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대화는 ‘나만의 우선순위 정하는 법’을 잃어버린 이와 나눈 대화를 압축하여 전해드립니다.
Q. 어떻게 하면 ‘대충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A. 무엇을 그렇게 대충했기에, 후회 섞인 어조로 질문하시는지요?Q. 대충 결과만 내면 된다고 오래도록 학습해서 그런지, 이 습관을 고치지 못하겠어요.
A. 뭐든 대충해도 문제지만, 뭐든 진지하고 완벽하게 임해도 문제입니다. 힘을 넣을 것과 빼야 할 것을 구분해야만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죠. 뭐든지 열심히 하여 완벽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을까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지”
우리는 바라는 결과를 위해, 닥치는 대로 보이는 수단과 방법을 구분하지 않고 동원해 봤다. 그런 성장은 초반 러시에는 잘 통했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하든지 초반 성장은 눈이 부시다. 마치 70년대의 대한민국 경제 성장 과정 또는 이제 막 시작한 RPG 게임 속 캐릭터처럼 말이다.
일/삶 = 인생
하지만, 인생은 기준도 순서도 무시된 경험으로 데미지를 남긴다. 어떤 일이든 주먹구구식으로 눈앞의 결과를 좇다 보니, 일을 하면 할수록 이전보다 나아지는 것이 더뎌지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성장이 더뎌지면서 더욱 자극적인 방법을 쓰려고 무리를 한다.
마주한 일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제한은 일에 대한 철학까지 바꿔버린다. 과정보다는 결과, 목적보다는 수단이 때로는 앞서도 된다는 흐물흐물한 원칙을 갖게 된다. 모로 가도 서울(목적지)만 가면 되니 말이다.
“추억처럼 일의 결과만 남았어요”
어떤 일이든 그렇게 하다 보니, 지나고 보면 그 일의 결과만이 남는다. 마치 ‘훈장처럼’ 말이다. 하지만, 실제 그 일의 결과가 어떤 원인에 의해 나왔는지 알지 못한다. 분명 내가 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진행 과정이 미스터리하다는 느낌마저 갖게 된다. 간혹 꿈에서 했는가 하는 기시감까지도 든다.
디테일은 과정에 남는다
그렇다. 그동안 일을 대충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일을 보는 철학뿐 아니라, 유사한 속성을 지난 일의 결과를 위한 최적의 과정 설계 및 실행이 불가능해졌다. 재연이 불가능해졌으니, 내가 했다고 증명할 수도 없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과정을 등한시하며 결과를 위해 내달렸더니 도무지 실력은 쌓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일단 살아야 한다. 그래서,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진행했던 경험(감 또는 통빱)을 바탕으로, 일종의 처세만 늘어난다. 이것도 실력이라고 우기는 수밖에 없다. 겉으로 티 내면 안 된다. 나만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오래도록 직장에 기대어 월급쟁이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딱히 답은 없는 것 같다. 다시 되돌아갈 수도 없고, 평생 안고 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절망감마저 든다.
대충하지 않기 위해, ‘디테일’에 집착하듯 일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조직은 직원들에게 과정에 비해 일의 결과만을 강조한다. 여기에 휩쓸려 (1) 목적보다 수단과 방법을 우선시하게 되고, (2) 결과만을 위한 경주마가 되어간다. 그 결과, (3) 일을 하는 이유 또는 철학이 ‘목표한 결과를 달성’하는 것으로 각인된다. 다시 말하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뭐든지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일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과정 없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재연하지 못하면 무의미하다.
따라서, 결과보다는 과정에 비중을 두고 일에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만 일에 대한 객관적 관점과 공정함 등이 반영된 일을 바라보는 선한 철학을 지킬 수 있다. 이 부분이 망가지면 쉽게 되돌리지 못한다. 어떤 일이든 결과만을 위해 일하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통제 불가한 부작용을 낳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디테일(Detailed Process & Steps)’에 집착하듯이 해야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일이 작동되는 핵심 원리(Core Success Factor, Principle)를 발견하고, 최상의 결과를 위해 숨은 원칙(Rule)을 찾고 준수하게 된다.
따라서, 일의 과정에 대하여 접근 가능한 관점을 모두 확인하여 직간접적 관계된 것을 확인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또한, 일이 진행되는 단계상 기록 가능한 데이터를 꾸준히 관리하고, 이를 통해 업무상 최적화된 비즈니스 루틴(Routine)을 정립하여 발전시켜야 한다.
이러한 방식이 시스템상 정비되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일로부터 얻었던 최종 결과로부터 시작했던 단계까지 인과관계를 고려하여 ‘복기’하는 것이다. 이 과정으로 조직은 시스템의 정비 및 효율성 개선을 이룰 수 있다. 또한, 개인은 꾸준히 연습하게 되면, 회사가 제공해주는 일의 원리로부터 나만의 방법론(Methodology)을 만들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그것이 진정한 디테일을 갖춘 생존 가능한 직장인의 모습이다.
원문: 이직스쿨 김영학의 브런치
이직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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