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HK가 매달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의 이번 달 결과가 발표되었다. 어제는 아사히신문사의 여론조사가 발표되었는데 결과는 비슷한 양상을 보이나, 진보계열의 아사히신문사 여론조사보다 공영방송인 NHK의 조사 결과가 좀 더 일본 여론을 반영하지 않을까 싶어 소개한다.
조사는 5월 13일부터 3일간에 걸쳐 전국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컴퓨터가 무작위로 추출한 전화(고정, 핸드폰)를 거는 RDD 방법으로 실시하였고, 2,075명 중 1,263명이 응답해 61%의 응답률을 보였다.
1. 내각 지지율
지지한다 37%(지난달보다 2% 하락), 지지하지 않는다 45%(7% 증가)로 나타나 ‘지지하지 않는다’ 가 ‘지지한다’를 넘어선 것은 2018년 6월 조사 때 이후 처음이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는 이유에서는 ‘다른 내각보다 나은 것 같아서’ 가 55%, ‘지지하는 정당의 내각이므로’ 가 14%를 나타냈다. 반대로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사람(아베)을 신용할 수 없어서’가 36%, ‘정책에 기대가 없다’가 26%를 나타낸다. 아베 내각 지지율 기반이 다른 ‘대안이 없다’ 는 사실에 기반함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는 코로나에 대한 지지부진한 대응과 작금의 검찰청법 개정을 둘러싼 국민 여론의 악화를 반영한 조사 결과라 보인다. 내각 지지율이 지지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높아졌지만 아직 37%의 지지율을 보인다.
이는 물로 높은 지지율이 결코 아니며 일본 국민도 아베 정권의 코로나 대책에 대한 실망과 분노 그리고 그 틈을 타서 검찰청법을 개정하려 하는 꼼수에 대해 엄정한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아베 정권이 위태롭다고 볼 수도 없는 지지율이다. 30%대가 무너지지 않는 한 퇴진은 생각하기 어렵다.
2. 코로나 19의 감염 확대로 생활에 어느 정도 불안을 느끼는가?
‘매우 불안을 느낀다’ 가 29%, ‘어느 정도 불안을 느낀다’ 53%, ‘그다지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12%, ‘전혀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3%로 나타났다. 약 80% 이상의 국민이 코로나로 인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크고 작은 불안을 안고 생활함을 알 수 있다.
3. 코로나 대응을 둘러싼 정부의 지금까지의 대응에 대하여
‘크게 평가한다’ 5%, ‘어느 정도 평가한다’ 39%, ‘그다지 평가하지 않는다’ 37%, ‘전혀 평가하지 않는다’ 16%로 나타났다. 한국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전혀 평가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불과 16%에 머문다는 점이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결국 평가하지 않는 여론이 50% 조금 웃돌며, 매우 평가와 대체로 평가를 합하면 40% 이상의 국민이 아베 정권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함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도쿄를 비롯한 8 도도부현에 대한 긴급사태선언이 해제되고 확진자가 감소하는 추세를 유지하게 된다면, 아베 정권의 코로나 대책은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는 엉망진창으로 보이는 것 같지만, 정작 일본 국민들은 그런대로 약 절반 정도의 사람이 평가한다는 사실이며 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 정부가 ‘특정 경계 도도부현’의 5개 현을 포함한 39개 현의 긴급사태선언을 해제한 것에 대하여
‘적절한 타이밍’ 36%, ‘너무 빨랐다’ 48%, ‘너무 늦었다’ 7%로 나타났다. 미묘한 숫자다. 긴급사태선언 해제를 두고는 평가가 나뉨을 알 수 있다.
5. 긴급사태선언의 기한이 되는 5월 말까지 모든 도도부현이 해제할 상황이 되는가?
‘그렇게 생각한다’ 22%,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69%로 나타났다. 도쿄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대도시가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 또는 제로였다는 뉴스가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은 아직 일본 정부의 코로나 대책에 대해 미덥지 못하다는 불안 심리를 보임으로 보인다.
6. 정부가 애초 소득이 줄어든 세대에 30만 엔을 지급하려던 것을 그만두고 모든 국민에게 1인당 10만 엔을 지급하기로 한 것에 대하여
‘적절하다’ 61%, ‘적절치 않다’ 26%로 나타났다. 아베 정권이 코로나 대책에서 유일하게 평가를 받는 정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나저나 빨리 나눠줘라. 기다리다 목이 빠져버리겠다. 그리고 아베노마스크는 도대체 언제 배달되는 거니?
7. 검찰의 정년연장을 가능하게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하여
찬성이 17%, 반대가 62%였다. 이는 아베 정권이 지난 안보법안 등의 강행 통과에서 겪었던 경험치에 따라 애초 강행 돌파를 노렸으나 코로나 사태라는 국난 속에 비겁하게 꼼수를 쓰는 행태가 국민적 여론에 불을 붙인 듯하다. 결국 이번 국회에서의 심의는 미룬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이니 한 발짝 물러난 형국이다. 3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와 같은 양상이려나.
8. 각 정당의 지지율
자민당 지지율이 -1.6% 의 변화가 있으나 여전히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유일한 정당임이 새삼 드러났다. 자민당이 31.7%로 독보적이고 나머지 야당은 전부 한 자릿수를 기록한다. 특기할 만한 사실로는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긴 하지만, 모든 야당이 모기 발톱만큼씩 지지율이 올랐는데 집권당인 자민당 만이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굳이 위안을 찾을 수 있으려나.
여전히 40%를 넘는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의 국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야당의 매력과 활약이 없는 한, 자민당 정권의 일당 지배 체재는 반영구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당분간 이런 구도 속에서 코로나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는 퍼포먼스를 보일 것이다.
또한 곧 나머지 도도부현에 대해서도 긴급사태선언이 해제될 것이다. 이로 인해 코로나의 제2, 제3 파가 올 수 있으며, 그리되면 지금보다 더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불안 요소를 끌어안은 채, 일상으로 돌아가기 단계로 전환 될 것 같다.
원문: Hun-Mo Yi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