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IPTV VOD 서비스를 통해 영화 <정직한 후보>를 보았다. 원래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직접 보고 싶었지만, 코로나 19 사건으로 인해 영화관을 가지 않게 되어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 마침 기다리고 있던 VOD 서비스가 나왔다.
덕분에 지난 주말 토요일(28일) 저녁에 영화 <정직한 후보>를 집에서 편하게 시청할 수 있었다. <정직한 후보>라는 영화는 제목 그대로 ‘정직한 후보’가 되어버린 주인공 라미란의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진 영화다. ‘역시 라미란’이기에 믿고 보았다고 해야 할까?
영화 <정직한 후보>는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이 4선 당선을 위한 전략을 짜다 벌어진 청천벽력 같은 일을 다룬다. 바로, 정치인에게 필수라고 할 수 있는 ‘거짓말’을 하나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거다.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정치인. 이건 곧 정치 생명의 위기와 이어진다.
평소 정치인은 민심을 얻기 위한 거짓말을 아끼지 않는다. 지원해주지 않을 거면서 지원해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자신의 경력을 포장하거나 재산을 은닉하는 등 다양한 거짓말을 한다. 특히, 자신이 상대하기 껄끄러운 상대에게도 아양을 떨거나 겉치레로 존경하는 듯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라미란은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면서 겉치레 행동 뿐만 아니라 말조차 할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평소 자신에게 후원을 해주면서 돈과 전략을 밀어주는 대기업 회장에게는 ‘영감탱이’라고 말하고, 도서 기념 사인회에서 “사재기로 베스트 셀러로 만들었어요!”라며 폭탄 발언을 해버린다.
그렇게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 라미란은 “이번 선거 완전히 망했어!”라고 울부짖는다. 어떻게 해서라도 이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아등바등하지만, 입만 열면 폭탄 발언이 나오니 지지율도 뚝뚝 떨어져 나간다. 하지만 라미란은 노련한 정치가다. 그 와중에도 한 인물을 포섭하며 전략을 놀라운 방향으로 바꾸게 된다.
이 인물은 위기를 기회를 활용하는 새로운 전략을 짜낸다. 덕분에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할 뿐 아니라 ‘팩트 폭격기’라는 별명까지 갖게 되는 라미란. 거짓말을 못 하는 통에 웃지 못할 해프닝은 계속 벌어지지만, 끝끝내 정치를 포기하려고 하지 않는 모습이 계속해서 웃음을 끌어낸다.
첫인상은 정치를 묘하게 비꼬는 영화가 되리라는 것이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이 영화는 ‘국회의원’이라는 소재로 한바탕 신나는 코미디를 보여준다. 하지만 다가오는 4월 15일 총선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국회의원들은 시민들이 바라볼 때에는 여·야당으로 나눠져 싸우지만, 시민들이 보지 않을 때에는 형님 동생 해가며 서로의 이익을 재보고 맞추는 일이 많다. 이쪽저쪽을 옮겨 다니며 그때그때 입장을 바꾸는 진풍경도 보인다.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런데 이런 인물들이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면, 조금 더 속 시원하게 정치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영화 <정직한 후보>를 보면서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위해 당을 옮기고, 공천에 업혀 가거나 공천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에게 라미란 같은 일이 벌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실의 답답한 정치를 잊고 잠깐이나마 정치를 소재로 시원하게 웃고 싶다면 <정직한 후보>를 추천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영화관에 가지 못했다면, IPTV VOD 서비스를 이용해 시청이 가능하다. 분명 만족스럽게 웃으며 볼 수 있을 것이다.
원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