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7일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긴급재난지원금이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전 국민 50만 원 (4인 가구 200만 원) 하루라도 빨리 지급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당시 황 대표는 불필요한 예산들을 과감히 조정하는 방식으로 ‘512조 예산 중 20%만 조정하면 100조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며 추가적 세금 부담 없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황 대표는 “국민을 위한 긴급지원에 선거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 정부는 선거 전이라도 최대한 빨리 지급하라”고 호소했습니다.
황 대표가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1인당 50만 원 지급을 주장하자 김종인 선대위원장도 “황 대표가 그 주장(김종인 위원장의 대통령 긴급명령권 발동)을 받아서 문제를 빨리 해결해보자는 뜻에서 이야기한 것이며 선대위 메시지와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힘을 실어줬습니다.
신세돈 통합당 비상경제대책위 부위원장은 국회에서 가진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달간 정부 대책을 지켜봤는데 미적대거나 우왕좌왕하거나 돈 빌려 가라는 대책이 전부였다”며 “재난지원금도 건보료 기준 하위 70%만 준다는 해괴한 기준을 내놓은 것을 보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차선책으로 전 국민 50만 원 지급 대책을 내놨다”고 설명했습니다.
통합당 김재원 예결위원장, 전 국민 지급 반대
선거 전 더불어민주당과 같은 목소리로 ‘전 국민 100% 지급’을 외쳤던 통합당이 선거가 끝나자 돌연 말을 바꾸었습니다.
통합당 소속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상당한 소비 여력이 있는 소득 상위 30%까지 100만 원을 주는 것은 소비 진작 효과도 없고 경제 활력을 살리는 데도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며 “앞으로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진행될지도 모르는데 국가재정을 대폭 흔드는 방식의, 국채 발행을 통한 지원금 지급은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을 위해서는 정부 추경안 이외에 추가 증액분이 필요합니다. 민주당은 총 13조 원 규모의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는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통합당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국채 발행은 반대하며 올해 예산을 전용하는 방식으로 소득 하위 70%에게만 지급하자는 방식으로 선회한 것입니다.
사람부터 살리자며 선거 현수막까지 내걸었던 통합당
부산진갑에서 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선거 기간 “사람부터 살리고 봅시다. 전 국민 1인당 100만 원 당장 지급하라”는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통합당의 1인당 50만 원 지급보다 훨씬 금액이 높았고, 하루빨리 지급하자는 황교안 대표의 주장과 비슷했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과 지원 금액은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선거 전과 후 여전히 ‘전 국민 100% 지급’으로 동일하다면 통합당은 ‘전 국민 지급 반대’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국민들은 재난지원금과 상관없이 정당이 선거 전에 했던 말을 바꾸는 모습에 불쾌감을 느낍니다. 선거 운동 기간에는 큰 절을 하면서 도와달라고 했다가 당선되면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는 정치인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너무나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을 가장 믿지 못할 직업 1위라고 합니다. 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도 지나기 전에 말을 바꾸는 통합당을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원문: 아이엠피터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