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비트(현 업라이즈)를 창업하고 회사에서 IT 문맹이 되어 버렸다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힘들었지만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슬랙(Slack), 트렐로(Trello), 컨플루언스(Confluence), 노션(Notion), G 스위트(G suite), 인터컴(Intercom) 등 뭔가 화려해 보이는 툴에 익숙해졌습니다.
이런 것들을 사용할 줄 아니 앞으로 내가 어디를 가더라도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해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습니다.
협업 도구라는 것의 전제는 협업이었습니다. 나 혼자 사용하는 것이 아닌 구성원 모두가 사용해야 의미가 있는 도구였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도구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업종이든 사용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IT 개발에 특화한 툴이기에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오버스펙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IT에 익숙하지 않은 구성원들이 배우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IT에 나름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저조차도 IT 문맹이 되어버린 거 같다고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다시 VC로 이직한 후 다시 원래 도구에 적응하는 데 많이 불편하기도 했고, 대기업 ERP까지 공부해야 돼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미 협업 도구의 맛을 알아 버린 후였기에 답답한 게 너무 많았습니다.
기존의 툴은 영업 업무보다는 개발 업무에 더 알맞은 툴이었기에 도입하자고 쉽게 이야기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세상의 대부분 비즈니스는 영업인데 이에 알맞은 도구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VC 업무도 투자라고 볼 수 있지만, 투자 행위 자체가 영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영업의 경우 물건을 팔고 돈을 받지만 투자 업무의 경우 돈을 팔고 주식을 받는 것이니 본질적 차이는 없는 셈입니다. 이러던 중,
플로우라는 획기적인 툴을 알게 되었습니다.
플로우는 이렇게 기능이 없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심플했습니다.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 있는 밴드와 페이스북과 인터페이스가 다를 게 없었습니다.
게다가 현재 재직 중인 회사의 경영진 중 한 분이 플로우 창업자와 전 직장 동료였기에 바로 도입까지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것을 도입한다는 데 반발이 있었으나 일주일도 안 돼서 모두 적응했으며, 지금은 플로우 없이 업무를 하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서 재택근무를 할 때 플로우의 역할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수많은 메일을 주고받고 카톡으로 뒤엉켰을지도 모르는 업무가 깔끔하게 정리되었습니다. 또한 업무를 하면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문서가 정리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플로우 너무 편리하고 좋은데, 설명하기가 너무 어렵네요.
왜 플로우가 편리한지 정리해보았습니다.
업무를 한다는 것은 소통을 통해서 결과물을 만들고 그 결과물을 저장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도구는 이 과정을 효율적이고 쉽게 만들어줍니다.
기능이 적음
세상에 있는 수많은 도구의 처음은 IT 개발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툴을 만들어낸 사람들도 IT 개발자이기에 수많은 기능이 들어 있죠. 그만큼 개발자가 아닌 구성원에게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장 기능 특화
물론 쉽게 만든 툴도 있지만 대부분 소통 기능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어, 영업과 같은 수많은 프로젝트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저장 기능에 특화한 쉬운 툴이 그동안 없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지금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플로우가 그 역할을 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보안 강화
다른 외산 도구와 다르게 회사 내부 서버에 설치를 할 수 있기에 보안을 중시하는 기업들도 많이 사용합니다.
플로우는 틈새를 파고들었고, 실제로 사용을 해보니 무척 편했습니다. 너무 좋아서 투자를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원문: 김현준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