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워릭대학(University of Warwick)이 이끄는 영국 내 다기관 컨소시엄이 코로나 19로 인한 심각한 인공호흡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래된 기술을 다시 되살리는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바로 철폐(iron lung) 혹은 음압 인공호흡기(Negative Pressure Ventilator, NPV)라고 불리는 장치로, 호흡을 보조하기 위해 사용된 의료 장비입니다.
아이디어의 기원은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실제로 많이 사용된 시기는 20세기 초반입니다. 뇌성마비로 인해 호흡이 약해진 환자를 돕기 위해 지금 보면 희한하게 생긴 음압 인공호흡기가 널리 사용된 것입니다. 이 기계는 기관 삽관이 필요 없고 환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식사하거나 말할 수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공기를 불어 넣는 대신 폐 외부에서 음압을 걸어 폐를 팽창하고 다시 수축하기에 장기간 사용해도 통증이 없고 비교적 편안한 장치입니다. 하지만 쉽게 생각할 수 있듯 현대적 인공호흡기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고 다양한 인공호흡기 치료가 불가능해 현재는 잘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급하게 음압 인공호흡기가 다시 등장한 이유는 간단한 구조 덕분에 짧은 시간 동안 대량 생산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공기 펌프와 가슴 부위를 덮을 수 있는 밀폐 시스템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주당 5,000개 생산도 가능합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엄청난 장점인 것입니다.
엑소벤트(exovent)라고 불리는 이 음압 호흡기는 현재 개발 단계로 코로나 19 유행이 생각보다 빨리 정점을 찍고 진정되면 실제로는 쓰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 비슷한 상황에서 신속 대응하기 위해 연구를 중단하지 않고 실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타당성을 검증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튼 과거 음압 호흡기를 보면 뭔가 스팀 펑크 같은 느낌도 나고 해서 흥미롭습니다.
원문: 고든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