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니엘 핑크의 책 『언제 할 것인가?』를 참고한 글입니다.
응원하는 팀이 지고 있는 상태로 전반전이 끝났다. 잠시 주어지는 휴식, 긴장이 풀어지며 자리에 앉았지만 마음이 무겁다. 같은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표정도 밝지 않다. 반대편 상대 팀의 응원석과 달리 이쪽은 조용하다. 다들 이 경기는 힘들다고 예상하는 듯하다.
전반에 지는 팀은 경기에서 질까?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조나 버거와 시카고대학교의 데빈 폽은 15년 동안 치러진 1만 8,000회가량의 NBA 경기를 분석했다. 역시 전반전에 앞선 팀은 높은 확률로 경기에서 승리했다. 예를 들어 전반전에 6점의 리드를 가져간 팀이 경기에서 승리할 확률은 80%였다.
그런데 예외가 있었다. 단 1점을 뒤진 상태에서 전반을 끝냈을 때, 오히려 승리할 확률이 높았다. 이상한 결론이 나온다. 어차피 1점을 이긴 채 경기가 끝날 것 같다면, 차라리 2점을 내주고 1점을 지고 있는 상태로 끝내는 것이 유리하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특히 하프타임에서 홈팀이 1점 뒤졌을 경우에는 이기는 확률이 58%를 넘어갔다.
실제로 하프타임에 1점 차로 지고 있는 팀이 승리할 확률은 2점 앞선 팀의 승리 확률과 같았다. 연구자들도 이상하게 생각했고, NCCA로 눈을 돌려 10년 동안 대학농구팀들이 치른 4만 6,000회에 가까운 경기를 조사했지만 결과는 동일했다. 하프타임에 1점 차로 지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지고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왜 1점 차의 낮은 점수가 더 많은 승리와 가까웠을까? 중간 평가에서 약간 뒤처져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사람은 유달리 분발한다. 작은 뒤처짐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된 것이다. 반대로 보면 조금 이긴다면 그 사실을 잊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삶에는 점수도 하프타임도 없다.
재밌는 사실로 끝나기에는 꽤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지금 당장 이길 수 없다면 조금 뒤처진 상태로 중간 정리를 하면 된다. 스포츠는 3차원을 2차원으로 단순화한 그림처럼 단순화된 부분으로 우리 인생을 보여줄 뿐이다. 복합적이고 다양한 우리 인생은 스포츠 경기처럼 어떤 부분을 하프타임을 정할지, 무엇을 승리와 패배로 나눌지, 또 어떤 것을 작은 차이라고 할지 정해져 있지 않다. 심지어 우린 같은 신발을 봐도 서로 다른 색으로 본다.
우리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우리에겐 어떤 상황이든 1점 차로 뒤처질 상황을 만들 기회를 준다. 뒤처지는 상황이라면 잠시 하프타임을 부르고 스코어를 살펴보자. 새로운 기회가 생길지 모른다. 물론 이미 세상에는 많은 사람에게 통용되는 기준이 있겠지만, 그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중요한 문제가 못 된다. 누구도 자신의 삶이 언제 끝나는지, 당장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스코어는 오직 그 경기를 뛰는 내가 정할 문제다.
원문: 마인드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