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결국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그러니까 여름 고시엔(甲子圓)까지 삼켜버렸습니다. 일본고교야구연맹은 20일 온라인으로 운영위원회를 열고 102번째 여름 고시엔 일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니칸(日刊)스포츠는 “6월 하순부터 8월 초순에 걸쳐 열리는 지방 대회(예선)에 약 3800개 학교가 250여 개 구장을 오가며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지역 감염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대회 취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 신문은 계속해 “휴교나 동아리 활동 정치 조치가 길어지면서 연습이 충분하지 않아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 위협이 크다는 것도 대회 취소를 결정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각 학교에서 수업 기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여름 방학을 줄이는 추세”라면서 “이 때문에 선수들 학업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경기 운영을 담당할 임원과 심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원래 올해 본선은 8월 10일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무관중 경기로 막을 올려 2주간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니칸스포츠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각 도도부현(都道府県) 대표가 단체 합숙을 경험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면 코로나19 감연과 확산 위험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도 당연히 취소 이유 중 하나입니다.
1915년 시작한 여름 고시엔 일정을 취소한 건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이후 올해가 79년 만에 처음입니다. 1942년부터 1945년까지는 전쟁 때문에 아예 대회 일정 자체를 잡지 못했습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부터 지난해까지 74년 동안에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대회를 치르고 있었습니다. 1918년 대회도 그해 쌀 도매상들 가격 담합 의혹 때문에 일어난 쌀소동(米騷動) 때문에 정상적으로 대회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이에 앞서 흔히 봄 고시엔 또는 센바츠(選拔)라고 부르는 선발고교야구대회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취소했던 상황. 일본고교야구연맹은 원래 이 대회를 3월 19일부터 역시 고시엔 구장에서 무관중으로 개최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 확산 분위기가 가라 앉지 않자 대회를 여드레 앞두고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센바츠 역시 제2차 세계대전 탓에 1942~1946년에는 아예 대회 일정을 잡지 못했습니다. 대신 여름 고시엔은 1946년에는 대회를 열었습니다. 그러니까 일본에서 봄 여름 고시엔 모두 사라진 건 올해가 1945년 이후 75년 만에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