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실제로 잘하는 것만큼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가? 대부분 ‘적극적으로 일하는 스타일’이라고 답을 한다. 그렇다고, 일부러 고유의 스타일을 버리고 ‘적극적인 척’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나는 평소에 어떤 스타일로 일하는가?
일을 할 때는 내가 어떻게 하는지 확인 불가능하다. 그래서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대부분 착각한다. 적극적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능동적이며, 소극적인 줄 알았지만, 수동적이다. 해당 말들의 정확한 뜻은 아래와 같다.
- 적극적: 어떤 일에 대하여 긍정적, 자발적, 진취적으로 힘을 다하는 태도나 성향을 갖는 것
- 소극적: 자진하여 나아가려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부족하고 활동적이 아닌 것
- 능동적: 다른 것의 영향을 받지 아니하고 제 뜻에 따라 어떤 힘이나 작용을 일으키는 것
- 수동적: 다른 것의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것
딱 꼬집어 나는 적극적, 소극적, 능동적, 수동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현재의 환경, 상황, 문제, 동료, 역할과 책임 등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 적극적 vs 소극적은 타인의 영향력으로부터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 능동적 vs 수동적은 일에 대한 생각과 의지에 자기 자신이 얼마나 들어갔는가에 따라 다르다.
이를 기반으로 2X2 매트릭스로 정리하니, 총 4가지 스타일로 구분할 수 있다.
1. 적극적이며, 능동적으로
과정과 결과 모두 탁월하여 효율 및 효과적 성과를 만들어낸다. 어떤 일이든지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최대한 나와 조직 사이에서 원하는 바를 산정하고 달성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타입이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최상의 목적에 기반한 최적의 수단과 방법을 강구한다. 이를 결정하는 기준은 제각각이지만, 가장 보편적이고 논리적 기준을 합리적으로 제시하고 실행하는 타입이다.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는 이들이 이런 타입일 때, 일은 잘 되지만 주변이 다소 피곤할 수 있다.
2. 소극적이며 수동적으로
과정과 결과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훼방만 놓지 않음 다행이다. 어떤 일이든지 ‘반대’가 많다. “안돼, 하지마, 굳이 그렇게 까지 해야 돼?!”의 반항적 반응을 이어간다. 위에서 시키는 일 또는 꼭 해야 하는 일임에도 미루고 미루는 것을 반복한다. 결국 급박한 상황이 되어야 시작하여 겨우 일을 완수한다. 조직에 필요하지 않은 존재다. 있으나 마나 한 존재로 어떤 일을 하든지 도움이 되질 않는다.
3. 수동적이며, 적극적으로
정해진 일에 있어서는 효율적 성과를 가진다. 하지만, 그 외에는 기대하기 어렵다. 주어진 일은 최선을 다하여 완수하려고 한다. 단, 그 일의 전권이 주어졌을 때만 해당된다. 대부분 일을 찾아서 하지 않고, 누군가의 지시와 명령에 의해서만 빠르게 움직이거나, 그런 척을 한다. 실력을 쌓는데 관심이 없고,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는 타입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조직으로부터 위와 같이 훈련받는다. ‘낄끼빠빠’하다 보니 좀처럼 끼질 못한다.
4. 능동적이며, 소극적으로
어떤 일이든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여 접근한다. 하지만 실행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일에 대한 기획 및 계획을 세우는 것에는 탁월함을 보인다. 하지만, 이를 실제 실행하면 일의 흥미를 잃어간다. ‘용두사미’ 같은 스타일로 몸보다는 머리 쓰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이다. 신입이 이런 스타일을 가지면 주변에 여러모로 민폐를 끼친다. 오히려 대표에게 걸맞은 스타일이다.
나는 어떤 타입인가? 그 근거는 무엇인가?
실무자: 1 > 3 > 4 > 2
실무자는 매사에 능동적일 수 없다.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어진 일만 할 수 없다. 필요에 따라서 능동적으로 일(문제)를 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책임자(팀장급 이상): 4 > 1 > 3 > 2
책임자는 능동적일 수밖에 없다. 그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매사에 적극적이 되면 곤란하다. 따라서, 가끔은 상황, 환경, 타인에 맞춰 수동적 태도도 일부 필요하다. 주변을 위해 말이다.
어떤 이들이 일을 잘할까?
어떤 타입이 일을 더 잘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종합적으로 보면 ‘능동적’인 이들이 ‘수동적’인 이들을 앞선다. 이들은 합리적 논리적 과정에 의해 원하는 결과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이들이다. ‘능동적’이라는 무기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능동적이어도, 밑도 끝도 없이 ‘운이 좋은 이들’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 이들은 ‘눈치가 없는 운’을 타고난다. 거기에 딱히 일을 하지 않아도 ‘티가 나지 않는’ 것까지 갖추었다. 하지만, 이들도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오는 중이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말아야 하는 지옥문이 열려버렸다.
원문: 이직스쿨 김영학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