급과 나이를 의식한 ‘조심스러움’은 누구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우리회사는 회사 짐을 하나 나르더라도 임원부터 인턴까지 같이 팔을 걷어붙이는 조직입니다. 다른 회사 경험을 갖고 우리회사에 온 직원들은 그 차이를 분명히 알거에요.
5. 빠른 성장보다 건강하고 견실한 조직을 유지
리: 3년 뒤에 이 회사는 어떻게 되어있을 것 같아요?
이종환: 진짜 어려운 질문이네요… 굳이 답하자면 국내 대기업이 사고 싶은 회사가 되어있을 것 같아요. 5년 뒤에는 글로벌에서 사고 싶어 할 정도로, 교육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깊이를 갖춘 회사가 되어있을 겁니다.
리: 회사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세요?
이종환: 초기에는 제가 기술 쪽도 봤는데, 지금은 완전히 위임했습니다. 회사의 가장 큰 사업인 리딩앤은 사장님이 영업/마케팅도 총괄을 하고 있고요. 그 밖에 회사의 백엔드라 할 수 있는 인사, 재무, 총무 등 회사의 모든 잡일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좋게 말하면 전사지원이고, 없어 보이게 말하면 허드렛일이죠. 사람도 뽑고 직원들 PC도 사주고 사무실도 알아봅니다.
리: 엄마 같은 역할이네요. 요즘 가장 큰 이슈는 뭔가요.
이종환: 최근 개발자를 비롯해서 거의 모든 포지션을 다 뽑고 있습니다. 최근 옥스포드, 펭귄랜덤하우스, 콜린스 같은 해외의 거대한 출판사들과 협업을 늘려나가고 있고, 국내 대기업들도 먼저 적극적으로 저희와 협업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운영, CS… 전 포지션을 뽑고 있으니 저희 홈페이지 채용공고를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리: 이를 위해 회사 자랑을 좀 하자면…
이종환: 한국에 여러 에듀테크 업체가 있지만, 저희처럼 정말 글로벌 파트너들과 크게 사업을 하면서 연간 2백만불 이상 수출하는 곳은 없습니다. 매출은 작을지 몰라도, 해외 유수의 출판사, 교육기업과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상장한 교육회사에서도 얻기 힘든 경험일 겁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빠른 투자유치와 엑싯으로 칭찬받지만, 저희는 오히려 유치한 투자금을 돌려주기까지 했습니다. 견실하게 성장해 나가는 게 우리의 철학이니까요. 여기에 동의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든지 환영합니다.
리: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종환: ‘동료가 복지다’라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요, 그게 뭔지 알 수 있는 회사입니다. 많이 지원해 주세요.
☞ 김성윤 대표 페이스북
☞ 이종환 부대표 페이스북
☞ 아이포트폴리오 홈페이지
※ 이 인터뷰는 「에듀테크, 교육 사업과 연을 맺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무료” 보고서」과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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